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즈비언인권연구소> 쟁점토론 4 : 레즈비언은“성적소수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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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 레즈비언은 "성적소수자"인가?
박김수진(박통)(레즈비언인권연구소 연구활동가)
토론1) 가루 (부산여성성적소수자인권센터 활동가)
토론2) 공지훤 (한국레즈비언상담소 사무국장)
토론3) 휘린 (이화레즈비언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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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쟁점토론회는 <한국레즈비언권리운동연대> 회원 및 활동가가 논의하는 "내부 토론회" 형식으로 진행합니다. <한국레즈비언상담소>, <부산여성성적소수자인권센터>, <이화레즈비언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레즈비언인권연구소> 회원 및 활동가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언제 : 2005년 4월 30일 토요일 오후 3시 부터
**** 장소 : 각 단체 회원 및 활동가 게시판 참조
1. 토론회 기획 의도
올해로 한국 성소수자 인권운동은 12년째를 맞이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활동해 왔습니다. 우리 모두는 작고 큰 운동의 성과들을 만들어 내고, 각자의 위치에서 새로운 운동 과제들을 발굴해 내고, 쉬지 않고 달려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보다 관심 있게 접근하지 못했던 중요한 과제들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오늘 토론 기획 제안의 주제인 성소수자 커뮤니티 내․외부에서 통용되는 개념의 문제뿐만 아니라, 게이 단체와의 연대, 여성 단체와의 연대, 아시아 지역 여성 성소수자 단체와의 연대, 한국 여성 성소수자의 인권 상황 파악, 동성애자 결혼 합법화의 문제, 동성애자 입양권에 관한 문제 등이 그것입니다.
이 모든 문제들은 우리 운동 사회 내에서 산발적인 형태로 “언급”되어 왔을 뿐입니다. 이에 대한 운동 사회 차원의 담론은 존재하지 않았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 곳곳에서는 동성애자의 결혼에 관해, 입양의 권리에 관해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든 논의 과정에 당사자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간 당연하게 우리의 문제로 치부되어 왔던 것들, 우리를 설명해 온 개념 등의 문제에 대해 적극 개입해야 하고, 적절한 개입을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레즈비언인권연구소>의 네 번째 토론회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국내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용어들, 개념들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성적소수자”의 정의는 실로 다양합니다. 레즈비언 최대 인터넷 사이트인 티지넷은 “성적소수자”를 “주류인 이성애에서 소외된 성적 지향성을 가진 자들”이라는 의미로 규정합니다. 하이텔 또 하나의 사랑의 경우에는 성적 소수자의 범주에 동성애자는 물론 새디스트, 매조키스트 등을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버디 21호』에서는 “성적소수자”의 의미는 정치적인 뉘앙스가 강한 용어라 규정하면서 이성애자를 제외한 다양한 성적 지향 즉,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소아애자, 새디스트, 이성복장선호자 등을 의미하는 용어로 규정했습니다. 『버디』를 발간하는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는 “성적소수자”를 “양적인 차원에서 수적으로 적은 사람들을 뜻하는 것이 아닌, 동성애자, 이반, 양성애자, 성전환자, 양성 생식기 소유자,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퀴어 그리고 자신의 섹슈얼리티, 젠더에 대해서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다수의 논리하에서 심리적, 사회적, 정치적 편견과 차별, 억압에 대상화된 모든 이들”이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서울대 양현아 교수는 『성적소수자의 인권』을 통해 성적소수자의 개념을 “정상적인 성관계라고 생각되는 성적 지향과는 다른 성적 지향을 가진 집단”으로 그리고 “이로 인한 사회적인 구별과 차별을 받는 집단”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성적소수자”라는 용어는 이처럼 다양한 언어들로, 다양한 집단으로 규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적소수자”라는 용어의 일반적인 설명에 포함되는 “성적지향”, “성정체성” 등의 용어조차 합의된 내용이 도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적소수자”의 용어가 규정되고, 확대 사용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를테면, <동성애자인권연대>는 “성적 지향성”의 정의를 “특정한 성별의 상대에게 성적, 감정적으로 관심을 나타낸다는 뜻”이라 내리면서, “선택한다기보다 생물학적인 면에서 사랑과 성욕의 대상임을 나타내는 객관적인 현상을 지칭하는데, 성적 지향의 대상을 성별에 따라 분류하면 여성,남성,양성,무성등으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이에 근거해 “성정체성”의 개념 역시 “성적 지향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성적 상황을 스스로 인식하고 그 인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성적 주체성을 성립시키는 상태”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2. <레즈비언인권연구소>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자 합니다.
■ “성적 지향성”은 레즈비언 정체성과 어떤 연관을 가질까?
■ 레즈비언 정체성을 설명함에 있어 “성적지향”의 문제를 중시하는 것은 레즈비언 정체성을 성적 행동이나 성적 양식에 국한해 사용하게 하는 혹은 레즈비언 정체성의 개념 확장을 가로막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 레즈비언 정체성은 새티스트, 양성 생식기 소유자, 트랜스 젠더 등과 하나의 범주로 묶일 수 있는, 묶여야 하는 정체성인가?
■ 레즈비언 정체성 및 존재가 “성적 소수자”라는 개념 하나로 묶여 표현될 때의 득과 실은 무엇인가?
■ “성적소수자”라는 용어는 이미 “정치적인” 용어가 되어 있는가?
이번 토론회를 통해서 각 개념들의 정의와 용어 사용 실태를 점검하고, 사회적으로 유통되는 개념이니만큼 우리들 내부에서의 합의가 가능한 문제인지 논의해 보고 싶습니다. 최소한 여성 성소수자 진영에서부터라도 이 개념들에 관한 적극적인 논의를 시작하고, 공통의 개념을 만들어 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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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즈비언인권연구소(Lesbian Institute For Lesbians, LIFL)
☏ (02) 714-4017 lifl2003@empal.com http://lesbia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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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 레즈비언은 "성적소수자"인가?
박김수진(박통)(레즈비언인권연구소 연구활동가)
토론1) 가루 (부산여성성적소수자인권센터 활동가)
토론2) 공지훤 (한국레즈비언상담소 사무국장)
토론3) 휘린 (이화레즈비언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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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쟁점토론회는 <한국레즈비언권리운동연대> 회원 및 활동가가 논의하는 "내부 토론회" 형식으로 진행합니다. <한국레즈비언상담소>, <부산여성성적소수자인권센터>, <이화레즈비언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레즈비언인권연구소> 회원 및 활동가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언제 : 2005년 4월 30일 토요일 오후 3시 부터
**** 장소 : 각 단체 회원 및 활동가 게시판 참조
1. 토론회 기획 의도
올해로 한국 성소수자 인권운동은 12년째를 맞이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활동해 왔습니다. 우리 모두는 작고 큰 운동의 성과들을 만들어 내고, 각자의 위치에서 새로운 운동 과제들을 발굴해 내고, 쉬지 않고 달려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보다 관심 있게 접근하지 못했던 중요한 과제들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오늘 토론 기획 제안의 주제인 성소수자 커뮤니티 내․외부에서 통용되는 개념의 문제뿐만 아니라, 게이 단체와의 연대, 여성 단체와의 연대, 아시아 지역 여성 성소수자 단체와의 연대, 한국 여성 성소수자의 인권 상황 파악, 동성애자 결혼 합법화의 문제, 동성애자 입양권에 관한 문제 등이 그것입니다.
이 모든 문제들은 우리 운동 사회 내에서 산발적인 형태로 “언급”되어 왔을 뿐입니다. 이에 대한 운동 사회 차원의 담론은 존재하지 않았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 곳곳에서는 동성애자의 결혼에 관해, 입양의 권리에 관해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든 논의 과정에 당사자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간 당연하게 우리의 문제로 치부되어 왔던 것들, 우리를 설명해 온 개념 등의 문제에 대해 적극 개입해야 하고, 적절한 개입을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레즈비언인권연구소>의 네 번째 토론회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국내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용어들, 개념들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성적소수자”의 정의는 실로 다양합니다. 레즈비언 최대 인터넷 사이트인 티지넷은 “성적소수자”를 “주류인 이성애에서 소외된 성적 지향성을 가진 자들”이라는 의미로 규정합니다. 하이텔 또 하나의 사랑의 경우에는 성적 소수자의 범주에 동성애자는 물론 새디스트, 매조키스트 등을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버디 21호』에서는 “성적소수자”의 의미는 정치적인 뉘앙스가 강한 용어라 규정하면서 이성애자를 제외한 다양한 성적 지향 즉,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소아애자, 새디스트, 이성복장선호자 등을 의미하는 용어로 규정했습니다. 『버디』를 발간하는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는 “성적소수자”를 “양적인 차원에서 수적으로 적은 사람들을 뜻하는 것이 아닌, 동성애자, 이반, 양성애자, 성전환자, 양성 생식기 소유자,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퀴어 그리고 자신의 섹슈얼리티, 젠더에 대해서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다수의 논리하에서 심리적, 사회적, 정치적 편견과 차별, 억압에 대상화된 모든 이들”이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서울대 양현아 교수는 『성적소수자의 인권』을 통해 성적소수자의 개념을 “정상적인 성관계라고 생각되는 성적 지향과는 다른 성적 지향을 가진 집단”으로 그리고 “이로 인한 사회적인 구별과 차별을 받는 집단”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성적소수자”라는 용어는 이처럼 다양한 언어들로, 다양한 집단으로 규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적소수자”라는 용어의 일반적인 설명에 포함되는 “성적지향”, “성정체성” 등의 용어조차 합의된 내용이 도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적소수자”의 용어가 규정되고, 확대 사용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를테면, <동성애자인권연대>는 “성적 지향성”의 정의를 “특정한 성별의 상대에게 성적, 감정적으로 관심을 나타낸다는 뜻”이라 내리면서, “선택한다기보다 생물학적인 면에서 사랑과 성욕의 대상임을 나타내는 객관적인 현상을 지칭하는데, 성적 지향의 대상을 성별에 따라 분류하면 여성,남성,양성,무성등으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이에 근거해 “성정체성”의 개념 역시 “성적 지향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성적 상황을 스스로 인식하고 그 인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성적 주체성을 성립시키는 상태”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2. <레즈비언인권연구소>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자 합니다.
■ “성적 지향성”은 레즈비언 정체성과 어떤 연관을 가질까?
■ 레즈비언 정체성을 설명함에 있어 “성적지향”의 문제를 중시하는 것은 레즈비언 정체성을 성적 행동이나 성적 양식에 국한해 사용하게 하는 혹은 레즈비언 정체성의 개념 확장을 가로막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 레즈비언 정체성은 새티스트, 양성 생식기 소유자, 트랜스 젠더 등과 하나의 범주로 묶일 수 있는, 묶여야 하는 정체성인가?
■ 레즈비언 정체성 및 존재가 “성적 소수자”라는 개념 하나로 묶여 표현될 때의 득과 실은 무엇인가?
■ “성적소수자”라는 용어는 이미 “정치적인” 용어가 되어 있는가?
이번 토론회를 통해서 각 개념들의 정의와 용어 사용 실태를 점검하고, 사회적으로 유통되는 개념이니만큼 우리들 내부에서의 합의가 가능한 문제인지 논의해 보고 싶습니다. 최소한 여성 성소수자 진영에서부터라도 이 개념들에 관한 적극적인 논의를 시작하고, 공통의 개념을 만들어 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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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즈비언인권연구소(Lesbian Institute For Lesbians, LIFL)
☏ (02) 714-4017 lifl2003@empal.com http://lesbia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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