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성소수자 사회의식조사 결과 나와

국내 최초 성소수자 사회의식조사 결과 나와

                                                                            노형근 기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실시된 성소수자(동성애자, 양성애자, 성(性)전환자) 사회의식 조사 결과가 6일 나왔다.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연분홍치마, 친구사이,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국레즈비언상담소, 동성애자인권연대, 사람과 사람, 지렁이, 대구․경북 성소수자인권행동 등 성소수자단체들은 가칭 “성소수자 사회의식조사 기획단”을 만들어 지난 6월 10일부터 7월 15일까지 1차 조사를 실시하였고, 8월 25일부터 9월 8일까지 2차 추가 조사를 실시하였다.

10일 성소수자 사회의식조사 기획단 한 관계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성소수자 사회의식 조사부터 발표까지의 내막을 들어 보았다.

조사대상 선정 기준에 대해 관계자는 “동성애자, 양성애자, 성전환자를 대상으로 여러 LGBT(Lesbian Gay Bixesual Transgender) 커뮤니티의 규모 및 활동여부를 참고해 전체 표본 500개를 목표치를 두고, 커뮤니티별 참여도 및 적극성을 비교하여 양성애자를 포함한 남성 동성애자의 표본을 200개, 여성 동성애자의 표본을 200개, 성전환자의 표본을 100개로 설정한 뒤 성 정체성별 표본의 수를 전국의 각 13개 시도별 인구비로 나누어 시도지역별 예상 표본 수를 설정하였다.”고 전했다.

조사방법에 대해 관계자는 “LGBT 커뮤니티 회원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조사와 오프라인 조사를 병행하였다”고 밝혔다.

조사를 하게 된 배경에 대해 관계자는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한국 사회의 성적소수자들이 처한 현실의 변화까지 의미한다고 평가하긴 아직 어렵다”며 “이제 추상적이고 막연한 인권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인권의 현실이 드러나야 할 필요가 있어 폭넓게 성적소수자를 대상으로 ‘사회정치의식’을 알아내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고도 알렸다.

12월에 발표한 이유에 대해 그는 “성소수자 사회의식조사 기획단 회의를 통해 12월 6일로 정해 서울여성플라자2층 회의실에서 발표를 했다”면서 “근간에 차별금지법이 졸속으로 국무회의에 통과해 성소수자 인권문제가 대두된 상황에서 (성소수자 사회의식조사) 발표를 미루려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발표를 해야겠다고 판단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를 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무엇인가에 대해 그는 “인구비에 대응한 지역변수와 연령변수가 정확히 지켜진 표본 수집이 불가능한 점”이 어렵다고 알렸다.

또한 그는 “정리가 완료되는대로 12월 말 쯤 정식자료집을 내놓겠다”는 말도 하였다.

14세에 남과 다름을, 18세에 성정체성 인식

처음 만나는 성소수자들 간에 흔히 오가는 말 중 하나가 '언제부터 성정체성을 인식하였는가?'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10대 때가 61.8%(235명), 20대 때는 27.1%(103명), 30대 이후는 3.7%(14명) 순으로 나왔고 10대 이전도 7.4%(28명)나 나와 성정체성을 인식하는 시기가 날로 빨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성정체성을 인식하기 전에도 남과 다름을 생각한 적이 있는가에 대해 10세 이하 15.4%(59명), 10대 47.9%(184명), 20대 7.6%(29명), 30대 이후 2.1%(8명) 순이었다.

85.5% 가까운 사람에게 커밍아웃 한 적이 있고 24.7% 아웃팅 당한 적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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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성정체성을 남에게 알린 적이 있는지 여부. 
ⓒ 성소수자 사회의식조사기획단

자신의 성정체성을 한명이라도 주변의 누군가에게 밝힌 적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85.5%(330명)가 성정체성을 누군가에게 밝힌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14.5%(56명)가 밝힌 적이 없다고 답해 의외로 자신의 성정체성을 남에게 커밍아웃 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가 조성 됐음을 암시한다.

성정체성을 밝힌 사람들을 대상으로 보다 구체적으로 언제 밝혔고 누구한테 밝혔는지 세부사항 결과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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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령별로 커밍아웃한 빈도. 
ⓒ 성소수자사회의식조사기획단

자신의 성정체성을 한명이라도 누군가에게 밝혔는가에 대해 연령별로 10대 77.8%(21명), 20대 89.1%(180명), 30대 87.7%(107명), 40대 이상 65.5%(19명) 순으로 나타나 사회경험을 하는 20-30대에서 상대적으로 커밍아웃 빈도가 높은 것으로 타나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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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한테 커밍아웃을 하였는가. 
ⓒ 성소수자사회의식조사기획단

자신의 성정체성을 누구한테 알렸는가에 대해 나와 가까운 몇몇의 이성애자 친구 51.2%(198명)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여자․남자형제 20.4%(79명), 학교 및 직장 나와 관계된 커뮤니티 16.5%(64명) 순으로 나타났고 이밖에도 상담소의 상담원이나 의사 9.8%(38명), 친인척 7.8%(30명) 등의 순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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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웃팅 당한 빈도. 
ⓒ 성소수자사회의식조사기획단

한편, 아웃팅 조사도 이루어 졌는데 24.7%(87명)가 스스로 성정체성을 밝히기 전에 타인에 의해 밝혀진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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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웃팅 후 피해를 당한 경우와 안 당한 경우. 
ⓒ 성소수자사회의식조사기획단

스스로 성정체성을 밝히기 전에 타인에 의해 밝혀진 적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남에게 불이익을 받아본 적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응답자 58.0%(109명)가 남에게 불이익을 받아본 적이 있고, 42.0%(79명)은 아직 불이익을 안 받았다고 답했다.

남에게 불이익을 당한 경우에 대해 직간접적인 간접적, 직접적인 욕설이나 비난 39.4%(74명), 시선의 폭력 37.2%(70명), 따돌림 18.6%(35명), 가족ㆍ친구와의 의절, 이혼 14.4%(27명), 구타나 신체적 폭력 11.7%(22명), 성희롱ㆍ성폭력 8.5%(16명), 입사취소․퇴사조치․승진차별, 전학․퇴학 7.4%(14명), 기타 3.2%(6명) 등으로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왔다.

동성결혼 법으로 인정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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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성결혼 합법화 제도 찬반 빈도. 
ⓒ 성소수자사회의식조사기획단

동성결혼 합법화 제도를 찬반에 대해 찬성이 95%(364), 반대가 5%(19명)로 압도적으로 성소수자들은 동성 간 혼인을 원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동성결혼을 하고 싶은 이유에 대해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꾸리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므로 60.2%(130명), 안정적인 관계를 갖고 싶어서 15.7%(34명), 나의 관계를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싶어서 8.3%(18명), 법적 경제적 혜택을 얻기 위해서 11.1%(24명), 입양을 원하기 때문에 4.2%(9명), 기타 0.5%(1명) 순으로 나와 사회가 변하면서 성소수자들의 라이프스타일도 일반적인 사람(성소수자들이 이성애자를 두고 하는 말)들과 생각하는 경향이 다르지 않음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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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성결혼을 하고 싶은 이유. 
ⓒ 성소수자사회의식조사기획단


2007.12.10 20:12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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