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심상정, 진보의 길을 말한다

[제50차 수요대화모임]

심상정, 진보의 길을 말한다

 최근 들어 소위 ‘진보논쟁’이 각종 매체를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현재의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에서부터 연말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 진보진영이 선택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까지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우리 사회의 내로라하는 지식인들이 논쟁자로 나서고 있습니다.
 말들은 많지만 언론의 지면을 통해서만 오가는 얘기들은 일상을 살아가기 바쁜 우리 서민들에게는 왠지 ‘탁상공론’으로 비춰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3월 수요대화모임에서는 바로 이 ‘진보’에 대해 얘기를 해보려 합니다.
 이야기 손님으로는 최근 ‘가난한 사람을 위한 민주주의’를 하겠다는 포부와 함께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경선출마를 선언한 심상정 의원을 모셨습니다. 심 의원은 최근 한겨레21에서 ‘무능한 것은 진보가 아니라 ‘사이비진보’’라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심 의원과 함께 ‘진보의 길을 말한다’라는 주제로 얘기를 나누려 합니다. 함께 해 주십시오.

- 일시: 2007년 3월 28일(수) 오후 7시 30분
- 장소: 인권연대 교육장(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7번 출구 3분)
- 강사: 심상정 의원(민주노동당 비례대표)
- 주제: 진보의 길을 말한다.
- 참가비: 물론 없습니다. 누구나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 다음은 한겨레21 제649호 실린 심상정 의원의 ‘진보논쟁’에 대한 생각 일부이다.

○ 래디컬한 공약으로 대중의 지지를
= 앞으로 진보 진영은 진보의 가치와 지향을 더 분명하게 하고, 대내외적으로 진보 세력을 공고히 해야 한다. 또 다수 서민의 이해와 요구를 효과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래디컬’(급진적)한 공약을 통해서 다수 서민 대중의 지지를 획득해야 한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우리 정치 구도를 진보와 보수, 수구보수의 대결 구도로 바꿔내는 역사적 전환점을 만들어내는 과제가 진보 진영에 있다.

○ 범한나라당은 노무현의 대연정과 일맥상통
= 노무현 대통령의 극적인 당선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한 것이 바로 비판적 지지였다. 하지만 진보 진영이 추구하는 것은 신자유주의에 맞설 수 있는 정치적 힘을 얼마나 공고히 하느냐다. 지금 비판적 지지를 통해서 집권한 참여정부는 진보 세력을 더욱 강압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연합을 강화하는 흐름을 초래했다. 다수 국민의 입장에서 수구보수 세력과 민주개혁 세력의 차이를 못 느끼고 있다. 그런 점에서 비판적 지지는 패퇴한 자유주의 개혁 세력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고 진보 진영의 정치적 성장을 지연시키려는 것에 불과하다.

참여정부가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한나라당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 비정규직을 늘리는 데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에 차이가 있는가? 한-미 FTA에서 차이가 있는가? 재벌의 이익을 보장하는 데 두 당이 차이가 있는가? 없다. 일부는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노무현 정권이 신자유주의 세력을 인정하면서도 한반도의 평화와 분단의 극복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얘기하는데, 햇볕정책으로 상징되는 탈냉전적 성과는 특정 정치 세력의 성과라기보다 민주화, 진보 운동의 성과라고 본다. 진보적 개별 정치인들의 노력을 다 폄하할 생각은 없다. 열린우리당 내 민주개혁 세력과 궤를 같이한 정치 세력 중에서도 신자유주의에 반대하고 소신껏 진보를 위해서 실천을 해온 분들도 있다. 이 분들과는 얼마든지 폭넓은 연대를 해나갈 수 있다. 이번 대선은 신자유주의 연합동맹 세력과 반신자유주의 연합동맹 세력의 대결이다. 범한나라당과 범민주노동당의 대결이 돼야 한다. 범한나라당은 노무현이 추구하는 대연정과 같다. 노 대통령이 정확히 인정했듯이, 둘 사이에 ‘경제정책이 다른 게 뭐 있냐? 대연정을 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범한나라당이다. 진보 진영에서 민주노동당이 미흡하긴 하지만 진보 정체성을 가진 정치 세력은 민주노동당뿐이다. 일부 시민운동 쪽에서는 민주노동당의 부족함 때문에 별도의 진보적 구심을 얘기하고 있다. 진보를 지향하는 민중시민운동 진영과 진보적인 개별 정치인들이 연대에 동참해야 한다. 나는 한나라당 집권이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걸 막을 수 있는 진보의 내용과 실력을 갖추는 것이 노무현 정부 실패의 교훈이 아닌가 한다.

○ 진보의 개념과 언어가 많이 오염됐다
= 진보 진영도 위기를 맞고 있다는 점에서, 진보 논쟁은 진보 진영의 혁신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진보의 가치가 뭐고, 이 시대의 과제가 뭐고, 진보의 정치적 역량을 어떻게 확대할 것인가에 대한 진보 진영 내부의 치열한 토론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논쟁은 유효하고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논쟁(진보 논쟁 이전)은 진보의 가치와 진보 진영의 가치를 벼리고 강화하기 위해 이뤄진 게 아니었다. 수구와 진보를 사칭하는 이들이 논의를 주도함으로써 진보의 개념과 언어가 많이 오염되고 퇴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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