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런 글을 올림으로 인해, 돌 맞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도 한번쯤은 사람들의 생각을 알고싶어서 글을 올립니다.
전, 30대 초반의 남성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초등학교때부터 동성에게 끌렸던 것 같습니다.
중학교에 가서는 좀 더 뚜렷해졌지만, 스스로에게 뚜렷할 뿐 그 누구에게도 그런 모습을 보인적은 없습니다.
가족 중에서도 아무도 모르구요. 친구들도 모르는 상태입니다.
게이 중에서도 남성성이 강한 편이라서, 외모나 행동으로는 오해 받아본 적은 없습니다.
전 현재, 미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15~16전쯤에 이민을 왔구요.
나이가 30이 넘어가다보니, 집에서 결혼에 대한 압박이 조금씩 심해집니다.
아주 심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은근히 가정을 얼른 이루기를 바라는 눈치입니다.
그러다 우연히, 직장 동료의 친구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미국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게이와 레즈비언들 사이에 MOC란 것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Marriage of Convenience라고 하는건데,
아주 친한 룸메이트 방식으로 결혼을 하는 방식입니다.
이성간에 사랑해서 결혼을 해도, 이혼하고 깨지는 경우가 많으니
가족들에게 충격도 덜 주고, 사회적으로도 덜 차별을 받기위한 방법같습니다.
그 동료 친구중에도 그렇게 결혼을 해서, 친한 친구처럼 10년 넘게 잘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커플들이 많이 있구요.
단, 부모님과 가족들이 충격을 받지 않도록
그런 부분은 비밀로 간직을 하구요, 각자의 성생활이나 그외의 생활은 존중을 해준다고 합니다.
대신, 집으로는 어떠한 성적 상대를 데려오지 않는 등의 룰을 정해놓구요.
입양을 하거나, 시험관을 통해서 (물론 서로 합의하에) 아기를 갖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사실, 지금도 가끔,,,부모님께 저의 성정체성을 알려드리게 되면
얼마나 충격을 받으실까 하는 생각만 하면,,,잠이 안올정도입니다.
좀더 어릴땐, 나이가 들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막연함이라도 있었지만,
나이가 들어가니 그것 조차도 힘들어 지네요.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한 떳떳함이 없다고 욕하시면,,,어쩔수 없습니다.
정말 솔직히,,,아주 떳떳하진 않습니다. 방법만 있다면, 이성애자로 살고 싶거든요.
그런데, 그게 가능하지 않는걸 잘 알기에,,더 고민스럽습니다.
부모님께 말씀을 드리게 된다면, 남은 생 동안, 저희 부모님은 당신들의 자식이
남들처럼 평범한 가정은 못꾸리겠구나 하는 걱정을 안겨드리고 살아야 하게 된다는 생각을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잠깐동안은, 보통 여자를 만나서, 속이고 그냥 살아볼까 하는 이기적이고 사악한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런데, 도저히,,,그렇게는 안될것 같아요.
아내가 될 사람에게도 정말 못할 짓이고, 제 자신에게도 그렇구요.
어렵게 마음을 먹고,
레즈비언 사이트에 글을 올려봅니다.
만약에, 이런 제 생각이,,,욕먹지 않은 생각이라면,,,
이번 겨울에 한국을 나가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얼마간의 교제,,,(친한 친구로서 겠지요) 후에, 미국으로 결혼생활을 할 친구를 찾게 된다면
한번 심각하게 생각해 보고, 상의해 보고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