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007-07-02
흐흐흠…

고독은 따놓은 당상…
스스로 혼자이지 못하면 내 인생은 더 이상 괴로와질 수 없다…고…
가족을 향한 나의 소망은 잠시 접어두라…고…

가족이 있다는, 친구가 있다는, 고통을 나눌 수 있다는, 누군가 기꺼이 날 알아주리라는, 안정감, 안전감을 바라지 말라…고…

스스로 고독을 선택하라…고…

더 이상은 피할 수 없다…고…

2007-07-04
일기를 쓴다. 연말에는 지금 하는 일이 일단락. 혼자 떠나기. 준비하는 시간은 필요할지 몰라도 너무 많이 미루지 말기.

양평, 강가에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보다. 뭔가 인생관을 뒤집어 놓을 듯한 풍경, 그러나 그 때뿐, 감동은 오래지 않았다. 왜 일까?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강가에서 물었다. 왜 이렇게 숨이 막힐 것 같은 풍경을 보는데 감동이 일기는커녕 뭔가 생경한 걸까?

몇 년이나 지난 후 오늘, 답은 이렇다. 밖에서 들어오는 감동에는 한계가 있다. 출력이 없는 입력은 무의미해진 지 오래. 내가 할 일을 미루고 미루고 미루고 미루는 동안에 내 안의 감동은 죽어버렸다. 밖에서만 찾으려 하니까. 안을 들여다보지 않으니까. 후벼 팔 때다. 안으로 또 안으로.

따듯한 남쪽으로 떠나려고요.


일반
빠알간 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