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도움을 받고자 하는 간절한 소망으로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저는 현재 19살의 여고생으로, 이 혼란이 시작 된 지는 약 10개월이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초등학생 때부터 이성 뿐 아니라 동성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자위를 할 때에도 이성보다는 동성을 생각했습니다
이런 동성애적 성향은 저의 첫 너무나 소중한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부터였습니다

이 친구는 같은 반 친구인데, 처음에는 친한 친구로 지내고 싶은 맘에서부터 출발했으나 점점 친해지면서 이 친구도 저에게 그런 약간의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게되었고, 저희는 아직까지도 뗄레야 뗄 수 없는 하나로써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성관계를 처음 가진 것은 9월초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사실 저는 어렸을 때 성폭행을 당해 10살이란 나이에 벌써 법정에도 서보고 초등학교 때의 집단폭력 등 인간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이 참 많이 있습니다
이 친구는 제게 있어서 첫 진정한 친구이자, 제가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다가갈 수 있었던 유일한 존재였어요
단순한 호기심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해두고 싶습니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마음에 품고 위한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벅찬 일인지,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또 '인간'에 대한 저의 믿음을 가지게 해준 사람이 이 친구입니다

정말 많은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이 친구가 다른 친한 친구를 사귀게 되면서 저에게 거짓말을 하고
그 친구와 매일 밤에 두시간가까이 전화를 하는 것을 알게되면서
저는 앞으로 이 친구 없이 어떻게 버텨야 할 것인지,
나아가서 저의 이 사랑이 결실을 맺을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제게는 이 친구는 더이상 가슴 설레이는 정도의 존재가 아니라
제 인생의 파트너이자 휴식처이자 좋을 때만 같이 있는 이기적인
사랑이 아닌, 서로의 가장 힘든 고난까지도 함께 짊어질 수 있다는
절대적인 신뢰를 가지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저도 참 많이 변했고 그 친구도 많이 변했습니다 서로를 닮아가면서요
이 애틋한 마음을, 감히 진정한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 진심을
어린 나이의 단순한 호기심으로만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사랑이라는 너무 흔한 말로 설명하기에는 오히려 그 진실성을
해치는 것만 같을 정도로 간절한 마음입니다
상담자님도 저의 이런 마음을 꼭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런 마음 억누르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지금도 하고 있고요
스킨쉽 하지 말자, 애칭 부르지 말자, 서로 좀 떨어져 지내자...
매일 밤마다 제가 느끼는 것은 그 아이를 잃는 것만 같은 두려움입니다
제 자신의 목숨을 잃는 것 만큼이나 두렵고 가슴이 아픕니다
특히나 요 몇일간 잠을 이루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저희 어머니께서 미친년들 이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도 그 친구를 잘 아십니다
항상 야자 끝나고 같이 집에 데려다주시고 함께 밥도 먹었고
그 친구의 부모님과도 자주 연락하시고 만나십니다
양쪽 부모님들은 모두 저희가 너무나 친한 친구인 줄로만 아시지
이런 사이인 줄을 모르십니다
그러다가 제가 어제 요즘 항상 생각해오던 주제를 장난스럽게 꺼냈습니다
커서 결혼 안하겠다고요. 그 친구도 안하겠다고 했다구요
그랬더니 어머니께서 너희 둘끼리 결혼하게? 이러시길래
제가 응 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진지한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그러자 어머니께서 미친년들 이라고 말씀하시고 가버리신 겁니다
그 말을 듣자마자 어머니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결국엔 우리 둘 아무리 서로 사랑한다고 해도 결국엔 받아들여질 수
없겠구나, 결국엔 이루어질 수 없겠구나..

저의 오랜 꿈은 진정한 사랑을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한 번도 남자친구를 사귀어보지 못했고, 항상 짝사랑만 해오던
저였기에 누군가 날 좋아해주기는 할까?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이루어져서 평생을 함께 할 수 있을까?
항상 소망해오던 바였습니다
또 아기들을 매우 귀여워해서 머릿속으로 미래의 아기 방을 어떻게
꾸밀지를 생각하며 즐거워하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꿈이 제게서 멀어져가고만 있습니다
이 친구가 아닌 다른 사람을 이 친구만큼 사랑할 자신도 없을 뿐더러
이 친구를 잊을 수 없을 것만 같습니다
아무리 남자친구가 생기고 결혼을 한다 하더라도
그 사람에게 제 모든 마음을 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무엇을 하더라도 그 친구와 같은 행동을 했던 때가 생각날 것이기에..
또 저는 제 미래의 남편에게 아무것도 숨기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라면 제겐 언제나 비밀이 있을 것이고
온 사랑을 나누지 못하는 부부사이에 어떻게 진정한 행복이
있을 수 있을 것인지 저는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저희는 같이 이민가서 결혼 등록은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고 싶다는
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어머니께서 가장 반대하시는 것이 미혼으로 남는 것..
최악의 효라고 생각하시는 분입니다
그 친구의 부모님도 굉장히 보수적이셔서 절대 반대하실 것입니다

이 친구를 진심으로 사랑하면서 너무나 많은 문제들이 생겨버렸습니다
이 친구와 계속 이 상태가 유지되어 결혼할 수 없을 것만 같고,
억지로 그 마음을 누르고 결혼하면 결국엔 파탄 뿐일 것이고,
이 친구와 서로 정리하고 헤어진다 하더라도 잊지 못할 것임을 압니다
저의 오랜 인생의 꿈도 완전한 성취가 불가능해졌고,
커밍아웃을 하면 가문의 배신자로 여겨질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가족들을 버리고 이민 가야 할 것입니다
거기서 누구와 어떻게 사는 지 밝히면 또 역시 가족과는 끝이고
그걸 숨기고 살자니 저는 자신이 없습니다
동성애자로써의 삶을 택함으로써, 혹은 택하지 아니함으로써
잃게 될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국제 기구에서 일할 제 꿈조차 순탄히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고
가족들의 지지 없이 원망당하고 그들을 배반하는 삶을 사는 것은
이 소중한 친구를 잃는 것 만큼이나 두렵습니다

지금 당장 이 문제를 매듭짓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단지 지금 현실에서 저는 매 순간이 너무나 혼란스럽고
두렵고 괴롭습니다
앞으로 어떤 미래가 올 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부정적일 것이라는
생각을 떨쳐내기가 힘듭니다
약간의 불면증 증상 조차 보이는 것 같습니다
저와 그 친구 둘만 지고 가기에는 너무나 무거운 짐입니다
조금이라도 제게 조언의 말씀을 해 주신다면 너무나 감사하겠습니다


상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