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의 변주곡 - 전편

엑스 걸프렌드를 만났다. (푸히힛! 엑스 걸프렌드라니… 웃기다.) 어쨌든 만났다. 새로운 여친을 만나서 잘 살고 계시다고. 집도 나오고(헉, 너 정말~!) 집도 사고(퓌쉬쉬~~ 좋겠소…) 직장은 여전히 죽게 바쁘고 돈도 많이 주고. 중년 레즈비언의 삶을 향해서 잘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엑스 걸프렌드가 나에게 소개팅을 시켜주겠다고 한다. 여친이 나가는 모임에 따라가서 봤다나. 어쩌고저쩌고.

긴 말하기 귀찮고 해서 ‘좋아좋아’ 이러고 헤어졌지만 곰곰 생각해 보니 안 되겠다, 싶었다. 엑스 걸프렌드가 소개해 주겠다는 사람은 분명 ‘B’일텐데, ‘B’가 문제가 아니라, 내가 ‘F’라는데 확신이 없으니 서로에게 환멸만 주는 소개팅이 되면 얼마나 끔찍하겠는가, 내가 나이가 어려, 힘이 많은 것도 아니고, 먹고 살기도 귀찮아질 지경인 꺾어진 70에, 안 되지, 안 돼.

한 편으론 웃음이 나왔다. 엑스 걸프렌드는 나와 알고 나서 벌써 강산이 두 번 바뀌었는데, 물론 사귄 기간은 그보다 훨씬 짧지만, 그런데 여하튼 아직도 내가 ‘F’로 보인단 말이냐? 납량특집 버전으로 읽어 주시라.

“니 눈에는 내가 아직도 ‘F’로 보이냐오냐오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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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알간 뽀 2

댓글 2개

lime님의 코멘트

lime
나와 동갑이네 ㅎㅎ궁금하다

뽀님의 코멘트

실은 올해로 서른여섯이 된 소띠요... 꺽어진 70이라 하여 나이를 깍았다 하실까봐 ㅎㅎㅎㅎ 그쵸? 궁금하죠? 요즘 오랫만에 이반커뮤니티에 발가락 담그기 연습 중입니다. 언젠가 어디선가 얼굴을 마주치게 될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