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 성소수자에게도 가정을 꾸릴 권리를...《두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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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엄마 : 거의 행복한 어느 가족 이야기

무리엘 비야누에바 페라르나우|배상희 옮김|낭기열라
외국소설(스페인)|반양장|160쪽|8,000원

레즈비언 커플인 두 엄마, 그리고 입양한 동생들…
이 색다른 가족이 거의 행복해지기까지

2005년에 동성 간 결혼과 입양이 합법화된 스페인에서 화제를 모았던 소설. 레즈비언 커플인 두 어머니 밑에서 자란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성적 다양성과 다양한 가족 형태를 존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낮은 목소리로 전하면서 인권과 가족에 대한 성찰과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는 가족소설.

이야기는 2005년 가을, 두 엄마 마리아와 누리아가 마침내 결혼할 수 있게 된 바로 그날에서 시작되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카를라의 친엄마인 마리아는 카를라가 두 살이 되었을 때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더 이상 숨기지 않기로 결심하고, 그때부터 카를라는 '두 엄마'와 함께 살게 된다. 그리고 엄마들은 피부색이 다른 두 명의 여동생을 입양한다. 카를라는 친구들에게 자신의 '부모'가 '두 명의 여인'이라는 것을 쉽게 설명하지 못한다. 핑계를 대거나 거짓을 꾸미지 않고서 자신의 삶과 가족에 대해 말하고 싶지만 편견으로 가득 찬 세상은 그것마저 허락해주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 이제 성인이 된 카를라는 드디어 자신의 이야기를, 그 흔치 않은 가족의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기로 결심한다. 이 가족의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행복하면서도 행복하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그 각별했던 순간들을.

작가는 동성 커플의 결혼과 입양에 관해 넘치는 여론, 특히 많은 경우 사실과 다른 여론에 분노를 느껴 이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밝히면서 자신의 삶이 힘겨웠던 것은 레즈비언 커플인 두 엄마와 함께 살아서가 아니라 자기 가족을 정상적으로 바라봐주지 않고 차별했던 사회 때문이었다고 힘주어 말한다. 다행히 스페인에서는 동성 간 결혼 합법화 법안이 2005년에 통과되었고, 동성 커플의 입양도 허용되었다. 작가와 그 가족들도 다른 사람들처럼 법 앞에서 동등한 권리를 갖게 된 것이다.

편부모 가족, 혈연에 기반을 두지 않은 공동체와 같은 가족, 동성 커플 가족 등 다양한 가족 형태는 어느 사회에서나 이미 존재해왔다. 그럼에도 그런 가족들은 존재 자체를 인정받지 못하고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도 누리지 못하며 사회적 편견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작가는 '이성애 중심의, 혈연 위주의 가부장적인 가족만이 정상적인 가족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성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사라지고 동성애자에게도 가족구성권이 주어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따뜻하고도 차분한 어조로 전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오랜 세월 동안 벽장 속에 있던 성소수자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2007년 10월에 입법 예고되었던 '차별금지법'이 차별 금지 대상에서 '성적 지향'을 비롯한 몇몇 항목이 삭제된 채로 계류 중인 것이나 그 뒤에도 계속되고 있는 사회적인 논란을 볼 때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성소수자와 같은 사회적 소수자를 동등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아 무척 씁쓸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무쪼록 이 책이 성소수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바뀌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긴 세월을 마음에 상처를 입은 채 살아온 성소수자, 특히 가정을 이루고 싶어하는 성소수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길 바란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더 자세한 소개는 알라딘, YES24 등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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