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주장하는 사람이고 싶은 신우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신우입니다. 이 닉네임은 제 블로그에서 사용하고 있는 이름입니다. 얼굴을 보고 살아가는 지인들, 얼굴을 보지 못하는 오프라인의 지인들도 저를 이렇게 부르는데 익숙하고, 저도 제 흔한 이름보다는 제 나름의 신념을 담은 이 이름이 좋아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저를 설명하는 이유는, 한가지 주장하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뭔가 주장을 하려면 자신이 누구인지 떳떳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를 아주 약간이나마 이야기해 드리는 것이랍니다.

 이 상담소를 알게 된 것은, '다르게 사는 사람들'이라는 책에서 '김송혜숙'님의 글을 통해서 였습니다. 김송혜숙님의 글, 그리고 상담소에 있는 글들을 조금 읽어 보았습니다. 저는 레즈비언이나 게이에 대해서 관대하다거나 하는 입장이 아닙니다. 사실 동성애자라는 말, 이성애자라는 말 자체가 참 울타리적이다, 참 편가르기 같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입니다.

 사실 이 주장은 제가 예전부터 지인들에게 많이 이야기해왔습니다. 제 주장을 문장으로 만들어 보라면, 이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모든 다양성을 인정하라'.

 언제나 제 주장을 완전히 이해하는 사람이 드물어서, 글이 두서없이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그 점 이해해 주시길 바라며 계속 써보겠습니다.

 모든 사람은 엄청난 다양성을 가질 가능성을 갖고 태어납니다. 사랑을 하는데 있어서의 다양성, 성적 정체성에 대한 다양성을 포함해서, 왼손을 자주 쓰게 될 가능성, 오른손을 자주 쓰게 될 가능성 등 엄청난 다양성의 가능성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이성애자라는 것은 이성을 좋아하는 것이고, 동성애자는 동성을 좋아하는 것입니다.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그렇지요. 하지만 이 구분은 정말 어리석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 이성애자라는 분류에 속하지만, 길거리에서 이성보다 동성에 더 많은 시선을 주는 사람입니다. 제 주위 사람들도 그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도 그 현상에 대해 뭐라고 하진 않습니다. 왜냐면, 그건 개인의 자유니까요.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모든 다양성은 인정되어야 합니다. 이성애자이면서도, 동성에 대해 미묘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인 저처럼, 동성애자, 이성애자라는 그런 구분만으로 사랑의 종류를 구분하는 건 너무나도 편협한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성애자였다가, 동성애자로 되었다가, 다시 이성애자로 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또, 평생 이성애자이거나, 동성애자인 사람도 있습니다.

 겪어보지는 못했지만, 더 많은 다양성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왼손잡이 이야기를 잠깐 해보겠습니다. 어린시절, 같은 반 남자아이중 왼손잡이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는 글씨도 참 예쁘고 목소리도 예쁜 아이였습니다. 또 재치도 있었고요. 성격이 섬세해서 친구들도 참 많았는데, 난 그 아이가 글씨를 예쁘게 싸는 것이 샘이 나서 늘 놀렸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유치하지만, 정말 그 아이는 그 정도로 글씨를 예쁘게 썼었거든요. 어쨌든, 그 아이는 어느날 정말 신기한 일을 했습니다. 어느날 학교에 와보니 그 아이가 숙제를 급히 하고 있었는데, 오른손으로 숙제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넌 왼손잡이 아니었냐고 내가 물어보니, 오른손으로도 쓰고 싶어서 연습을 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자연스럽게, 오른손으로도 쓰고 왼손으로도 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전 깜짝 놀랐지요.

 예전에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왼손잡이인 아이를 오른손잡이로 억지로 교정하면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언어장애도 올 수 있다는. 하지만 그것 또한 개인의 성향, '다양성'에 따라 다른 것입니다.

 소수자들에 대한 글을 해마다 접하면서, 편견이 많이 사그라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소수자의 입장에 서있던지 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성을 언제나 인정하고, 그것의 가능성을 언제나 염두해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직 그 훈련이 많이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익숙하지 않는 소수자들과의 만남에 놀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르게 사는 사람들'의 윤수종님의 말처럼, 우리 모두는 '소수자'라는 정의의 한부분입니다.

 사람은 모두 같을 수 없으니까요.

 정상적이라는 범주는 사실 존재할 수 없습니다. 사회와, 힘있는 사람들의 책과 글과 말, 그리고 그것들에게 종속된 사람들의 틀에 박힌 생각이 억지스럽게 만들어낸 고통스러운 감옥입니다. 자기도 언제 그 감옥에 갇힐 지 모르면서, 그 감옥에 억지로 가둔 사람들을 격렬하게 욕하는 것. 얼마나 어리석고 또 비웃음 살 일인가요.

 상담소의 글들을 보면 참 공격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제 주변사람들은 흔히들 말하는 커밍아웃은 그저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런 일들에 대해 신경쓰지도 않습니다. 성적 정체성을 정의내려 자신을 그 곳에 가두지도 않습니다.

 상담소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 저의 주장 어떤가요? 언제나 '힘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종속자들'때문에 많이 지쳐 계신가요? 하지만, 저처럼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공격적이고, 권리주장적인 글을 써가는 여러분들의 당당함에 경의를 표하면서도, 그런 식으로 글을 쓰고 주장하게 하는 사회에 비탄을 느낍니다.

 전 인터넷 시작페이지를 네이버 블로그 홈으로 설정해 놓았습니다. 네이버로 해 놓으면, 그 시끄러운 뉴스들의 저급한 헤드라인을 접해야 하니까요. 기분좋게 웹서핑을 하려고 인터넷을 켠 그 시작부터 눈살을 찌푸리긴 싫어요.

 세상을 그렇게 시끄럽게 하고, 혼란스럽게 하고, 피해를 주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왜 사람들은 어리석게도 다양성이라는 가능성을 알지 못하고, 소수자들을 짓밟으려고 하는 걸까요.

 자신들 모두 소수자의 정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할 텐데.

 기독교 신자들이 동성애자를 성서를 들먹이면서 불쌍한 존재, 사탄에게 휘말린 존재라고 하는 이야기 또한 저는 굉장히 싫어한답니다.

 기독교 또한 우리나라에서 힘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 또한 기독교 신자이지만, 한국에서는 교회를 다니고 싶지 않아서 다니지 않습니다. 하지만 성서를 많이 읽었고, 또 나름대로 이해도 하고 기도도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종족 보존 이야기를 물론 돌려서 언급하시긴 했지만, 10계명에는 동성애하지 말라는 건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타인을 욕하고 돌팔매질 하기 이전에 자신을 되돌아보라고.

 누구에게도 비판할 권리는 없습니다. 더군다나, 소수자들은 비판받을 이유도, 동정받을 이유도 없습니다.

 그저 인정받을 권리만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저의 주장이 조금은 이해가 되셨나요? 저는 이 상담소가, 여성 동성애자들의 상담소를 넘어서서, 성 정체성을 이성애, 동성애로 구분짓는 것을 넘어서서, 사랑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떳떳한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너무 오지랖이 넓었던 것 같네요. 글도 너무 두서없이 써진 것 같습니다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저는 레포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상담소의 자료가 굉장히 유익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별도의 인터뷰는 요구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동성애 가족도 가족이다'라는 논설문을 쓰려고 합니다. 다만, 제 레포트가 성공적으로 완성되기를 이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들이 응원해주셨으면, 하는 응석에서 이야기 하는 것이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