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루다님, 상담소에 잘 찾아오셨습니다.
말씀하신 것 처럼, 상담원 또한
네루다님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이 도처에 많이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나와 비슷한 사람이 세상에 또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이
또는, 그런 환경 속에서 지내게 된 것이
고민을 풀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올려주신 글을 보면
네루다님께서 이성애자임을 확신하고 있었던 시기에
친목까페에서 양성애자를 자주 접하면서
점차 다른 성정체성에 대한 가능성을
자연스럽게 열어두게 된 것 아닌가 싶습니다.
가족 중에 언니분과 까페 사람들 또한
네루다님처럼 양성애자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하거나
스스로가 양성애자인 사람들이었기에
성정체성에 대한 선입견도 적었을 것 같고요.
이런 와중에
실제로 네루다님이 '양성애자'로서 정체화할 만한
특정한 상대도 있었네요.
여기서
'남성적' 부분을 가진 상대방
(아마도 짧은 머리와 샤랄라하지는 않은 옷차림 등으로 비유되는)
과의 플라토닉 러브가 취향인 네루다님이
진정한 양성애자냐 아니냐를 궁금해하고 계시고요.
많은 이성애자들 중에
매우 샤랄라한 상대를 좋아하는 사람부터
보이쉬한 상대를 좋아하는 사람까지 있는 것 처럼
또한 많은 이성애자들 중에
플라토닉도 있고
섹스를 가장 중요시 여기는 사람도 있는 것 처럼
그리고 이 사람들중에
누구는 이성애자고 누구는 이성애자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처럼
네루다님의 취향도, 그저 수많은 양성애자들의 취향 중 하나이겠지요?
상담원은
내가 나 자신을 어떠한 사람으로 받아들이고 싶은지,
어떠한 정체성을 가지고 사는 것이 행복할지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세세한 취향이 남들과 어떻게 다른지를 재는 것보다
더욱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성애자들에게는 각자의 개성중에 하나로 받아들여지는 취향을
양성애자나 동성애자에게는
그 진위를 가리는 기준처럼 활용하려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사실
동성애자나 양성애자는 어떤 특정한 성향을 지닌 사람일 것이라는 편견과
어떻게 해서든 그 특정한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양성애자나 동성애자로
받아들이고 싶어하지 않는 두려움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루다님의 입장에서는 유별난 성향이 아니지만,
사실 많은 사람들이(동성애자/양성애자들 스스로도)
이런 편견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뭔가 결핍되거나 성장 과정이 잘못되었다는 편견,
변태적으로 성관계에 집착하며 산다는 편견,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는 죄악이라는 편견도 존재합니다.
학교에서든 직장에서든
뒤에서 수근거리기도 하고
괴롭히기도 하고
승진이나 입학 등등에 불이익을 주기도 합니다.
물론, 그동안의 성소수자인권운동을 통해
과거보다는 성소수자 스스로도 더욱 목소리를 내는 추세이고
많은 사람들이 적어도 사회적으로 성소수자들을 차별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는
동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동성애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 혐오의 감정 등은 남아있고,
사람들은 이를 은연중에, 네루다님의 친구분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하기도 합니다.
편견은 눈에 보이는 것도,
매번 의식하며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스스로를 돌아보고 고쳐나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지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마치 깨어있는 사람인 척 하다가도,
막상 내 주변에 성소수자가 존재하면 돌변하는 사람도 있고요.
이런 호모포비아때문에
성소수자들이 이성애자들처럼 그저 아무렇지 않게
남들과 다를 바 없이 사는 자신들의 모습을 드러내기가 어려운데
한편으로는
주변에서 성소수자들을 접하며 '이상할 것이 없음을' 체득하지 못하기에
더더욱 자신의 호모포비아를 깨기가 어렵기도 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커밍아웃하는 것은
특히 상대방 또는 내가 소속된 집단의 성격을 잘 모르는 경우에는
신중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커밍아웃 이후에 더욱 신뢰관계가 형성되기도 하지만
원치않는 사람에게까지 아웃팅당하여 난처해지기도 하고
학교나 직장에서 부당한 징계나 심리적인 상처를 받을 수도 있음을
어느정도는 인지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커밍아웃을 할 때는,
상대의 반응은 예상하기 힘들더라도
내 정체성에 대해, 나의 동의없이
다른사람에게 말하고 다녀서는 안된다고
꼭 주의를 주시기 바랍니다.
어떻게 보면, 네루다님께서 생각했던 것 보다
편하지 않은 세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미 네루다님의 어깨를 다독여 줄만한
좋은 모임과 가족구성원이 옆에 계시니,
큰 어려움은 없으시리라 짐작합니다.
상담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열명이 나를 반대한다 해도
나를 나로서 온전하게 인정하고 지지해주는 단 한 사람이
있다면 족한것 같습니다.
제 답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201004
말씀하신 것 처럼, 상담원 또한
네루다님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이 도처에 많이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나와 비슷한 사람이 세상에 또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이
또는, 그런 환경 속에서 지내게 된 것이
고민을 풀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올려주신 글을 보면
네루다님께서 이성애자임을 확신하고 있었던 시기에
친목까페에서 양성애자를 자주 접하면서
점차 다른 성정체성에 대한 가능성을
자연스럽게 열어두게 된 것 아닌가 싶습니다.
가족 중에 언니분과 까페 사람들 또한
네루다님처럼 양성애자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하거나
스스로가 양성애자인 사람들이었기에
성정체성에 대한 선입견도 적었을 것 같고요.
이런 와중에
실제로 네루다님이 '양성애자'로서 정체화할 만한
특정한 상대도 있었네요.
여기서
'남성적' 부분을 가진 상대방
(아마도 짧은 머리와 샤랄라하지는 않은 옷차림 등으로 비유되는)
과의 플라토닉 러브가 취향인 네루다님이
진정한 양성애자냐 아니냐를 궁금해하고 계시고요.
많은 이성애자들 중에
매우 샤랄라한 상대를 좋아하는 사람부터
보이쉬한 상대를 좋아하는 사람까지 있는 것 처럼
또한 많은 이성애자들 중에
플라토닉도 있고
섹스를 가장 중요시 여기는 사람도 있는 것 처럼
그리고 이 사람들중에
누구는 이성애자고 누구는 이성애자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처럼
네루다님의 취향도, 그저 수많은 양성애자들의 취향 중 하나이겠지요?
상담원은
내가 나 자신을 어떠한 사람으로 받아들이고 싶은지,
어떠한 정체성을 가지고 사는 것이 행복할지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세세한 취향이 남들과 어떻게 다른지를 재는 것보다
더욱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성애자들에게는 각자의 개성중에 하나로 받아들여지는 취향을
양성애자나 동성애자에게는
그 진위를 가리는 기준처럼 활용하려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사실
동성애자나 양성애자는 어떤 특정한 성향을 지닌 사람일 것이라는 편견과
어떻게 해서든 그 특정한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양성애자나 동성애자로
받아들이고 싶어하지 않는 두려움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루다님의 입장에서는 유별난 성향이 아니지만,
사실 많은 사람들이(동성애자/양성애자들 스스로도)
이런 편견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뭔가 결핍되거나 성장 과정이 잘못되었다는 편견,
변태적으로 성관계에 집착하며 산다는 편견,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는 죄악이라는 편견도 존재합니다.
학교에서든 직장에서든
뒤에서 수근거리기도 하고
괴롭히기도 하고
승진이나 입학 등등에 불이익을 주기도 합니다.
물론, 그동안의 성소수자인권운동을 통해
과거보다는 성소수자 스스로도 더욱 목소리를 내는 추세이고
많은 사람들이 적어도 사회적으로 성소수자들을 차별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는
동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동성애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 혐오의 감정 등은 남아있고,
사람들은 이를 은연중에, 네루다님의 친구분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하기도 합니다.
편견은 눈에 보이는 것도,
매번 의식하며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스스로를 돌아보고 고쳐나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지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마치 깨어있는 사람인 척 하다가도,
막상 내 주변에 성소수자가 존재하면 돌변하는 사람도 있고요.
이런 호모포비아때문에
성소수자들이 이성애자들처럼 그저 아무렇지 않게
남들과 다를 바 없이 사는 자신들의 모습을 드러내기가 어려운데
한편으로는
주변에서 성소수자들을 접하며 '이상할 것이 없음을' 체득하지 못하기에
더더욱 자신의 호모포비아를 깨기가 어렵기도 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커밍아웃하는 것은
특히 상대방 또는 내가 소속된 집단의 성격을 잘 모르는 경우에는
신중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커밍아웃 이후에 더욱 신뢰관계가 형성되기도 하지만
원치않는 사람에게까지 아웃팅당하여 난처해지기도 하고
학교나 직장에서 부당한 징계나 심리적인 상처를 받을 수도 있음을
어느정도는 인지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커밍아웃을 할 때는,
상대의 반응은 예상하기 힘들더라도
내 정체성에 대해, 나의 동의없이
다른사람에게 말하고 다녀서는 안된다고
꼭 주의를 주시기 바랍니다.
어떻게 보면, 네루다님께서 생각했던 것 보다
편하지 않은 세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미 네루다님의 어깨를 다독여 줄만한
좋은 모임과 가족구성원이 옆에 계시니,
큰 어려움은 없으시리라 짐작합니다.
상담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열명이 나를 반대한다 해도
나를 나로서 온전하게 인정하고 지지해주는 단 한 사람이
있다면 족한것 같습니다.
제 답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20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