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1-25
종로는 오래된 동네다. 조선시대부터 상가였다. 그 이전에는 어땠을까?
종로는 오래된 동네다. 아직도 뒷골목을 잘 살펴보면 하수도가 생기기 전에 허드렛물을 버렸을 법한 개골창이 보인다.
종로에는 아저씨들이 많다. 할아버지들도 많다. 오래 사는 걸로 치면 할머니들이 훨씬 많은데도 종로에는 할아버지들만 득시글 하다. 그래서 아저씨의 동네라는 것이 실감난다. (할아버지, 아저씨들을 공격하려는 건 아니다. 단지 숫적으로 훨씬 더 많은 할머니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움… 따듯한 방바닥을 지키고 계시려나… )
1, 2가에는 젊은이들도 많지만 3가를 넘어서면 아저씨들이 어깨를 밀치며 지나간다.
종로에는 싼 밥집도 많다. 낙원 상가 근처에는 1500원 받는 해장국집이 유명하다. 가끔 가서 3000원짜리 떡국을 사먹는 집이 있다. 그 집에서 제일 많이 파는 것은 2000원짜리 짜장면과 우동이다. 그 집은 아주 작아서 두 명이 일행으로 오는 일도 거의 없다. 아저씨나 할아버지들이 한 명씩 들어와서 모르는 사람끼리 한 식탁에 대각선으로 앉거나 아니면 벽에 붙은 식탁에 앉아 짜장면이나 우동을 먹는다. 짬뽕은 없다. 음식은 아저씨가 한다. 주문을 받고 물을 주고 음식을 날라주는 아주머니는 말씨로 봐서 조선족이다.
길을 건너 학원 골목으로 가면 깔끔하고 맛깔스런 반찬과 찌개 백반이 3000원이다. 그런 집 앞에는 늘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종로는 재밌는 동네다. 오래된 동네다. 강남대로나 테헤란로(이 길 이름이 바뀐 것 같던데, 뭘로 바뀌었는지 잘 모르겠다)처럼 화려하거나 세련되지는 않았다. 화려하려고 해봤자 촌스러움으로 결론이 난다. 세련되려고 하면 곧 비참해지는 동네다. 하지만 좀 지저분하고 (정말 굉장히 지저분하다) 덜 정돈된 모습을 참고 들여다보면 작고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구석이 많이 남아있는 동네이기도 하다. 인사동만 아름다운 게 아니다. 종로는 그대로 작고 더럽고 골목골목이고 휘어지고 꺾어지고 칸칸이고 허름하고 한 대로, 그런대로 괜찮은 동네다. 언젠가 그 아름다움이 알려져서 인사동처럼 정비되는 안타까운 일이 없기를, 종로는 그대로 지저분하고 복잡한 채로 남아주길 기원한다.
아저씨, 할아버지들이 남의 어깨를 밀치고 지나가면 재수 없고 은근슬쩍 만지면서 지나가면(웩!) 짜증나지만. 나는 때로 마치 내가 그 아저씨들 중의 한 사람인 것처럼 (정말 그런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면은 메롱이 젤 싫어하는 면이기도 하다. 그런데 사실 나의 그런 아저씨 얼굴이 그렇게 자연스럽거나 훌륭한 거는 아니라고 해도 나의 일부인 것은 사실이다. 나는 좀 그냥 뭐랄까… 아저씨스러운 면이 있다…) 구부정하고 침침하게 종로 거리를 돌아다닌다. 그리고 아저씨들이 가득 찬 싸구려 밥집에 가서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 나오는 샐리처럼 ‘계란 빼구요 조미료는 넣지 마시구 싱겁게 해주세요’라고 주문을 한다. 웃기는 년이지. 나의 비밀스런, 즐거운 동네 탐험은 계속된다.
종로는 오래된 동네다. 조선시대부터 상가였다. 그 이전에는 어땠을까?
종로는 오래된 동네다. 아직도 뒷골목을 잘 살펴보면 하수도가 생기기 전에 허드렛물을 버렸을 법한 개골창이 보인다.
종로에는 아저씨들이 많다. 할아버지들도 많다. 오래 사는 걸로 치면 할머니들이 훨씬 많은데도 종로에는 할아버지들만 득시글 하다. 그래서 아저씨의 동네라는 것이 실감난다. (할아버지, 아저씨들을 공격하려는 건 아니다. 단지 숫적으로 훨씬 더 많은 할머니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움… 따듯한 방바닥을 지키고 계시려나… )
1, 2가에는 젊은이들도 많지만 3가를 넘어서면 아저씨들이 어깨를 밀치며 지나간다.
종로에는 싼 밥집도 많다. 낙원 상가 근처에는 1500원 받는 해장국집이 유명하다. 가끔 가서 3000원짜리 떡국을 사먹는 집이 있다. 그 집에서 제일 많이 파는 것은 2000원짜리 짜장면과 우동이다. 그 집은 아주 작아서 두 명이 일행으로 오는 일도 거의 없다. 아저씨나 할아버지들이 한 명씩 들어와서 모르는 사람끼리 한 식탁에 대각선으로 앉거나 아니면 벽에 붙은 식탁에 앉아 짜장면이나 우동을 먹는다. 짬뽕은 없다. 음식은 아저씨가 한다. 주문을 받고 물을 주고 음식을 날라주는 아주머니는 말씨로 봐서 조선족이다.
길을 건너 학원 골목으로 가면 깔끔하고 맛깔스런 반찬과 찌개 백반이 3000원이다. 그런 집 앞에는 늘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종로는 재밌는 동네다. 오래된 동네다. 강남대로나 테헤란로(이 길 이름이 바뀐 것 같던데, 뭘로 바뀌었는지 잘 모르겠다)처럼 화려하거나 세련되지는 않았다. 화려하려고 해봤자 촌스러움으로 결론이 난다. 세련되려고 하면 곧 비참해지는 동네다. 하지만 좀 지저분하고 (정말 굉장히 지저분하다) 덜 정돈된 모습을 참고 들여다보면 작고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구석이 많이 남아있는 동네이기도 하다. 인사동만 아름다운 게 아니다. 종로는 그대로 작고 더럽고 골목골목이고 휘어지고 꺾어지고 칸칸이고 허름하고 한 대로, 그런대로 괜찮은 동네다. 언젠가 그 아름다움이 알려져서 인사동처럼 정비되는 안타까운 일이 없기를, 종로는 그대로 지저분하고 복잡한 채로 남아주길 기원한다.
아저씨, 할아버지들이 남의 어깨를 밀치고 지나가면 재수 없고 은근슬쩍 만지면서 지나가면(웩!) 짜증나지만. 나는 때로 마치 내가 그 아저씨들 중의 한 사람인 것처럼 (정말 그런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면은 메롱이 젤 싫어하는 면이기도 하다. 그런데 사실 나의 그런 아저씨 얼굴이 그렇게 자연스럽거나 훌륭한 거는 아니라고 해도 나의 일부인 것은 사실이다. 나는 좀 그냥 뭐랄까… 아저씨스러운 면이 있다…) 구부정하고 침침하게 종로 거리를 돌아다닌다. 그리고 아저씨들이 가득 찬 싸구려 밥집에 가서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 나오는 샐리처럼 ‘계란 빼구요 조미료는 넣지 마시구 싱겁게 해주세요’라고 주문을 한다. 웃기는 년이지. 나의 비밀스런, 즐거운 동네 탐험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