* 16회 퀴어 퍼레이드 * 이번 주 일요일 (6/28) 오전 11시 시청 앞 서울 광장에서 만나요 *

회원 여러분, 상담소입니다.

 

뜨거운 여름 모두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저마다의 터전에서 모두 안녕하신가요?

마음 속 풍경은 충분히 평화롭고요?

 

한 분 한 분의 안부에 마음 쓰입니다.

궁금한 게 몹시 많습니다.

이번 주 일요일에 만나 반갑게 인사하며 회포를 풀면 어떨까요?

 

일요일인 6월 28일은 바로

16회 퀴어문화축제 퀴어퍼레이드 날입니다.

자긍심 행진이라고도 부르는 바로 그 행사입니다.

 

보수 기독계의 훼방과 경찰 당국의 비협조로 우여곡절을 거쳤지만

무수한 활동가들의 노력과 기지로 시청 앞 서울 광장 개최를 확정지을 수 있었습니다.

광장에서의 집회와 거리 행진 모두 합법적으로 진행됩니다.

 

퍼레이드 날은

평소에 자기가 원하는 모습대로 스스로를 마음껏 표현하지 못한 채 숨죽이고 살기 마련인 우리가,

연인을 친구라 둘러대야만 관계를 겨우 지켜낼 수 있고는 하는 우리가,

목사, 교사, 의사의 편견에 상처받고도 하소연 한 번 제대로 못한 채 마음만 시커멓게 태우던 우리가,

잘못한 것도 없이 불효자식 불량학생 취급받는 우리가,

혐오와 차별과 검열과 낙인에 맞서 

스스로의 존재를 새록새록 긍정하는 날입니다.

 

억눌린 마음을 풀어놓고, 

규범의 짐을 내려놓고, 

있는 힘껏 자긍심을 뽐내 보는 날입니다.

 

사회는 어째 흉흉한 분위기를 더해가고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버젓이 일어나 우리를 한숨짓게 합니다.

더 길어낼 분노도 없을 것 같은데 새삼 화나는 일들 투성이입니다.

 

우리가 활동을 열심히 하면 할수록, 

우리 존재가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우리를 못마땅해 하는 세력의 기세도 더 등등해지고 있습니다.

그저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살아가고자 할 따름인 우리에게 이들은 자꾸만 싸움을 겁니다.

같은 사회를, 같은 지구를 살아가는 동료로 인정할 줄을 모릅니다.

 

그런만큼 우리 자신을 직접 더 잘 돌보아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나 이 모습 이대로도 괜찮다 자꾸만 격려해줄수록 힘도 더 나지 않을까요?

곁에 있는 성소수자들과 나란히 나아가면 덜 외롭지 않을까요?

 

가감없이 있는 그대로 존중받아 마땅한 우리,

제각가 다른 방식으로 아름다운 우리,

서로 다르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눈물겹게 멋진 우리,

그런 우리가 모여 세상에 보여주어 보아요.

 

우리가 여기에 있다.

당신들과 같은 공기를 마시며 매일 고군분투한다.

죄지은 것도, 부끄러울 것도 없다.

다만 용감할 뿐이다.

봐라, 얼마나 근사한지.

 

이렇게요.

 

상담소는 매해 퀴어퍼레이드에 빠짐없이 참여해 왔습니다.

 

올해도 우리 같이 행진해요. 

자긍심으로 행진합니다.

광장과 거리에 몸으로, 실체로 머물러 보아요.

시내 한복판에 우리의 삶을 새겨 보아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엄청난 규모의 “동성애” “반대” 기독/보수 세력이 등장해 

어처구니없는 혐오와 차별의 언어를 쏟아내고

봐주기 힘든 행동들을 일삼을 겁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그들보다 강해요.

그리고 우리에게는 서로가 있어요.

무엇보다도, 우리가 옳아요.

그러니 주눅들지 않아도 괜찮아요.

 

모두들 만나뵙게 되길 기대할게요.

 

다 같이 하루를 보내고 

해질녘 서로 웃는 얼굴로 덕담을 나누는

그런 일요일이 되면 좋겠습니다.

 

[ 안내 ]

모이는 곳: 시청 앞 서울광장 한국레즈비언상담소 부스 (혐오세력 없는 시청역 6번 출구를 이용하셔요)

모일 시간: 2015년 6월 28일 일요일 오전 11시

사전/당일 문의 전화: (02) 703-3542

 

* 참고: 16회 퀴어문화축제 홈페이지 바로가기 > http://www.kqcf.org/

 

한국레즈비언상담소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