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드라마에서 커플이 놀이동산으로 놀러갔다. 여자는 남자에게 본인이 먹던 아이스크림을 건내주며. 여기에요, 퍼레이드가 제일 잘 보이는 장소. 자리 잡으세요. 남자가 어디가냐고 물으니 츄러스 먹고싶어서요. 그럼 제가 사올게요. 수현씨 여기 퍼레이드 꼭 보고싶다면서요. 혹시라도 츄러스 사러 간 사이에 퍼레이드 지나갈지도 모르니까 자리 뺏기지 않게 지키고 계세요. 금방 올게요. 이 말을 남기고 츄러스 사러 화면에서 사라지는 여자.
경쾌한 트럼펫 소리에 맞춰 퍼레이드는 시작되고 갖가지 동물들의 인형탈이 화면에 클로즈업 된다. 손에 들고 있던 아이스크림이 녹으면서 툭- 툭- 옷에 먼저 떨어지고. 옷을 쓱-쓱- 하고 닦자 이윽고 손에도 툭- 툭- 아이스크림이 녹아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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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뺨에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생각한다. 아..맞다, 나도 저런 경험이 있었지 언제였더라. 초등학교 3학년인가, 4학년인가. 초등학교 하교 후 집에 왔더니 엄마가 집에 있었다. 맞벌이를 하는 부모님이 그 시간에 집에 있을리가 없는데, 반가운 마음에 엄마한테 뭐라 뭐라 말을 걸었고. 돌아오는 답은 냉담한 목소리와 반응.
-엄마 어디가?
-묻지마.
짐을 챙기는 엄마. 불안한 마음에 현관문까지 따라갔고.
엄마 찾지마 잘 있어. 심장이 쿵하고 내려 앉으며 눈물이 흐르고. 울면서 문을 열려고 해도 열 살 아이가 무슨 힘이 있나. 닫힌 문은 열리지 않았고.
문이 닫힙니다.
엘레베이터 소리가 들리고 급하게 차가운 현관문을 열고 나가니 텅 빈 아파트 복도. 울면서 아빠한테 전화 했었었나. 급하게 일터에서 돌아온 아빠. 그리고 저녁엔 첫 째 이모가 집에 와 있었고. 동생들은 안방에서 자고 있고 드문드문 들리는 이모와 아빠가 대화하는 말소리.
엄마가 갈만한데 연락은 해봤는지, 어쨌는지, 저쨌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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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조차 무거워 보이는 손. 아이스크림은 녹아 손가락에서 손목까지 눈물처럼 흐르고. 엄마는 아이스크림을 닦아주며 아이에게 말한다. 내년 생일에 돌아올거야. 새 엄마한테 잘 보여야지라며 눈물을 삼키며 아이를 혼내듯이 다독인다. 저녁이되자 아이는 엄마를 찾으며 울고 있다. 불현듯 잊고 있었던 과거에 눈물 흘리는 남자와 그걸 보면서 같이 눈물 흘리는 나, 그리고 그 옆에 편하게 드라마 보는 엄마.
인간의 최대 장점은 망각이라 했는데
그래서 잊고 살았는데
어떻게 잊고 살았는데
-엄마
-응? 딸~ 왜?
그 때 나 왜 버리고 갔어
물어보고 싶었지만 꾹 참고
-그냥

-하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