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03
어느새 3월로 넘어왔나… 정신 못 차리고 있는새…
방향을 잃은, 자신감을 잃은.
회사는 계속 다니기로 했다. 무리다. 그래도 어쨌든.
중요한 시험에서 떨어졌다. 회사를 계속 다니기로 한 것이 시험에서 떨어진 줄 알기 전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한 결정인지… 확신은 서지 않는다. 좀 더 밀어붙였어야 하는 게 아닐까, 좀 더 밀어붙여야 하는 게 아닐까…나 자신을. 지금도 일상은 충분히 피곤하지만…
방향을 잃은, 자신감을 잃은.
시험에 떨어졌다. 결코 떨어지리라 생각지 않은 시험이었다. 나보다 훨씬 못하다고 생각한 사람이 붙었다. 내가 오만한 줄은 알았지만 실력도 없다고 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인간성 나빠, 얼굴 나빠, 몸매 나빠, 거기다 실력도 없어… 라고 한다면… 나는 으찌 살라고… 썰렁하다… 정말 미쳤나…
살짝?
한동안 영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가 지금 알았다. 시험에 떨어진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해 하고 있었다는 걸. 응, 충격을 받긴 받은 거지. 오만함에 금이 갔다. 빠지직!!
이게 정말 현실일까?
나의 현실, 이렇게 비참한 게 정말일까?
나의 작은 방, 대략 난감한 월급, 가장 비참한 것은 인간성, 나의, 나의, 나의, 나의 모든 것이 비참하게 떠올랐다. 미래를 위해 살지 않겠다는 것은 거짓말이었나, 감상이었나? 나는 이 모든 비참에서 벗어나고 싶어 미래만을 바라봤던 걸까? 그런데 과연 그런 미래라는 게 있기나 한 걸까… 이제와 생각해보니, 현재와 다른 미래라는 게 과연 있을 수 있는 걸까… 나는 지금 서른 다섯이다.
한창 나이, 맞다. 그러나 정말로 한창 나이일까? 의심이.
지나온 삶은 모두 악전고투의 기억뿐인데도 나는 지금 여기에 이렇게 서 있다. 시간이 지나면 달라지리란 것은 희망사항일 뿐일까?
아니야, 난 달라졌어. 난 달라졌다. 난 부모와 함께 살지 않는다. 난 집을 나왔고 직장에도 다니고 있다. 난 달라졌다. 삶은 아주 천천히 달라진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생각하지 말자.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이 한꺼번에 손에 들어오는 일은 없겠지. 어떤 것은 영원히 가질 수 없을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 나는 혼자 살고 있고 목숨을 갉아먹는 것 같던 엄마와의 충돌도 더 이상 없어. 엄마가 잘 해주면 고맙지. 한 없이. 고맙기만 하지. 사실은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고마워. 그게 어딘가. 엄마와 한 집에 살 때는 엄마와 한 번씩 싸울 때마다 정말 왜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했잖아. 살아갈 힘이 없어서 너무 괴로웠지. 나의 무의식을 지배하는 원형적인 모성과 현실의 엄마를 구분 못해서 엄마 가슴에도 여러 번 못을 박았어. 떨어져 사는 지금은 그런 일 없잖아. 여전히 나에게는 근검절약을 강조하고 자신은 그렇지 않은 엄마에게 배신감은 느끼지만. 그 점은 죽어서도 화해가 안 될 테니까 포기하고.
회사를 관두지 못했다. 돈도 없고 취직도 안 돼 비참해하던 기억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관두지 못한 거다. 안 그래도 비참해하고 있었는데 게다가 시험도 떨어졌다. 오만방자를 떨다가 ㅠㅠ 최선을 다한다는 게 어떤 건지도 잊고 있었다… 정말 떨어질 거라고 생각 안 했다. 도대체 뭘 근거로…
영국인 저널리스트가 쓰고 한국인 학자가 번역한 책을 읽었다. 읽으면서 내내 역자를 타박했다. 원서를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책의 시작 부분이 소설인가 잠시 착각이 들 정도로 매끄럽게 시작하는 데 비해서 그 이후의 내용은 완전 대학 수업 시간에나 쓸 수 있을 듯한 ‘학자의 번역’이었다. 이해는 너거들이 알아서 하십쇼. 모르겠거든 너거들이 더 공부하십쇼. 불친절의 극치.
시험에 떨어졌다. 남 타박할 일이 없다. 내가 하나도 나을 것이 없다. 비참하다. 그래서 자신감도 잃고 방향도 잃은 기분이다.
배우자가 없다는 것이 그래서 요즘 그렇게 서러웠나… 시험에 떨어진 사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창피해서 말을 할 수가 없다. 그래도 이젠 정신 좀 차려야지. 추스려야지. 힘을 내야지. 힘을 내자. 힘을 내자. 끈 떨어진 인형처럼 늘어져 있지 말고 힘을 내자. ㅠㅠ
어느새 3월로 넘어왔나… 정신 못 차리고 있는새…
방향을 잃은, 자신감을 잃은.
회사는 계속 다니기로 했다. 무리다. 그래도 어쨌든.
중요한 시험에서 떨어졌다. 회사를 계속 다니기로 한 것이 시험에서 떨어진 줄 알기 전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한 결정인지… 확신은 서지 않는다. 좀 더 밀어붙였어야 하는 게 아닐까, 좀 더 밀어붙여야 하는 게 아닐까…나 자신을. 지금도 일상은 충분히 피곤하지만…
방향을 잃은, 자신감을 잃은.
시험에 떨어졌다. 결코 떨어지리라 생각지 않은 시험이었다. 나보다 훨씬 못하다고 생각한 사람이 붙었다. 내가 오만한 줄은 알았지만 실력도 없다고 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인간성 나빠, 얼굴 나빠, 몸매 나빠, 거기다 실력도 없어… 라고 한다면… 나는 으찌 살라고… 썰렁하다… 정말 미쳤나…
살짝?
한동안 영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가 지금 알았다. 시험에 떨어진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해 하고 있었다는 걸. 응, 충격을 받긴 받은 거지. 오만함에 금이 갔다. 빠지직!!
이게 정말 현실일까?
나의 현실, 이렇게 비참한 게 정말일까?
나의 작은 방, 대략 난감한 월급, 가장 비참한 것은 인간성, 나의, 나의, 나의, 나의 모든 것이 비참하게 떠올랐다. 미래를 위해 살지 않겠다는 것은 거짓말이었나, 감상이었나? 나는 이 모든 비참에서 벗어나고 싶어 미래만을 바라봤던 걸까? 그런데 과연 그런 미래라는 게 있기나 한 걸까… 이제와 생각해보니, 현재와 다른 미래라는 게 과연 있을 수 있는 걸까… 나는 지금 서른 다섯이다.
한창 나이, 맞다. 그러나 정말로 한창 나이일까? 의심이.
지나온 삶은 모두 악전고투의 기억뿐인데도 나는 지금 여기에 이렇게 서 있다. 시간이 지나면 달라지리란 것은 희망사항일 뿐일까?
아니야, 난 달라졌어. 난 달라졌다. 난 부모와 함께 살지 않는다. 난 집을 나왔고 직장에도 다니고 있다. 난 달라졌다. 삶은 아주 천천히 달라진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생각하지 말자.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이 한꺼번에 손에 들어오는 일은 없겠지. 어떤 것은 영원히 가질 수 없을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 나는 혼자 살고 있고 목숨을 갉아먹는 것 같던 엄마와의 충돌도 더 이상 없어. 엄마가 잘 해주면 고맙지. 한 없이. 고맙기만 하지. 사실은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고마워. 그게 어딘가. 엄마와 한 집에 살 때는 엄마와 한 번씩 싸울 때마다 정말 왜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했잖아. 살아갈 힘이 없어서 너무 괴로웠지. 나의 무의식을 지배하는 원형적인 모성과 현실의 엄마를 구분 못해서 엄마 가슴에도 여러 번 못을 박았어. 떨어져 사는 지금은 그런 일 없잖아. 여전히 나에게는 근검절약을 강조하고 자신은 그렇지 않은 엄마에게 배신감은 느끼지만. 그 점은 죽어서도 화해가 안 될 테니까 포기하고.
회사를 관두지 못했다. 돈도 없고 취직도 안 돼 비참해하던 기억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관두지 못한 거다. 안 그래도 비참해하고 있었는데 게다가 시험도 떨어졌다. 오만방자를 떨다가 ㅠㅠ 최선을 다한다는 게 어떤 건지도 잊고 있었다… 정말 떨어질 거라고 생각 안 했다. 도대체 뭘 근거로…
영국인 저널리스트가 쓰고 한국인 학자가 번역한 책을 읽었다. 읽으면서 내내 역자를 타박했다. 원서를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책의 시작 부분이 소설인가 잠시 착각이 들 정도로 매끄럽게 시작하는 데 비해서 그 이후의 내용은 완전 대학 수업 시간에나 쓸 수 있을 듯한 ‘학자의 번역’이었다. 이해는 너거들이 알아서 하십쇼. 모르겠거든 너거들이 더 공부하십쇼. 불친절의 극치.
시험에 떨어졌다. 남 타박할 일이 없다. 내가 하나도 나을 것이 없다. 비참하다. 그래서 자신감도 잃고 방향도 잃은 기분이다.
배우자가 없다는 것이 그래서 요즘 그렇게 서러웠나… 시험에 떨어진 사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창피해서 말을 할 수가 없다. 그래도 이젠 정신 좀 차려야지. 추스려야지. 힘을 내야지. 힘을 내자. 힘을 내자. 끈 떨어진 인형처럼 늘어져 있지 말고 힘을 내자.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