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1-15
새해 계획
1. 뭐뭐학교에 들어간다: 시험에 붙어야 한다.
2. 살을 뺀다. / 운동을 한다.
3. 토요일은 목욕탕, 일요일은 등산
4. 걷기 모임에 다시 나간다.
5. 사람들을 꾸준히 만난다. 산악부 / 책 그 이상 / 걷기 모임, 인라인 동호회, 기타 등등, 그리고 언제나 나 자신의 호흡을 의식한다.
6. 하고 싶은 것만 하고 보고 싶은 것만 본다.
7. 연금 보험 가입?
8.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을 위한 적금 가입
9. 엄마 집에 생활비를 보탤 것인가 또는 엄마 이름으로 적금을 하나 들 것인가…
10. 그림 일기를 쓴다.
번호는 붙였지만 일목요연한 것은 아니다. 생각나는 대로 썼다. 2, 3, 4번은 같은 얘기다. 9번은 난해하다. 우리 엄마는 절대적인 돈에 대한 감각이 부족한 것 같다. 50퍼센트 할인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으면 그 물건이 어떤 것이건, 50퍼센트를 할인한 그 액수가 얼마건 간에 무조건 싸 보이는 것이다. 손에 쥔 돈은 늘 모자라고 부족하고 그래서 다 써야 한다. 절대로 좀 남겨 놓거나 꿍쳐 두는 법이 없다. 물론 나도 엄마 딸이다… 이 말은 핑계인가, 남탓인가. 아니, 핑계도 핑계고 남탓도 남탓이겠지만 뭣보다, 그 무엇보다도, 핑계를 대도 남탓을 해도 해결되지 않는 나의 마이너스 통장은 정말 곤란하다… 무슨 말을 하겠는가.
돈에 관해서 우리집 사람들은 무능한 편이다. 도무지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다. 이 나이를 먹어도 마찬가지다. 손에 쥔 돈 간수 못하고 없는 돈 그리워하고 그리고 손에 쥔 돈은 바닷가 모래처럼 술술 흘리고 다니고 그러고 나서 다시 없는 돈을 그리워한다. 무능의 극치라 할 만하다.
그림 일기를 쓰자는 계획은 생각 났다가 까먹었다가 거의 열흘 만에 오늘 다시 생각 났다. 뭔가 재밌는 게 생각 났었는데 바로 적어놓지 않아서 까먹어 버리면 다시 생각날 때까지 가슴이 무지 탄다. 나는 뭐든 대략 기다리는 편이긴 하지만. 푸하하! 그림 일기를 써주리라…
[비정규 아티스트의 홀로그림]이라는 책을 낸 ‘밥장’이란 사람은 얼마 전 [판타스틱]을 보니 뭔가 다른 이름으로도 작업을 하는 것 같았다. 그림이 너무 비슷한데 사람 이름은 달랐다. 확인해보려고 했지만 회사에 가면 늘 까먹는다. 잡지를 회사에 들고 가기 전에는 생각이 나지 않을 것 같다… 도대체 이 얘기를 왜 한 건가…? ‘밥장’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바로 그림 일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림 일기 때문에 나온 얘기다. 그러니까 밥장 얘기는. 근데 그게 얼마 전에 [판타스틱]에서 그 사람이 그린 것 같은 그림을 본 게 생각 나고, 근데 또 그게 사람 이름이 달라서 ‘과연 밥장인가?’라는 의문을 품었던 것이 생각나고… 아…
얼마 전에 아는 언니(케이-커뮤니티에 케이란 이름을 쓰는 분이 계시더군요. 동명이인입니다. 그리고 아마 커뮤니티의 케이는 확실친 않지만 저보다는 연소하실 거에요)와 얘길했다. ‘언니, 나는 잘 설명은 못하겠지만 나름대로 논리가 있어요. 근데 사람들은 비약이라고 생각해요.’ ‘그건 비약 맞아.’
‘네가 A를 전달하려고 하는데 상대방은 B라고 말해야 A라고 알아 듣는다면 너는 B라고 말해 줘야지.’
정말 바보 같은 짓을 했다.
김치국, 김칫국인가? 깨어져 버린 분홍색 꿈,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그래, 바로 이거다.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그거야 뻔하지. 의지하고 싶으니까. 쥐구멍 나오라고 해라. 얼굴 좀 파묻게. 헉!
‘환타스틱 설티파이브’(밥장의 말)를 지나면서 나는 정말로 내 힘으로 살아야 하는 인생이란 깨달음을 얻었다고 뿌듯해하고 있었다. 웬걸? 뭔가 뽀샤시한 기대를 품으면서 나는 다시 아주 땡깡쟁이 어린애가 되고 말았다. 것두 혼자서 김칫국물 마시면서. 우짜면 좋으나… 인상만 구겼다. 그것도 내 탓이나. 아주 바보가 돼 버렸다. 그녀는 물론 나를 제대로 봤지만 아주 일부는 편견과 오해로 도배를 해 버렸다. ‘제가 원래는 그렇게까지 증세가 심하진 않거든요…’ 하지만 그녀에게 뭐가 다를까? 오십보백보다.
인생을 혼자 힘으로 산다는 게 그렇게 생각하기도 무서우냐? 가능하면 이 잔을 피하고 싶으냐? 그러나 어쩌겠냐? 그거 빠진 인생은 완전 오아시스 없는 사막인데… 삶다가 알맹이 빠진 만두피요, 마지막에 소가 모자라서 찹쌀만 뭉쳐 만들어낸 송편인 것을 ㅠㅠ 익히다 만 고구마요, 드레싱 빠진 샐러드다… 그런 걸 무슨 맛으로 살겠냐… 흑흑… 그래도 가능하면 이 잔을 어떻게 좀… ㅠㅠ
내가 누군지 백날 물어보면 뭐하나…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 수 있다는 전제 자체가 빠져 있는 인생인 것을. 만날 안 되는 길로만 내달리는 인생인 것을, 알아서 벽에다 머리 박고, 맨땅에 헤딩하는 인생인 것을, 문이 보여도 열 줄 모르고 벽에다 문 내려고 기쓰는 인생인 것을…
하고 싶은 대로 살 수 있다. 구호가 아니라. 정말 그럴 수 있다. 또는 그래도 된다. 믿어 봐라. 믿어 봐라.
쉬운 길로 가지 못해.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없기 때문에 못 얻을 곳으로만 달려가지. 정작 눈 앞에 달린 열매도 딸 줄 모르고, 볼 줄 모르고.
백만년 전에, 나도 모르게 사랑했던 그녀가, 겨울 산에서 “나는 할 수 있다”를 외치고 있다. 그녀는 설벽 등반 훈련을 하던 중이었다. 그랬던 것 같다. 뭣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제대로 올라가지 못했던가? 왜 “나는 할 수 있다”를 외치게 됐던 거지? 모르겠다. 어쨌든 외치고 있다. 교사는 열 번을 외치라고 했던가 삽십 번을 외치라고 했던가… “나는 할 수 있다”를 외치던 그녀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나는 무감동하게 그녀를 쳐다봤다. 사랑도 말릴 수 없었던 나의 무감동, 공감할 능력 없음. 백만년 전의 그녀는 솔직하기는 했던 것 같다.
지금, 백만 년 전 그녀의 자리에 서 있는 나를 본다. 나는 외친다. 나 자신에게.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아아…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진다. 사실은 쏟아지지 않는다. 울고 싶다…고 느낀다. 어딘가 깊은 산에 들어가서 백일 기도를 하면서 백일 동안 울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을 다녀 왔다. 비행기가 이륙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눈물이 주룩 흘러 내렸다. 일행이 없었다. 혼자였다. 비일상의 공간으로 배경이 바뀌자마자 눈물이 주룩 흘러 내렸다. 나는 ‘도시 속의 사막’은 안 되는 것 같다. 사막에 가야만 사막이 된다. 정말로 사막에 가야 하나…
현재의 생활에는 영성이 너무 부족하다. 숨이 막힌다.
2월 1일(현재 시점)의 사족-
연금보험은 들지 않기로 했다. 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은 던져버리기로 했다. 말은 좋으나... 사실 그정도는 아니고 그냥 돈을 쓰는 우선 순위에서 다시 한 번 밀린 것 뿐이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로 했다가 다시 한 번 밀렸다. 가능하면 쭉~ 밀어두고 싶다.
새해 계획
1. 뭐뭐학교에 들어간다: 시험에 붙어야 한다.
2. 살을 뺀다. / 운동을 한다.
3. 토요일은 목욕탕, 일요일은 등산
4. 걷기 모임에 다시 나간다.
5. 사람들을 꾸준히 만난다. 산악부 / 책 그 이상 / 걷기 모임, 인라인 동호회, 기타 등등, 그리고 언제나 나 자신의 호흡을 의식한다.
6. 하고 싶은 것만 하고 보고 싶은 것만 본다.
7. 연금 보험 가입?
8.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을 위한 적금 가입
9. 엄마 집에 생활비를 보탤 것인가 또는 엄마 이름으로 적금을 하나 들 것인가…
10. 그림 일기를 쓴다.
번호는 붙였지만 일목요연한 것은 아니다. 생각나는 대로 썼다. 2, 3, 4번은 같은 얘기다. 9번은 난해하다. 우리 엄마는 절대적인 돈에 대한 감각이 부족한 것 같다. 50퍼센트 할인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으면 그 물건이 어떤 것이건, 50퍼센트를 할인한 그 액수가 얼마건 간에 무조건 싸 보이는 것이다. 손에 쥔 돈은 늘 모자라고 부족하고 그래서 다 써야 한다. 절대로 좀 남겨 놓거나 꿍쳐 두는 법이 없다. 물론 나도 엄마 딸이다… 이 말은 핑계인가, 남탓인가. 아니, 핑계도 핑계고 남탓도 남탓이겠지만 뭣보다, 그 무엇보다도, 핑계를 대도 남탓을 해도 해결되지 않는 나의 마이너스 통장은 정말 곤란하다… 무슨 말을 하겠는가.
돈에 관해서 우리집 사람들은 무능한 편이다. 도무지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다. 이 나이를 먹어도 마찬가지다. 손에 쥔 돈 간수 못하고 없는 돈 그리워하고 그리고 손에 쥔 돈은 바닷가 모래처럼 술술 흘리고 다니고 그러고 나서 다시 없는 돈을 그리워한다. 무능의 극치라 할 만하다.
그림 일기를 쓰자는 계획은 생각 났다가 까먹었다가 거의 열흘 만에 오늘 다시 생각 났다. 뭔가 재밌는 게 생각 났었는데 바로 적어놓지 않아서 까먹어 버리면 다시 생각날 때까지 가슴이 무지 탄다. 나는 뭐든 대략 기다리는 편이긴 하지만. 푸하하! 그림 일기를 써주리라…
[비정규 아티스트의 홀로그림]이라는 책을 낸 ‘밥장’이란 사람은 얼마 전 [판타스틱]을 보니 뭔가 다른 이름으로도 작업을 하는 것 같았다. 그림이 너무 비슷한데 사람 이름은 달랐다. 확인해보려고 했지만 회사에 가면 늘 까먹는다. 잡지를 회사에 들고 가기 전에는 생각이 나지 않을 것 같다… 도대체 이 얘기를 왜 한 건가…? ‘밥장’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바로 그림 일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림 일기 때문에 나온 얘기다. 그러니까 밥장 얘기는. 근데 그게 얼마 전에 [판타스틱]에서 그 사람이 그린 것 같은 그림을 본 게 생각 나고, 근데 또 그게 사람 이름이 달라서 ‘과연 밥장인가?’라는 의문을 품었던 것이 생각나고… 아…
얼마 전에 아는 언니(케이-커뮤니티에 케이란 이름을 쓰는 분이 계시더군요. 동명이인입니다. 그리고 아마 커뮤니티의 케이는 확실친 않지만 저보다는 연소하실 거에요)와 얘길했다. ‘언니, 나는 잘 설명은 못하겠지만 나름대로 논리가 있어요. 근데 사람들은 비약이라고 생각해요.’ ‘그건 비약 맞아.’
‘네가 A를 전달하려고 하는데 상대방은 B라고 말해야 A라고 알아 듣는다면 너는 B라고 말해 줘야지.’
정말 바보 같은 짓을 했다.
김치국, 김칫국인가? 깨어져 버린 분홍색 꿈,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그래, 바로 이거다.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그거야 뻔하지. 의지하고 싶으니까. 쥐구멍 나오라고 해라. 얼굴 좀 파묻게. 헉!
‘환타스틱 설티파이브’(밥장의 말)를 지나면서 나는 정말로 내 힘으로 살아야 하는 인생이란 깨달음을 얻었다고 뿌듯해하고 있었다. 웬걸? 뭔가 뽀샤시한 기대를 품으면서 나는 다시 아주 땡깡쟁이 어린애가 되고 말았다. 것두 혼자서 김칫국물 마시면서. 우짜면 좋으나… 인상만 구겼다. 그것도 내 탓이나. 아주 바보가 돼 버렸다. 그녀는 물론 나를 제대로 봤지만 아주 일부는 편견과 오해로 도배를 해 버렸다. ‘제가 원래는 그렇게까지 증세가 심하진 않거든요…’ 하지만 그녀에게 뭐가 다를까? 오십보백보다.
인생을 혼자 힘으로 산다는 게 그렇게 생각하기도 무서우냐? 가능하면 이 잔을 피하고 싶으냐? 그러나 어쩌겠냐? 그거 빠진 인생은 완전 오아시스 없는 사막인데… 삶다가 알맹이 빠진 만두피요, 마지막에 소가 모자라서 찹쌀만 뭉쳐 만들어낸 송편인 것을 ㅠㅠ 익히다 만 고구마요, 드레싱 빠진 샐러드다… 그런 걸 무슨 맛으로 살겠냐… 흑흑… 그래도 가능하면 이 잔을 어떻게 좀… ㅠㅠ
내가 누군지 백날 물어보면 뭐하나…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 수 있다는 전제 자체가 빠져 있는 인생인 것을. 만날 안 되는 길로만 내달리는 인생인 것을, 알아서 벽에다 머리 박고, 맨땅에 헤딩하는 인생인 것을, 문이 보여도 열 줄 모르고 벽에다 문 내려고 기쓰는 인생인 것을…
하고 싶은 대로 살 수 있다. 구호가 아니라. 정말 그럴 수 있다. 또는 그래도 된다. 믿어 봐라. 믿어 봐라.
쉬운 길로 가지 못해.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없기 때문에 못 얻을 곳으로만 달려가지. 정작 눈 앞에 달린 열매도 딸 줄 모르고, 볼 줄 모르고.
백만년 전에, 나도 모르게 사랑했던 그녀가, 겨울 산에서 “나는 할 수 있다”를 외치고 있다. 그녀는 설벽 등반 훈련을 하던 중이었다. 그랬던 것 같다. 뭣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제대로 올라가지 못했던가? 왜 “나는 할 수 있다”를 외치게 됐던 거지? 모르겠다. 어쨌든 외치고 있다. 교사는 열 번을 외치라고 했던가 삽십 번을 외치라고 했던가… “나는 할 수 있다”를 외치던 그녀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나는 무감동하게 그녀를 쳐다봤다. 사랑도 말릴 수 없었던 나의 무감동, 공감할 능력 없음. 백만년 전의 그녀는 솔직하기는 했던 것 같다.
지금, 백만 년 전 그녀의 자리에 서 있는 나를 본다. 나는 외친다. 나 자신에게.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아아…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진다. 사실은 쏟아지지 않는다. 울고 싶다…고 느낀다. 어딘가 깊은 산에 들어가서 백일 기도를 하면서 백일 동안 울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을 다녀 왔다. 비행기가 이륙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눈물이 주룩 흘러 내렸다. 일행이 없었다. 혼자였다. 비일상의 공간으로 배경이 바뀌자마자 눈물이 주룩 흘러 내렸다. 나는 ‘도시 속의 사막’은 안 되는 것 같다. 사막에 가야만 사막이 된다. 정말로 사막에 가야 하나…
현재의 생활에는 영성이 너무 부족하다. 숨이 막힌다.
2월 1일(현재 시점)의 사족-
연금보험은 들지 않기로 했다. 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은 던져버리기로 했다. 말은 좋으나... 사실 그정도는 아니고 그냥 돈을 쓰는 우선 순위에서 다시 한 번 밀린 것 뿐이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로 했다가 다시 한 번 밀렸다. 가능하면 쭉~ 밀어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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