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제주도에 이박삼일로 다녀왔다.
네 명의 전 직장동료와 함께.
사십대 초반 두 명, 나는 삼십 중반, 나머지 하나는 삼십대 초반.
결혼은 한 명만, 나머지는 싱글.
넷이 어찌나 짝이 잘 맞는지, 상황상황마다 각자의 개성과 역할에 충실하게. 푸후후후...
웃음이 먼저 나오고 말로 잘 설명이 안 된다.
말로 설명하는 건 좀 천천히 생각해 가면서 해보자.

나는 이박삼일간 운전을 했다.
로체 엘피지 오토. ㅎㅎㅎㅎ
티코 폐차하고 운전대 잡은지가 2 년만인데 움... 잼있었다.
내비게이션은 최단 거리도 아니고 이상한 길로 많이 데려가서 ㅋㅋ
다음에 제주도 갈 때는 꼭 도로교통지도를 구비하리라.
멋있단 길로 드라이브 가려다가도 꼭 이상한 데로 빠지곤 했다.

조수석에 않은 삼십 초반 아가씨는 잠 자지 않는 것만 빼곤 조수석의 의의를 실현할 줄을 모르고.
나는 사실 자는 건 괜찮다. 나야말로 모든 탈 것을 잠자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실로 조수석에 앉을 만한 사람은 가장 최근까지 나와 일했던 나의 보스, 차장님인데 그건 또 뭔가 좀 조화가 맞지 않고.

결국 우리는 다리 길이가 각각이어서 세울 수 없는 테이블같은 형국인데도 묘하게 잘 서 있는 그런 모임이라고 해야 할까?
잘 서 있을 뿐만 아니라 즐겁기까지. 캬하하하~! 할 정도로 즐겁기까지. 우스워서인지 기가 막혀서인지 알 수 없지만 다들 너무 웃어서 목이 아프다할 정도였다. 목캔디 사먹고.

평소에 잘 체해서 밥을 잘 못 먹는 내 뱃구리 완전 들통나고. -.-;;;
다들 몸매 관리의 비결에 공감했다.
간식을 너무 먹어서 밥을 잘 못 먹는 거였군!
근데 나는 또 중간에 혈당이 떨어지면 허둥대는 사람이라
특히 혼자서는 굶어도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있을 때는
배고프면 큰일 난다.

직장생활 4년만에 직장 동료들과 여행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이제는 계를 붓기로 했다.

빡시게 돌아보자 차장님
럭셔리 부장님
맛사지 여행 가자는 갓삼십대
하루의 절반은 레스토랑 아님 찻집에 앉아 있어야 하는 나

이렇게 서로 욕구가 다른데도 우리가 즐거운 비결은
모든 제안에 예스만 말하기! ㅋㅋ
절대 노는 말하지 않기.
그래서 뭐든 하기.

즐거웠다.
체력을 길러서 일주일도 함께 여행할 수 있을만큼 튼튼해지자는 목푤 세웠다.



일반
빠알간 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