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

우리가 만난지 한 달이 약간 못 된다. 교환일기를 쓰고 있다. 유치하지만. 뭐 어떠랴. 이 나이에. 좀 유치해지겠다는데.

[방랑소년]이라는 일본 만화를 재밌게 봤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나이 들어 연애 하려니 젊을 적처럼 밤새고 전화 통화를 할 수도 없고, 같은 학교를 다녀서 매양 붙어 다닐 것인가, 같은 직장을 다녀서 매양 붙어 다닐 것인가, 그것도 아니고.

산 날은 서로가 많아서 서로를 알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고 싶지만 그 많은 이야기를 다 할 시간은 부족하다. 지나간 이야기는 완전 요점만 간단히! 그러다 보니 너무 줄이고 축약해서 제대로 전달이 되는 건지 약간, 걱정되기도 한다.

그래서 교환일기를 쓰자고 했다.

그런데 막상 교환일기를 써보니 무슨 대단한 내용을 쓰는 것도 아니다.
그저 짧은 쪽지이다. 역시 장문의 연애 편지라는 것도 젊을 때나 쓰는 것인가 보다…
아니면… 뭐랄까… ‘사건’보다도 ‘마음’이 먼저 전달되는 나이가 되어서 그런 듯도.

그리고 어쩌다 보니 관계가 급진전되어 만나면 곧 1박2일을 찍으니 이제는 도리어 혼자 있는 시간이 그리워졌다.

나에게는 필요한 고독의 물리량이 있는 듯하다. 하루 최소 몇 시간 뭐 이런 식으로.

고독하기 위해서 혼자 있을 때는 그 사람 생각을 안 하려고 한다.
안 할래야 안 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있을 때는 혼자 있자.

그래서 항상 쓸 수 있게 교환일기를 두 권을 만들까 하다가 관뒀다.
일기장이 없을 때는 없는 대로 있을 때는 있는 대로 살자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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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알간 뽀 3

댓글 3개

진눈깨비님의 코멘트

진눈깨비
애인이 생기셨다니 행복하시겠네요 축하드려요 저는 오쇼 라즈니쉬애자였다가 무묘앙에오애자였다가 부처가 아닌 마성을 지닌 마녀애자였다가 지금은 타오(道)애자가 됐어요 사랑이 한빛깔이어야하는 건 아니죠

빠알간 뽀님의 코멘트

빠알간 뽀
맞아요. 진눈깨비님도 행복하시길 빌어요.

L & Kira님의 코멘트

L & Kira
교환일기 ㅋ 부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