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적인 삶

2006-11-24

생각해보면 나는 삶을 대략 충동적으로 살아왔다 싶다. 얼굴로는 시치미를 떼지만 나는 못말리는 종류의 인간이다.
 
일년 반 전에 귀신이 혼인 날짜를 잡았을 때 나는 메롱과 다시 섹스를 하는 사이가 되었다.
 
어제 귀신이 아이를 가졌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나는 이제 귀신이 그 혼인에 영영 묶이는 구나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영영 묶이는 구나, 그 혼인에, 태어날 아이에.
 
별로 유감이 있다는 뜻이 아니라, 삶이 그런 것이지... 팍팍한 삶에 희망이자 동시에 감옥이 되는 거지...
 
여튼 그러고 나서 계속 내 머릿속은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섹스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내기 위해 구석구석을 뒤지고 있다. 내가 여태 맺은 인간관계의 구석구석을 뒤지고 있다. 내 맘을 상하게 한 이기적인 인사에게까지 촉수가 미쳤을 때, 기준은 단지 '가장 빠른 시일 안에 같이 잠자리에 들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내 맘은 기뻐했을까, 비참해졌을까? 모르겠다.
 
나는 인생을 대략 충동적으로 살아온 모양이다. 여태는 잘 깨닫지 못했다. 뭐 깨달았대도 한 순간, 그러고 돌아서서 또 잊고 뭐 그랬겠지...
 
아아... 모르겠다. 지금의 이 바람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데려가긴... 제 발로 걸어갈 거면서...
일반
빠알간 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