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를 하면 ‘처녀막’이 터질까봐 무서워요.

[질문]
관계를 하면 처녀막이 터질까봐 무서워요.

[답변]

‘막’이라고 하면 마치 랩처럼 막혀있어서 건드리면 북- 하고 찢어질 것만 같죠? 하지만 질 입구가 정말 막 같은 것으로 막혀 있다면 월경이나 질 분비물이 어떻게 흘러나올 수 있겠어요^^ 처녀막은 사실 팽팽히 펴져 있는 창호지 같은 것이 아니라 그 자체에 탄력성이 있는 부드러운 점막의 주름으로서 가운데가 뚫려 있는 근육 조직이랍니다. 질의 입구 언저리에 펄럭펄럭 불거져 있지요. 그래서 요즘은 학계에서도 '처녀막'이 아니라 '질주름'으로 용어를 대체하고 있답니다. 이제부터라도 올바른 용어 사용을 하는 것이 낫겠지요?

이 질주름은 생긴 모양도 여러 가지라 조그마한 구멍이 몇 개나 나 있는 것이나 구멍이 둘로 갈라져 있는 것, 약간 두터운 것이나 얇은 것, 또는 아주 얇은 것, 탄력성이 풍부한 것, 구멍이 크게 뚫려 있거나 아예 없는 경우 등 천차만별이며 사람에 따라 각기 달라요.

자, 질주름의 실체를 확인했으니, 이제 질주름을 둘러싼 소문의 실체도 확인해 봐야겠죠?

질주름이 터질까봐 무섭다는 말은, 질주름이 터지고 나면 어떠한 나쁜 결과가 이어지리라 생각하시기 때문인 것 같은데요, 사실 질주름은 아무런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은 근육이고 왜 그 자리에 있는지도 의학적 설명이 따로 되어 있지 않은 부분이에요.

즉, 파열되었다고 해서 건강에는 아무런 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리고 개인에 따라 모양이나 두께, 지름, 단단한 정도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파열되는 경우도 다 다릅니다. 단지 탐폰만 사용했는데도 파열될 수 있지만 분만한 여성이라 할지라도 질주름이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성관계와 아무런 관계가 없어도 파열될 수도 있고 얇은 것은 파열될 때 통증을 전혀 느끼지 못하거나 출혈이 없는 경우도 있구요. 다시 말해, 질주름이 꼭 성관계로만(처음이든 아니든) 파열되는 것도 아니고, 파열되었다고 해서 누구나 출혈을 하는 것도 아니니 질주름의 파열 여부와 성관계시 출혈 여부가 곧 ‘순결’ 여부가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애초에 순결이네, 아니네를 따지고, 여성에게 순결을 강요하는 남성 중심적인 문화가 사실 잘못된 것이구요.

또한 성관계시의 출혈은 질주름과 상관없이 성관계 중 질의 내벽이 긁혀서 생긴 상처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원하는 때, 원하는 상대와 서로의 감정과 욕구에 충실하게 관계를 갖는 것이겠지요, 그러니 너무 걱정하거나 겁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참고문헌
나량림(1996) 「올바른 성생활을 위한 105가지 의문점」 문학과 현실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