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해도 일기는 쓸 수 있다

금요일이다. 몸이 피곤해서 죽을 것 같다. 요즘에는 별로 일이라고 하는 것도 없는데, 야근도 하지 않는데, 집에 들어가면 먹고 씻고 잠들기 바쁜데도 이렇게 피곤하다.

일기를 좀 올리고 들어가려고 전에 쓴 것을 봤다. 내가 쓴 글을 내가 읽어도 정신이 하나도 없다. 약간…뭐랄까…읽는 사람이 무슨 소린지 모르게 하려고 일부러 그렇게 썼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움… 케이는 말했다. ‘네가 쓴 글을 읽으면 네가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 즐거운지 슬픈지 도무지 모르겠어.’ ‘다른 사람의 글은 읽으면 대충 그 사람의 기분을 알 수 있거든.’

나는 내가 쓴 글을 자주 되풀이해서 읽는 편이다. 게시판에 써놓은 글 같은 경우는 서너 번은 기본이고 열번도 읽는 것 같다. 물론 끼리 게시판에는 자주 들어오지 못하기 때문에 제약이 있다. 그렇지만 한 번도 내 글이 감정을 숨긴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사실 그런 면은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모르겠다. 그녀와 공유한 게시판에서 나는 나를 너무 뻥튀기했거나 –그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인상관리를 한 걸까? 그 게시판에 쓴 글을 다시 읽어보려고 마음은 먹었지만 그럴 만한 여유가 없어서 관뒀다.

나는 잘 보이고자 하는 사람 앞에서 너무 작아지는, 너무 비굴해지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다. 요즘. 또 어떤 친구에게는 뭔가를, 뭐가 됐든 늘 받으려고 하는 내 모습도 보고 있다. 거지가 따로 없다. 얼굴이 화끈화끈… 어쩌면 좋으나, 기대고 싶은 이 마음, 의지하고 싶은 이 마음을… 받고 받고 또 받고 싶은 이 마음을…

1월의 일기는 대략 심란해서, 그리고 잠이 너무 쏟아져서 사실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해서 별로 올리지 못할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요즘 사람들과 많이 어울리고 있다. 주말마다 약속이다. 일이 주 해보니 못할 노릇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잡아놓은 약속이 주구장창이다.

주구장창은 표준말이 아닌 것 같다. 사람들이 쓴 예는 있는데 사전에는 없다. 원래의 말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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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알간 뽀 3

댓글 3개

???님의 코멘트

???
주구장창(×) → 줄창(×) → 줄곧(○) 아닐까요??

뽀님의 코멘트

고맙습니다^^

L & Kira님의 코멘트

L & Kira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앞에서는 작아지는 법이겠죠 전 그만큼 뽀님이 순수하고 따뜻하신 분이라 생각합니다 조금의 거짓조차 자신에게 용납하지 못하는... 그것은 자신의 진실을 알아주길 바라는 뽀님의 사랑이겠지요. 더욱 아름다운 사랑하실거 같아요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