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레즈비언상담소 @lsangdam
여러분 앞에서 아무도로 존재하며 저는 뜨뜻미지근한 자유와 행복을 느꼈어요. 저는 내일부터 다시 누군가로 열심히 살아가겠어요. 그럼, 오늘도 내일도 모쪼록 무탈하고 안온하시기를 바라며. 「아무도 프로젝트」
8시간 전만일 내 등에서 뒷문이 열린다면 곧장 도망갈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을 네 등에 포갰다 「복기지」
8시간 전벽장 안에서 '언니'와 하나씩 나눠 가진 쿠션을 끌어안은 채로 여자는 며칠 밤을 새운 적도 있었다. 똑같은 잠옷을 입고 시시덕거리는 대화들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벽장 안에서는 여자의 목소리만 들렸다. 「클로짓」
8시간 전제인: 이런 모임은 처음이라고 하셨죠? 세라가 고개를 끄덕인다. 원래도 입었던 듯한 추리닝에 머리를 깔끔하게 바짝 묶은 제인과 새것으로 보이는 트레이닝복을 어색하게 입고 있는 세라의 모습. 둘은 공원 초입에 서 있다. 「걷거나 멈추거나」
8시간 전넌 아마 안 될 거야. 네? 넌 안 될 거라고. 무슨 말이에요 그게? 넌 안 될 거라는 말이지. 이유가 뭔데요? 네가 될 거라는 이유는 뭔데? 나는 입술을 움찔거렸으나 어떤 소리도 낼 수가 없어서 기사의 얼굴을 응시할 뿐이었다. 「투고」
8시간 전그 뒤로는 아리가 매일 우주에 흩어지다가도 이따금 꿈에 들어와 다른 각도의 장면을 만들고 가곤 한다. 오늘처럼. 그리고 나와 더는 마주칠 리 없는 궤도를 자기만의 속도로 걸어나가겠지. 「아리」
8시간 전우리는 즉시 읽는다. 생각이 받지 못해 마음이 받은 소원을, 마음이 받지 못해 영혼이 받은 기록을. 「모자이크, 낱장들」
8시간 전자신이 지나쳐온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석영이 닿지 못한 사람들과 석영을 놓친 사람들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다. 사랑의 모습이 얼마나 다양한지 일찍 알았다면 실컷 사랑했을 거라고. 사람을, 자신을. 「석영」
8시간 전낯설고도 친근해서 그녀는 골목골목 발걸음이 가는 데로 걸었다. 조명도 없는 어두운 길이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 자신을 안전하게 숨겨주는 것 같았다. 「크리스마스」
8시간 전클라이밍의 기본기를 익힌 후에는 팔을 뻗어서는 닿지 않는 거리의 지점을 잡아야 한다. 이때는 몸의 균형을 의도적으로, 순간적으로, 통제하에 깨트려야 한다. 「데드 포인트」
8시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