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님, 상담소입니다.

반갑습니다.
다만님. ^^

이렇게 다시 찾아오셔서
잘 지내고 있다는 안부 전해주시고,
상담이 힘이 되었다는 말씀까지
해주시니 상담원도 마음이 무척 좋습니다.

그간 마음이 많이 진정되셨다고요.
고민되는 일에 대해서 동생에게도 털어놓으셨고요.
동생이 다행히 상상했던 경멸조의 반응을 보이지 않고,
님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해해보려고 하는 모습을 보며
안심도 되고, 마음도 편해지고, 무척 안심이 되는 마음에 펑펑 우셨다구요.

님의 상황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격려해주는 말은 아니었지만
님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동생이 무척 고마웠을 것 같아요.
가족에게 자신을 이야기한다는 것,
특히나 다만님 같은 기독교 분위기의 집안에서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쏟아놓는다는 것은
무척 겁이 나는 일이었을텐데,
그 경험이 님을 안심시키고, 힘을 주는 일이 되어서
너무 다행스럽습니다.

그렇게 한발자국씩 해나가시면 될 것 같아요.
자신을 차근차근히 들여다보고,
준비된 상태에서, 주변의 안전한 사람부터
조금씩 자신을 드러내는 작업이요.

어떻게 보면,
동생이 다만님을 모두 받아들인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라도 이 마음이 지속되면 그때 가서 다시 이야기해보자.
라고 이야기한 것은 상담원에게 상당히 희망적으로 들리는 것 같습니다.

동성애에 대한 정보를 접하기 어렵고,
이성애만이 정상이라고 강요되는 분위기의 우리 사회에서
자신의 가족이 동성애 정체성을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는 것 자체가 충격이고 위협일 수 있는 것인데요.

동생이 그래도 다만님을 생각하고 이해해보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도 꾸준히 얘기를 나눌 의사를 갖고 있다는 점이
매우 반갑게 들려옵니다.

앞으로 동생과 또 얘기를 나누고, 고민을 털어놓을 일이 생길 때
동생이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거든,
차근차근 잘 설명을 해주시고,
동생이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틀을 넓혀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더불어,
동생이 다른 가족 구성원들에게
다만님의 얘기를 님의 동의 없이 얘기하지 않도록,
입단속도 확실히 해야할 것 같고요.

부모님께서 아시는 것은 더더욱 조심하셔야 할 거에요.
동생에게 말했던 것처럼 충동적으로 이야기 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자신의 정체성은 다만님 스스로가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본인이 준비가 되었을 때
직접 말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아마도 가족에게는 처음 이야기를 털어놓을셨을텐데,
한번 경험하고 나니 마음이 어떠실지,
이 경험이 다만님에게 어떤 자원이 되고,
미래에 어떤 기억으로 남을지,
앞으로 님께서 자신을 받아들이시는 데 어떤 방식으로 힘이 될지
상담원은 기대가 됩니다.

좋아하는 친구가 보고 싶지만,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지내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잘 버티고 계시다고요.

씩씩한 다만님의 행보 응원하고 싶습니다.
정말 큰 일 하셨어요.

앞으로도 좋은 소식, 힘든 소식
나누고 싶은 일 있으면
언제라도 상담소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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