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론 23호 [한국사회 성정치의 쟁점과 전망]

BED5C7A5C1F6_ewGPx6T5.jpg

한국사회 성정치의 쟁점과 전망
 
트랜스 젠더의 문제, 양성애, 동성애, 이성애 등의 문제는 어떤 학문영역에서 다루어져야 하는 것인가? 새롭게 등장한 LGBT운동은 어떤 시각에서 조명될 수 있는가? 이러한 문제들은 여성학 외부의 독자적인 학문영역을 필요로 하는 것인가? 오랫동안 성적 지향성이나 섹슈얼리티의 문제는 젠더 관계를 중심으로 했던 페미니즘의 이론에는 이질적인 것으로 여겨져 왔다. 아직도 많은 퀴어 이론가와 활동가들은 페미니즘 이론이 이성애에 기반하여 마련된 젠더 관계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퀴어와 관련된 이론을 담지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양자는 서로에게 이질적인 독자적 이론의 영역을 필요로 하는 것인가? 이에 이번 <여/성이론> 23호에서는 성적 소수자 이론과 페미니즘이 결합할 수 있는지, 나아가 그것이 가능하다면 어떤 지점에서 결합할 수 있는지 등을 모색해 보고자 하였다.
 
이러한 의도를 가장 직접적으로 담고 있는 글은 기획특집 “한국사회 성정치의 쟁점과 전망”에 실린 루인의 글 「규범이라는 젠더, 젠더라는 불안」이다. 루인은 이 글에서 트랜스젠더 이론과 페미니즘 이론의 접점을 고민한다. 그리고 “젠더 폭력”을 다르게 정의하여 양자의 접점을 가장 잘 드러나게 하는 해법을 제시한다. 즉 “젠더 폭력”을 단순히 ‘여성에 대한 폭력’이 아니라 “한 개인이 지정받았다고 추정하는 젠더를 그에게 강제하며, 개개인의 일상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이해하게 되면 페미니즘과 트랜스젠더 이론은 접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번역논문인 「페미니즘의 퀴어이론」 역시 이러한 고민을 담고 있다. 이 글에서 애너매리 야고스는 세즈윅, 버틀러, 할버스탐의 논의들을 검토하고 이 과정에서 퀴어이론과 페미니즘 이론이 생산적인 관계 속에서 서로 얽혀 있다는 것을 밝힌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 박이은실은 「양성애/여성주체의 등장, 무엇을 말할 것인가?」에서 이성애 및 동성애와 구분되는 양성애에 대한 여러 가지 정의들을 살펴보고 양성애로부터 출발하는 인식론이 이성애/남성 중심성을 존속시키는 이분법적 성/차 인식의 허구를 보다 적극적으로 드러내 주며, 이성애/남성 중심성을 이탈하는 주체들의 삶을 부정적인 것으로 보는 현실에 대해 보다 급진적인 비판의 장을 여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목차==

<기획특집> 한국사회 성정치의 쟁점과 전망
한국 사회 LGBT의 성적 시민권-비판과 전망_토리
한․일 강제병합 100년’과 양국 게이 남성들의 마주침_원근
규범이라는 젠더, 젠더라는 불안: 트랜스/페미니즘을 모색하는 메모, 세 번째_루인
양성애/여성 주체의 등장, 무엇을 말할 것인가?_박이은실
페미니즘의 퀴어이론_애너매리 야고스

논문
“당신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 2004년 이후 한국의 ‘성매매’ 운동의 지형도 읽기_이하영

여성이론가
내 영혼의 엄마, 페미니스트 시인 오드리 로드_유숙열

되살아나는 여성
임순득, 1930년대의 새로운 여성들을 만나는 창_이상경

문화/텍스트
호스티스 멜로드라마 속 여성의 질병과 생체정치: <별들의 고향>을 중심으로_권은선
일본에서 살해된 한국 성노동자의 죽음과 국경을 가로지르는 침묵의 카르텔_김경미

서평
이중적 시각으로 바라본 여성문학- 리타 펠스키, 『페미니즘 이후의 문학』(여이연, 2010)._허윤
모성의 (비)자연사: 모성의 생물학과 모성의 사회학- 세라 블래퍼 허디, 『어머니의 탄생: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사이언스북스, 2010)_황희선
이해를 넘어 공감을, 배려와 함께 인정을- 조주현, 『벌거벗은 생명』(또하나의문화, 2009)_조주영

리포트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즐거운 싸움을 벌이는 사람들_홀릭
조금씩. 느리게. 호모포비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한국레즈비언상담소 활동기록_한국레즈비언상담소


여이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