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이고 싶은데... ㅠㅠ

2007-02-23

글로 쓰면 자기 자신의 치사한 약점을 까발리는 이야기도 실제처럼 치사하게 들리지 않을 때가 많다. 글로 쓰면 도리어 그런 얘기들이 인격자의 자기 고백이나 성찰처럼 보이기도 한다. 나는 평소에도 꽤나 인격자인 척한다. 말이나 행동이나 표정이나 음성으로나. 심지어 스스로 인격자라고 착각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살기도 한다. 나의 약점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 급박한 상황이 되기 전에는.

하아~

정말로 땅이 꺼졌으면, 나를 삼켜 주었으면, 때로는… 때로 내가 아주 부끄러운 짓을 했을 때는. 그렇게라도 해서 내가 잠시나마 반성하고 있고, 내가 정말로 너거들을 미워하는 건 아니라는 걸, 그저 나 자신의 째째함을 어떻게 할 수 없을 뿐이란 걸 보여줬으면…

하지만 땅은 꺼지지 않았다. 대화는 계속되었고, 나는 독사 같은 혀를…
꿋꿋이 자리를 지켜준 사람들의 용기에 고마움을 느끼고 그들이 마음 아플 것에 나도 마음 아파한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으면서. 흠… 사실은 반성하고 있다, 후회하고 있다는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내게는 제일 큰 벌이 될까…

내 마음이 비뚤어진 걸 숨기지 못하고 감당하지도 못하고 단 한 마디의 말, 그 한 마디의 말투로 폭발시킬 때… 나는 언니도 아니고 누나도 아니고 사람으로 태어나지도 못한 육도의 짐승같다…

흠…

흠…

흠…


일반
빠알간 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