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아부지와 나
아부지와 나는 멀리 떨어져 살고 있다.
그래서 전화를 통해 아빠와 소통을 하는데 그게 어느새 익숙해져서
명절때 아빠를 직접 보면 어색하다 . 왠지 말을 더 아낀다.
아빠도 조금 어색 해 하는거 같기도 하고 .
친구들과 있을때 아부지 전화를 받으면 아부지랑 친한거 같다고
신기해하기도 한다.
오늘도 역시 친구 같은 아부지랑 전화통화를 했다.
무려 밤 열두시 넘어서까지.
밥은 먹었냐 오늘은 뭐했냐 아부지는 오늘 뭐 했다.라는
이야기를 하시면서 오늘 약간 속상했다고 말을 꺼내신다.
그리고 갑자기 S회사에 들어 가라고 하신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아빠와 나의 대화
" 아빠, 갑자기 무슨 소리고. 난 S회사에 들어 가는게 꿈이 아니다"
" 너, 4월달에 일 그만둔다메, S회사 들어가라"
"왜 갑자기 그러노"
" ..그냥 너 좋으라고 하는 소리다! 들어가라!"
"싫타 ! 내가 하고 싶은건 그게 아니다"
"그럼 뭔데, 뭐할껀데 니가 하고 싶은게 뭔데 ! 지금부터 차근차근 시집갈 준비 해야 될꺼 아니가!
니 나중에 아빠 원망하지 마래이! "
"아빠 원망안한다! 걱정마라! 시집 안간다 안간다!!! "
이런 대화를 오가며 끝에는 나는 아빠 심정 이해가 간다고 아빠는 너한테 미안해서 그런거라고 .
내가 한살한살 나이를 먹을수록 사회인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갈수록, 아빠도 요새 많은 걱정을 하고
있는거 같다. 내 딸이 잘 되야 할텐데. 안정적인 직장에서 돈 벌고 시집가고 예쁜 손주도.
솔직히 내가 이렇다 할만한 일을 하고 있지도 보여주고 있지도 않아서 더 불안하고
주변사람들의 자식소식을 들을때마다 속상하신거 같다 . 내 딸도 잘 되야 할텐데.
사실, 아빠는 내가 그림을 그리는걸 좋아한다는 사실을 모른다. 초등학생때 이후. 내가 그림을 그리는 것도 본 적도
없으시고 내가 뭘 좋아하는 지도 잘 모르신다.
사실, 나도 아빠가 어떤 걸 좋아하는지. 지금 아빠의 심정이 어떤지 잘 모른다.
주변 사람들은 아빠와 내가 친한거 같다며 이야기 하지만, 사실 아부지와 나는 서로에 대해 너무 모른다.
서로의 속마음 이야기를 솔직하게 이야기 한지도 얼마 안 되었다.
내가 워낙 혼자 결정하고 혼자 생각하는 게 버릇이 되어서. 아부지는 아부지 나름대로의 아부지라는 이름 때문에.
나와 아부지의 소통이 어려웠던거 같다.
아부지가 생각하는 안정적인 직장에서 돈을 벌고 시집갈 수 없을지 모르겠지만.
이제 점점 아부지와 예전과 다른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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