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얘기할 거야?

자려고 컴을 끄려는데 ‘오늘 일기를 안 썼구나!’

오늘은 죙일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언제 얘기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보냈다. 오늘? 아니면 내일? 아니면 모레? 답답한 마음에 친구한테 물었더니 그쪽 업계는 당일에 얘기한다나? 직원이간 회사건 간에 무조건 당일이란다. 회사에서 직원을 해고할 때는 아예 건물에 들어오지도 못하게 하고 그날로 해고한다니 할 말 다했다. 흠… 업계가 다르니 그렇게 할 수는 없고…

2월 말까지는 회사를 다니려고 한다. 지금 얘기하면 꼬박 3주 반을 그만두겠다고 한 상태로 다녀야 하는데 그게 너무 끔찍한 거지. 내 생각에는 2주 정도면 적당한 것 같은데. 나는 그렇다 치고, 회사에는 내일부터 신입사원들이 대거 들어온다. 신입에게 잡다구리를 시키고 나를 앞으로 할 일에 더 매진하게 한다면 그야말로 난감이다. 그래서 고민이다. 지금 나야말로 잡다구리를 하고 신입에게 앞으로 할 일에 대해 훈련이든 준비든 톡톡히 시켜야 할 텐데 말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좀 더 현명하고, 욕도 덜 먹으면서, 그러면서도 나보다 너무 남 생각을 먼저 하지 않는 방법인지 잘 모르겠다. 현실에 발을 늦게 디딘 아이답게 아주 조금만 이기적이면 될 일을 혼자 괴로워하다가 결국 남한테는 별 도움도 안 되면서 나는 피땀 흘리는 짓을 한 게 한두 번이 아니라…

어리석고 서투르고 균형감각 없이 산다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아아… 이렇게 말하면 내가 무슨 드라마에 나오는 청순가련 순진퉁이 같다. 그러나 나는 아주 비열한 기회주의자이기도 하다. 순진해서 바보가 아니라 바보라서 바보인 거다. 서툴고 비열한 기회주의자라고 할까? 쩝…

아무래도 내일은 얘기해야지. 3주 반에서 반 주는 휴가 달래고 어떻게 3주만 잘 견뎌봐야지… 으으음. 정말 얘기하기 싫다. 정말 싫다. 정말 싫어. 으으으으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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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알간 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