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커플에 짜증내기

왜 남의 커플을 보면서 짜증을 내는가?
나는 왜 짜증이 나는 걸까, 정말? 내 일도 아닌데…

바람났던 A의 바람은 잠잠해진 모양이다.
결혼 타령, 애기 타령에 선까지 보러 다니면서 그녀의 바람을
조장 또는 방조했던 애인이 적극 나서서 수습했다고 한다.
(헉~! 그럴 거였음…)

나는 지난 겨울에 A의 바람 사태를 보면서
왜 둘 다 헤어질 생각이 없는지 궁금했다.

무관심과, 몰이해와, 상처를, 주고 받으면서도 왜 헤어질 생각은 하지 않는 걸까?

내가 아직도 너무 낭만적인가 보다, 생활은 그게 아니지, 라고 접으려고 했다.

얼마 전에 그 커플을 다시 만났다.
A의 애인 B는 얼마 전에도 선을 봤다고 한다.
잘 들었다. 선을 볼 수 밖에 없는 피치 못할 상황이라도 있었나 보지.
그런 거 없었다. 그냥 아는 사람이 소개해서 선을 본 거였다.
물었다. A는 뭐라고 해? A도 보라고 해서 보러 나간 거란다.

너희들은 차암~ 서로 비위도 좋구나…

그러니까 남의 커플 일에 내가 왜 짜증이 나냐고요오~!

그러니까 나는 친구들이 자기가 뭘 하고 사는지 좀 알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다.

가당한 소망인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가당치 않은 소망인 것 같다.

내 소망과 달리 사는 친구들이 많은 걸 보면.

어쩌면 나야 말로 내가 뭐하고 사는지 아는 인간인지 모르겠다…

혼인과 이성애자의 삶과 임신, 출산과 육아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다면
동성애자로서 삶의 방식을 선택한다는 말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저 동성과 섹스 가능한 삶일 뿐이지.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한 꿈을 저버려야만 동성애자라고 주장하는 건 아냐.
당연히 꿈 꿀 수 있지. 임신도 출산도 육아도.
하지만 선을 보러 다니는 식으로 기껏 자기와 함께 살고 있는
배우자를 소외시켜 가면서 그 ‘못 이룰’ 꿈에 대한 한을 풀어야 해?
그게 방법이야?
(내가 정말 화가 나는 건 너는 선을 보러 나가면서도
‘눈 먼’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나기 전에는
‘정말로’ 결혼할 생각은 없다는 거야.)
그 선을 보러 나가라고 하는 건 또 방법이야?
너희들은 정말 그거 밖에 안 돼?
서로 같이 못 해? 왜 같이 사는 건데, 도대체?
너희들이 함께 있는 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어?

정자를 줄 수 없다는 현실에 좌절하면 그건 그녀를 사랑하는 게 아니야.
정자를 받을 수 없다는 현실에 좌절하면 그건 그녀를 사랑하는 게 아니야.
제도 혼인을 할 수 없다는 현실에 좌절하면 그녀를 사랑하는 게 아니야.

잘 생각해 봐.
방법이 정말 그것뿐인지.

일반
빠알간 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