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4일과 5월 7일 사이에

2006-05-07

3월 24일과 5월 7일 사이에 헤어짐이 왔다.
‘다짐하는 사랑’을 하려고 했건만 아직은 내게 때가 아닌가, 아니면 너와 내가 인연이 아닌가.

지나간 사랑은 잊고 앞을 보고 나가려고 한다.
일이 나를 구원해 주기를 지금은 바라고 있다.
일과, 네가 없는 나의 게으름이 휴식이 쉼이 나를 구원해 주기를.

조제는 조리대에서 뛰어 내린다. 경쾌하게.
경쾌하게 조리대에서 바닥으로 다이빙한다.
누구에게는 다리를 쓰지 못하는 소녀, 조리대에서 바닥으로 다이빙하는 소녀이겠지만.
나에게는 사랑이 지나가도 인생은 남는다,라는 제목의 다이빙이다.

12년에 걸친 두 번의 만남.
3년 반과 일년, 도합 4년 반.
후회는 없다. 이제야 비로소, 비로소 너와 나의 길이 뚜렷이 다르다는 것이 보인다.
이걸 보려고 지난 일년이 필요했던 걸까.

여튼 이제 나는 더 이상 너를 나로 착각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너는 너.
나는 나.
나는 여기에.
너는 거기에.
그리고 점점 멀어지는 길 위에.

보인다. 운명의 굴레를 벗어나게 돼서 기쁘다. 착각이었다 해도 너는 나에게 운명적인 사람이라고 가슴 깊이 느끼고 있었는데. 이제는 이 생에서 할만큼 했다는 느낌이 든다.

더 이상은 다음 생에 너를 만날까 마음 졸이지 않게 되어서 기쁘다.
기쁘다.
기쁘다.
드디어 끝났구나.
끝났구나.
미련 없이 끝났구나.

아직은 헤어짐에 익숙해지고 있는 중이다.
습관은 무서운 것이라.
하지만 이렇게 미련 없는 느낌이라니.

아직도 화는 난다.
그래도 미련은 없다.

누구라도 빨리 만나서 보호받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하루하루 나에게 맡겨진 시간과 자유를 즐기며 행복한 나 자신을 보기도 한다.

지금은 그렇게 나 자신을 보고 있다.
사랑을 원하지만 쉽게 다시 사랑에 빠지고 싶진 않다.
지금은 나 자신을 느끼며 혼자 있는 것으로 만족한다.
일반
빠알간 뽀 1

댓글 1개

나님의 코멘트

드디어 끝난다는 느낌...그래서 후회도 미련도 없는데...왜 가슴에는 응어리가 불쑥거리는 걸까요...나 자신을 느끼면 혼자있는 것이 주는 충만감이 찾아들때 왜 나를 떠난 사람에게 미안해지는 걸까요...그래서 제법 오랫동안 보지않는 것이 완전한 끝남을 만들 수 있을거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