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설계사를 만나다



재무설계사를 만났다. 간단히 말하자면 결국 이 사람이 주장하게 될 것은 변액연금보험을 들라가 될 것이다. 그러나 간단치 않게 말하자면 역시 이 분야에서 나보다는 훨씬 나은 지식과 정보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 뭔가 내가 지금 답답해 하고 있는 부분을 풀어줄 것 같다.

내가 답답한 부분
1. 나는 벌이에 비해서 너무 많이 쓴다. 별로 쓰는 것 같지도 않은데, 아무래도 먹는 것과 책에 많이 쓰는 것 같다. 더 큰 문제는 기본적으로 내가 절약을 싫어한다는 점이다. 나는 좀 … 어떤 식이냐면, 돈을 아껴야지…라는 생각을 하면 그 생각 자체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친구들을 만나거나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 도무지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구두쇠가 된다. 그거 이 나이에 너무 우습고. 하지만 분수에 맞지 않게 쓰기를 좋아하는 것도 사실인 것 같고.

2. 나는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데 거기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다. 그리고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건 맞지만 마음이 답답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 재무설계사는 이 부분에서 아주 묘안을 내놓았다. 부모님이 서울에서 현재 살고 있는 집을 팔고 시골로 이주한 다음에 오천만 원으로 연금보험을 들면 당장이라도 매달 백만 원 정도의 연금이 죽을 때까지 나온다는 것이다. 실제로 하려고 하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당장 내가 부양할 여력이 없는 상태에서 아버지가 일을 못하게라도 되면 이 정도의 대안이 있다는 것만 해도 마음이 놓이는 일이다. 재무설계사를 만나길 잘했다.

3. 과연 나는 국민연금으로 얼마나 내야 하는가? 회사를 다닐 때는 알아서 떼갔지만.

4. 내가 지금 갖고 있는 보장성 보험들은 제값을 하고 있는가?

5. 내가 지금 좀 더 넓은 집을 원한다면 나는 어떤 계획을 세워야 할까? 꼭 집을 사지는 않더라도. – 설계사는 대출을 껴서라도 집을 사고 그리고 빚을 갚으면서 저축을 병행하는 방법이 소비가 과한 나에게 맞는 방법이라고 했다. 백수도 대출이 된다니 무서운 일이다. 주택담보대출이란 그런 거겠지. 여튼 그렇게 하려고 해도 일단 지금 나의 자금으로는 어렵다니 쬐금 다행이다. 한동안은 이 동네에 조금 더 살고 싶다.


내 나이 서른 여섯, 동생은 서른 다섯이다. 동생 얘기도 나왔다. 동생이 왜 그러고 있는지 아는가? 자기만의 인생이 없어서 그렇다, 고 말한다. 아, 이 재무설계사는 인생 상담도 해주는군! 추상적이긴 하지만 공감이 갔다. 처음 본 사람의 알지도 못하는 동생에 대해 그 정도 말을 하다니 대단하다. 나보다 약간 연하의 주부인 것 같은데. 그런데 문제는 그 ‘자기만의 인생’이라는 것에 등을 떠민다고 들어가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등 떼밀려 들어갈 거라면 벌써 들어가지 않았을까 싶다. 그나저나 이 동생, 조만간 울 집에 한 번 들릴 거 같더니 왜 아무 소식이 없는가…?



일반
빠알간 뽀 3

댓글 3개

^^님의 코멘트

^^
저랑 비슷하네요. 저도 먹는거랑 책 살 때는 아끼지 않고 쓰는편인데... 절약 싫어 하는 것도 비슷하구요. ^^ 글 읽다가 뭔가 반가워서 댓글 달았어요 ^^

뽀님의 코멘트

푸핫! 어쩜! 그러시군요. 생각해보니 어릴 때 항상 엄마가 저를 위해서는 돈을 아끼고 대신 엄마를 위해 썼다는 원망이 있더라구요. 그 감정이 너무 강해서 '돈을 아껴야지' 생각하면 신경질이 나고 머리가 쫙 아파져요. 그렇게 감정적으로 까칠해지느니 돈을 쓰고 말지, 그러는 것 같습니다.

L & Kira님의 코멘트

L & Kira
먹는거에는 절대 돈 아끼면 안대는거 같아요 제가 은근 많이 먹거든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