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후배에게 커밍아웃을 했다. 아홉살 차이라니 82년생인 모양이다. 사실 나는 녀석이 처음 산악부에 들어오던 순간부터 혹시나… 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맞나? 으음… 맞다, 2000년대 학번일 테니 내가 ‘각성’한 이후다. 그러나 어쨌든 나는 층층시하 산악부 쪽으로는 별로 그렇게 커밍아웃을 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그저 조용히 있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나이 차이도 있고 녀석이 한참 산에 다닐 때 나는 돈을 잘 못 벌 때였는지 별로 따라다니지도 못해서 개인적으로 친해질 기회가 없었다. 간간이 들리는 소문에 여성 단체나 여성 주의 행사를 꽤나 쫓아다니는 것 같았다. 그래서 ‘흐흥… 그런가 부지…’ 하고 있었다.
말하다 보니 왜케 찔리나… 뭔가가… 찔리는 구만. 여튼.
피터지는 지난 2년 간의 직장 생활을 뒤로 하고 올해는 어쨌든 정신적인 여유는 없었지만 시간적인 여유가 좀 생겨서 어쩌다 산에 가게 되었다. 그러면서 여차저차 녀석을 재발견하고 있는 중이다. 오늘도 딱히 그 녀석하고만이 아니라, 그 녀석도 이미 나이 어린 재학생은 아니기 때문에, 뭐 그렇다고 딱히 졸업을 하지도 않았지만, 요즘 애들은 원체 학교를 오래 다니니, 딱 한 학기 휴학하고 남들보다 늦게 졸업한 것도 엄청난 콤플렉스가 되었던 내 때에 익숙하다 보니 이제 재학생과 졸업생의 구별도 모호하다, 그래서 도대체 이 문장은 어디서 끝나는 건가? 끝났는 줄 알고 마침표를 찍었더니 저 앞에 시작한 얘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도 딱히 그 녀석하고만이 아니라 재학생 대장과 1학년생과 같이 점심이나 먹자고 불렀더니 재학생들은 다들 산에 가고 연로한 이 녀석만 온다고 했다. 흐흠… 그래서 마음을 먹었다. 내 오늘 커밍아웃을 하고 녀석에게도 물어보리라.
나이 어린 후배가 속이 편하긴 편한 거지. 참, 어찌나 장유유서의 사회에 적응을 잘 했는지. 실은 몇 년 동안이나 친하게 지내는 선배에게는 고민을 꽤 오래 하고 결심도 하긴 했던 것 같지만 아직 커밍아웃을 못 했는데 녀석에게 커밍아웃을 하기는 너무 쉬웠다.
‘내가 한 가지 말하고 한 가지 물어볼게.’
‘나 레즈비언이다. 너는 이성애자냐?’
아니, 뭐 이렇게 간단한 게 다 있단 말인가? 녀석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언니, 지금 저한테 커밍아웃하는 거에요?’
하는 거긴? 했지, 벌써. 주워 담으랴? (쓰고 보니 나 정말 이상하게 말에 집착하는구나.)
녀석은 여러 가지 히스토리? 허스토리는 있었지만 어쨌든 자기는 아니라고 했다. 나는 잠재적인 동성애자의 인생은 고달픈 것이라고 말해줬다. 우하핫~!
그리고 나서 녀석은 자기의 도통한 사연을 들려줬는데, 무지 가슴 아프고 감동적인 이성애 러브스토리였다. 그러나 남자 친구 한두 사람, 아니 한 트럭을 사귀었다고 해도… 뭐라고 해야하지, 음… 내가 너가 동성애자이길 너무 바란다기 보다는… 너는 그냥 어느 정도는 경계선에 서 있는 사람으로 보여. 그 감동적인 이성애 러브스토리에도 불구하고 말이지. 그리고 나는 그냥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볼란다. 너가 선택할 삶의 방식을.
커밍아웃이 이렇게 즐거운 거구나…
친동생과 가까운 친구 몇몇을 빼고, 수삼년 만에 친구도 아닌 사람에게 커밍아웃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뭐, 것두 이반이리라 거의 확신하기도 했지만, 일단 나 자신이 깝깝했던 게지. 나눌 수 있는 사람하고라면 나누고 싶었다.
사실 날이 갈수록 이 놈의 회사인지, 감옥인지에서 어쩔 수 없이 가까워져 버린 사람, 매일 수많은 의견을 주고 받는 사람에게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도 너무 피곤하던 차다. 흠흠… 이러다 사고를 치게 될까? 과연? ㅋㅋ 나름 심하게 신중한 뽀~씨다.
녀석의 감동적이다 못해 도까지 통해버린 러브 스토리를 듣자니, 그간의 마음 고생이 얼마나 심했을까, 맘이 아팠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힘들 때, 우리는 혼자 있게 되는 거구나, 생각이 들었다. 정말 힘들 때는 누구에게 기댄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다. 그건 덜 힘든 거라고. 녀석은 깊이 판 만큼 높이 날아오르고 있다. 세상 구경 많이 해. 이게 어디 도통의 끝이간뒤?
말하다 보니 왜케 찔리나… 뭔가가… 찔리는 구만. 여튼.
피터지는 지난 2년 간의 직장 생활을 뒤로 하고 올해는 어쨌든 정신적인 여유는 없었지만 시간적인 여유가 좀 생겨서 어쩌다 산에 가게 되었다. 그러면서 여차저차 녀석을 재발견하고 있는 중이다. 오늘도 딱히 그 녀석하고만이 아니라, 그 녀석도 이미 나이 어린 재학생은 아니기 때문에, 뭐 그렇다고 딱히 졸업을 하지도 않았지만, 요즘 애들은 원체 학교를 오래 다니니, 딱 한 학기 휴학하고 남들보다 늦게 졸업한 것도 엄청난 콤플렉스가 되었던 내 때에 익숙하다 보니 이제 재학생과 졸업생의 구별도 모호하다, 그래서 도대체 이 문장은 어디서 끝나는 건가? 끝났는 줄 알고 마침표를 찍었더니 저 앞에 시작한 얘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도 딱히 그 녀석하고만이 아니라 재학생 대장과 1학년생과 같이 점심이나 먹자고 불렀더니 재학생들은 다들 산에 가고 연로한 이 녀석만 온다고 했다. 흐흠… 그래서 마음을 먹었다. 내 오늘 커밍아웃을 하고 녀석에게도 물어보리라.
나이 어린 후배가 속이 편하긴 편한 거지. 참, 어찌나 장유유서의 사회에 적응을 잘 했는지. 실은 몇 년 동안이나 친하게 지내는 선배에게는 고민을 꽤 오래 하고 결심도 하긴 했던 것 같지만 아직 커밍아웃을 못 했는데 녀석에게 커밍아웃을 하기는 너무 쉬웠다.
‘내가 한 가지 말하고 한 가지 물어볼게.’
‘나 레즈비언이다. 너는 이성애자냐?’
아니, 뭐 이렇게 간단한 게 다 있단 말인가? 녀석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언니, 지금 저한테 커밍아웃하는 거에요?’
하는 거긴? 했지, 벌써. 주워 담으랴? (쓰고 보니 나 정말 이상하게 말에 집착하는구나.)
녀석은 여러 가지 히스토리? 허스토리는 있었지만 어쨌든 자기는 아니라고 했다. 나는 잠재적인 동성애자의 인생은 고달픈 것이라고 말해줬다. 우하핫~!
그리고 나서 녀석은 자기의 도통한 사연을 들려줬는데, 무지 가슴 아프고 감동적인 이성애 러브스토리였다. 그러나 남자 친구 한두 사람, 아니 한 트럭을 사귀었다고 해도… 뭐라고 해야하지, 음… 내가 너가 동성애자이길 너무 바란다기 보다는… 너는 그냥 어느 정도는 경계선에 서 있는 사람으로 보여. 그 감동적인 이성애 러브스토리에도 불구하고 말이지. 그리고 나는 그냥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볼란다. 너가 선택할 삶의 방식을.
커밍아웃이 이렇게 즐거운 거구나…
친동생과 가까운 친구 몇몇을 빼고, 수삼년 만에 친구도 아닌 사람에게 커밍아웃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뭐, 것두 이반이리라 거의 확신하기도 했지만, 일단 나 자신이 깝깝했던 게지. 나눌 수 있는 사람하고라면 나누고 싶었다.
사실 날이 갈수록 이 놈의 회사인지, 감옥인지에서 어쩔 수 없이 가까워져 버린 사람, 매일 수많은 의견을 주고 받는 사람에게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도 너무 피곤하던 차다. 흠흠… 이러다 사고를 치게 될까? 과연? ㅋㅋ 나름 심하게 신중한 뽀~씨다.
녀석의 감동적이다 못해 도까지 통해버린 러브 스토리를 듣자니, 그간의 마음 고생이 얼마나 심했을까, 맘이 아팠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힘들 때, 우리는 혼자 있게 되는 거구나, 생각이 들었다. 정말 힘들 때는 누구에게 기댄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다. 그건 덜 힘든 거라고. 녀석은 깊이 판 만큼 높이 날아오르고 있다. 세상 구경 많이 해. 이게 어디 도통의 끝이간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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