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장신대 무지개 사건에 대한 징계효력정지 가처분 결정을 환영하며

장신대 무지개 사건에 대한 징계효력정지 가처분 결정을 환영하며
혐오와 차별에 맞서 무지개 깃발을 들자

오늘 5. 17. 서울동부지방법원(재판장 윤태식)은 장로회신학대학(장신대) 학생들이 학교를 상대로 내 징계처분효력정지 가처분에 대해 인용결정을 하였다. 이로써 무지개색 옷을 입고 채플에 참석했다는 이유만으로 내려졌던 징계의 효력이 정지되었다. 사건이 일어난 지 정확히 1년이 되는, 2019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아이다호데이)에 내려진 매우 뜻 깊은 결정에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큰 환영을 보낸다.

5. 17. 아이다호데이에 장신대 신학대학원에 재학 중인 사건 당사자를 비롯한 8명의 학생이 각각 무지개색으로 옷을 맞춰입고 채플에 참석했다. 이날의 행동은 나날이 심각해지는 한국사회와 기독 내의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에 반성하는 의미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러나 해당 사건 이후 일부 기독교 언론이 악의적으로 보도를 하면서 논란을 만들었고, 학교 측은 악의적 보도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기는커녕, 수업 방해, 불법행사 개최 등을 이유로 당사자들에게 징계처분을 내렸다.

이번 가처분 결정에서 법원은 학교의 징계가 절차 및 내용 모두에 있어 하자가 있음을 인정하였다. 법원은 학교 측에 징계에 앞서 징계사유를 사전 고지하지 않고 의견 진술을 하지 않은 하자가 존재하고, 무지개 옷을 입고 채플에 참석한 것이 수업 방해나 불법행사에 해당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리고 이처럼 징계처분에 하자가 존재함에도 징계로 인해 당사자들의 학교 생활에 지장을 받는다는 점에서 징계 효력을 정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번 결정을 통해 용기있게 혐오와 차별에 맞섰음에도 부당한 징계로 고통받았을 학생들이 위로와 지지를 받길 바란다. 아직 징계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본안 결정이 남아있지만 이번 결정에서 징계에 대한 근거가 없음이 드러난 이상 본안에서도 분명 인용 결정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재판을 통해 결과가 나오기에 앞서, 장신대 스스로 학생들과 함께 해야 할 책임을 저버렸음을 인정하고 징계처분을 철회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어떠한 이유로도 혐오와 차별이 용인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진지하게 학생들에게 사과하길 바란다.

앞서 말했듯 오늘은 아이다호데이다. 바로 1년 전 장신대 학생들이 펼친 용기와 화해의 무지개가 앞으로 더욱 활짝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무지개행동 역시 오늘 밤거리를 무지개로 수놓으며 야간 행진을 진행한다. 혐오와 차별에 맞서 무지개 깃발을 들자. 누구의 인권도 배제당하고 밀려나지 않는 사회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자.

2019. 5. 17.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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