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작년 가을겨울에 밤을 새고 일을 하던 때가 떠올랐다. 새벽 미명이 드는 회의실에서 팀장과 나는 1과부터 12과까지 교정지를 펼쳐놓고 열두 과를 한쪽씩 펼쳐가며 더듬고 있었다.
팀장은 몹시 헤매고 있었고 그런 팀장을 보는 나는 답답했다. 팀장은 나를 이 일을 시켰다, 저 일을 시켰다 하면서 도저히 나오지 않는 시간 계산과 싸우고 있었고, 그에 따라서 나는 이리 비틀 저리 비틀 하면서 이 일, 저 일 사이를 오갔다.
나는 속으로 팀장을 몹시 원망했다.
적어도 나보다는 나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내 원망의 주제는 그것이었다.
지금 돌이켜 떠오르기는, 팀장은 헤매고 있었고, 그것을 나에게 숨기지 않았고, 또는 숨길 수 없었고, 또는 너무 힘들어서 숨기길 포기했고, 어쨌든 팀장은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흔들리고 비틀거리고는 있었지만 죽기살기로 일을 붙들고 있었다.
그렇게 죽기살기로 일을 붙들고 있는 것도 갑갑해서 미칠 지경이기는 했다.
돌이켜 생각건대 그것이 도저히 물리적으로 견적이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 그 사람이 할 수 있었던 최선의 모습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왜 나에게는 어째서 늘 ‘이래야만 한다’는 모습이 있는 걸까?
나는 왜 늘 팀장은 나보다 나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어차피 우리 일이라는 건 서로를 보완하는 식으로 밖에 할 수 없는 것인데.
물론 결정을 내리는 사람도 있고 대드는 사람도 있고 따르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만, 적어도 팀장은 나에게 약하면서 강한 척 하지 않았고 모르면서 아는 척 하지 않았다. 나는 그 점을 높이 사야 하는 것 아닐까? 까? 까? 까?
나에게는 늘 ‘이래야만 한다’는 모습이, 강령이 어디선가 떨어진다.
우스운 일이다.
나는 도대체 언제 나 자신이 되려는가?
요 며칠 꿈자리에 자꾸만 아저씨들이 문을 쾅쾅 두드리고 아저씨들이 등장하고 아저씨들이 서성대더니… 나는 또 다시 거대한 꿈 속으로 침몰했던 모양이다.
내가 되어야지.
나밖에 모르는 내가 되어야지.
‘해야만 하는 일’을 하는 내가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내가 되어야지.
‘즐거운’ ‘내’가 되어야지.
‘팀장은 이래야 한다’-모르면서도 아는 척, 약하면서도 강한 척, 감당할 수 없으면서도 감당할 수 있는 척-거나 ‘선배는 이래야 한다’-없으면서도 있는 척, 관대하지 않으면서도 관대한 척, 관심 없으면서도 관심 있는 척, 아끼지 않으면서도 아끼는 척-는 생각 없이 있는 그대로, 나 그대로, 나 자신인 채로… 살고 싶다.
팀장은 몹시 헤매고 있었고 그런 팀장을 보는 나는 답답했다. 팀장은 나를 이 일을 시켰다, 저 일을 시켰다 하면서 도저히 나오지 않는 시간 계산과 싸우고 있었고, 그에 따라서 나는 이리 비틀 저리 비틀 하면서 이 일, 저 일 사이를 오갔다.
나는 속으로 팀장을 몹시 원망했다.
적어도 나보다는 나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내 원망의 주제는 그것이었다.
지금 돌이켜 떠오르기는, 팀장은 헤매고 있었고, 그것을 나에게 숨기지 않았고, 또는 숨길 수 없었고, 또는 너무 힘들어서 숨기길 포기했고, 어쨌든 팀장은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흔들리고 비틀거리고는 있었지만 죽기살기로 일을 붙들고 있었다.
그렇게 죽기살기로 일을 붙들고 있는 것도 갑갑해서 미칠 지경이기는 했다.
돌이켜 생각건대 그것이 도저히 물리적으로 견적이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 그 사람이 할 수 있었던 최선의 모습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왜 나에게는 어째서 늘 ‘이래야만 한다’는 모습이 있는 걸까?
나는 왜 늘 팀장은 나보다 나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어차피 우리 일이라는 건 서로를 보완하는 식으로 밖에 할 수 없는 것인데.
물론 결정을 내리는 사람도 있고 대드는 사람도 있고 따르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만, 적어도 팀장은 나에게 약하면서 강한 척 하지 않았고 모르면서 아는 척 하지 않았다. 나는 그 점을 높이 사야 하는 것 아닐까? 까? 까? 까?
나에게는 늘 ‘이래야만 한다’는 모습이, 강령이 어디선가 떨어진다.
우스운 일이다.
나는 도대체 언제 나 자신이 되려는가?
요 며칠 꿈자리에 자꾸만 아저씨들이 문을 쾅쾅 두드리고 아저씨들이 등장하고 아저씨들이 서성대더니… 나는 또 다시 거대한 꿈 속으로 침몰했던 모양이다.
내가 되어야지.
나밖에 모르는 내가 되어야지.
‘해야만 하는 일’을 하는 내가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내가 되어야지.
‘즐거운’ ‘내’가 되어야지.
‘팀장은 이래야 한다’-모르면서도 아는 척, 약하면서도 강한 척, 감당할 수 없으면서도 감당할 수 있는 척-거나 ‘선배는 이래야 한다’-없으면서도 있는 척, 관대하지 않으면서도 관대한 척, 관심 없으면서도 관심 있는 척, 아끼지 않으면서도 아끼는 척-는 생각 없이 있는 그대로, 나 그대로, 나 자신인 채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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