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섬으로 데려갈 거야]

이네스 카냐티/홍성희 옮김/고려원

엄마 집에 들렀다가, 오랜만에, 무슨 책인가를 찾으려고 창고가 된 내 방 서가를 좀 뒤적였다. 먼지 잔뜩, 아직도 새 책 그대로 쌓여있는, 꽂혀있는 책들.

어째서 어떤 책은 늘 가슴에 꽂혀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아픈 걸까?
늘 처음 읽는 것처럼 설레는 걸까?
새로운 걸까?
어째서, 읽을 때마다, 제목을 뇌일 때마다, 아픈 걸까?
아픔이 새로운 걸까?

널 섬으로 데려갈 거야.
제니 라 폴, 미친년 제니

아무도 으제니라고, 또는 마담이라고 부르지 않았던 엄마.
아버지가 누구인지 절대로 알리지 않은 엄마.
미혼모가 되어 부모에게서 독립한 엄마.
좌절감에 사로잡혀 우는 밤도 있지만 누구에게도 불평하지 않는 엄마…
엄마. 엄마.

여자가 독립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돈으로, 마음으로, 몸으로, 정신으로.
홀로 선다는 것은?
살아남는다는 것은?

회사에 출근해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별꼴이다.
기껏 그만둔 회사를.
나의 여러 가지 욕망을 읽는다.
쉽게 돈이 나오는 이 구멍을 포기하지 못하는 나를 본다.
출근 알바라니.
직원이 되면 도리어 돈을 더 벌 수 있는데.

그래서 나를 본다.
직장인과 벼룩의 중간에 서 있는 나를 본다.
결국 어디로 기울어질 것인가?
나는 어느 만큼 배고픔을 견딜 수 있을 것인가?
어느 만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인가?

속이지 않겠다고, 나의 길을 가겠다고, 독립적인 벼룩의 길을 가겠노라고
때려친 직장이다.

직장이 문제가 아니다.
내가 문제다.
문제는 나다.
“니가 진짜로 진짜로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그리고 너는 원하는 것을 추구할 수 있을 만큼 용감한가?

Bon Courage! 힘을 내! 용기를 내!
맨땅에 헤딩해도 죽지 않아!
그리고 니가 말하는 맨땅은 사실 맨땅도 아냐!
먹물, 부르주아, 보수 꼴통 ㅎㅎㅎ
(아우, 쪽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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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알간 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