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커플의 동거이야기] 한국의 情문화가 낳은 작은 동네의 빅브라더? 빅시스터!

한국의 문화가 낳은 작은 동네의 빅브라더빅시스터!

 

-보싱N, 2011. 4. 6

 

신구 선생님이 활약한 드라마, <사랑과 전쟁>처럼 보싱 커플도 갈등을 피할 수 없었는데 이 사회의 혐오대상 레즈비언 커플이어서인지,돈으로 그러한 혐오를 은닉하거나 대체할 방법조차 없는 졸라가난한연인이어서인지 모르겠지만 그 갈등의 원인은 주로 외적인 요인에서 시작한다.

 

1. 일단,

지붕이 새는 옥탑방은보싱 커플을 한 손에 걸레를 들고 한 손에 빠께스를 든 채 티격태격하다가 급기야 동거를 한지 처음으로 언성을 높이게 만든다.

집주인은 노구의 몸을 끌고 올라와 비새는 지붕을 보고는 비가 오는 하늘을 향해 한탄과 비난을 한바탕 퍼붓더니비슷한 연배의 전문기술자를 모시고 온다이 전문기술자 할아버지로 말할 것 같으면오래전 이 동네가 판자촌 시절이었을 무렵부터 지붕을 손보시던 분이라고 한다보싱커플은 참으로 적절한 전문가다라고 감탄해하며 잠시 의기투합한다전문가할아버지는 몸은 비록 노구일지언정 다양한 장비를 가지고 금방 내려앉을 듯한 지붕위를 나비처럼 거닐며 삽시간에 일을 마치시고는 서비스로 천정 도배까지 해주고 가신다.

보싱 커플의 갈등은 눈 녹듯 사라지고미뤄뒀던 평화를 누리려는 찰나,

폭우는 또 쏟아졌고천정은 새로 바른 벽지의 배를 불리며 벽마다 비가 흘러내렸다벽지가 맹꽁이배처럼 부풀어오르는 것을 보다못해 구멍을 내어주자 나이아가라와 같은 폭포가 생겨난다그 해 폭우와 폭우와 맞서 지붕을 막으시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노인과 바다>의 노인의 앙상한 상어처럼 허탈했고요샛말로 ~~~ 어이상실~’이다.

할아버지의 무한반복재생 지붕공사를 두고 보싱 커플은 또 티격태격대기 시작한다.

 

1. 보싱N은 집을 잘 못 고른 불찰에 제 발 저려하며 누가 뭐라 그런 것도 아닌데과잉 방어를 하다가 화를 내버리기도 한다그래 다 내 잘못이다!”

 

2. 보싱은 집주인의 태도며 집이 이렇게 생겨 먹은 거 하며 모든 것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울화통을 터뜨린다어떻게 이런 집을 세를 놓을 수가 있냐고!”

 

3. 보싱N은 그런 보싱이 자취경험이 없이 부모님의 보살핌속에서만 자라서 그런다고 생각한다내가 전에 살던 집은 차일피일 미루고 잘 고쳐주려고 하지도 않았어네가 잘 몰라서 그래.”

 

4. 보싱N의 그런 생각을 캐치한 보싱은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아서 화가 난다.

잘난 네가 다 알아서 해!”

 

급기야보싱N은 집주인 할머니를 다그쳐서 먼 동네에서 기술자를 불러오게 한다여름장마가 끝날 무렵 지붕은 고쳐졌고천정과 벽에는 가을 단풍보다 울긋불긋한 곰팡이들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이 즈음보싱은 와우자기야이 곰팡이 봐 샛노란 색도 있어.”하며 신기해하며 왠만한 충격을 즐기며 감상할 내공이 생겼고보싱N그래페니실린도 곰팡이잖아곰팡이가 다 몸에 나쁜 건 아냐.”하며 부정을 강한 긍정으로 변모시키는 극복감수성이 생겨나는 경지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러나이 극복 감수성을 넘어서는 새로운 빈곤이슈들은 고문전문가처럼 다양한 도구로 집요하게 보싱 커플을 다그친다더 이상 빈곤은 극복의 대상이 아님을 깨닫게 되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고보싱 커플은 숱한 가위눌림의 밤을 지낸 후에야 빈곤을 불행과 바꾸지 않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행복한 빈곤빈곤과 놀기 프로젝트는 이후 다시 언급하기로 한다.

 

2. 이단,

보싱 커플의 갈등은 외적인 요인에서 시작한다고 했는데그것은 한국의 문화가 낳은 작은 동네의 빅브라더아니빅시스터의 존재에서도 기인한다.

옥탑방에서 내려다보면 보이는 오솔길같은 좁은 골목길들은 그 감성어린 면모답게도 정말 스러운 사람들로 넘쳐났다보싱 커플이 이사 온 옥탑방은 초록색 대문집인데집 앞에는 아주머니들이 즐겨하시는 팔운동 기구와 허리스핀 기구만 달랑 있는 조그마한 공원이 있다글쎄그 공원은 이 작은 동네 아주머니들의 아지트이고초록색 대문의 집주인 할머니는 40년 터줏대감 골목대장격이신 것이다.글쎄말이다!

 

아침에 이 집을 나설 때 최소한 대여섯 분의 아주머니들이 지긋하신 눈짓과 함께 인사를 날려 주신다.

Big Syster 1. (무심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