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오셨습니다.
상담소입니다.

님의 글을 읽으면서,
애인과 친구의 배신을
어떻게든 받아들여보려고
힘겹게 고민하고 계시는
님의 마음 속 싸움들이 전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정말 많이 속이 상하셨을 것 같습니다.

님께서 느꼈을 당혹스러움과 배신감도
이해가 되구요.

애인분이 님의 친구분과 something 이 있었다고
말씀하신 것은
두 사람이 원나잇을 했다는 의미이시죠.

님께서는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서
이 사람 저 사람 ‘맛보려고’ 하는 심리가
어떤 것이냐고 물어오셨습니다.

상담원 역시
어떻게 말씀드려야할지
고민을 좀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원나잇이라고 하는 하룻밤의 섹스관계는
다양한 관계에서,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고,
저마다의 이유들이 각양각색일 것이기 때문에
상담원이 그 마음들을 속속들이 말씀드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님께서
원나잇 자체를 도덕적인 잣대로 재단하려고 하시는 것
같지는 않아 보였구요.

단지,
애인분이 교제 관계를 맺고 있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들과 원나잇 관계를 갖고 있는 것에
대한 배신감과 이해할 수 없는 마음에서
어떤 이유로 그러는 것인지
알고 싶어하시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님.
상담원은 무엇보다도 님께서 애인분께
진심으로, 진지하게 대화를 청하고
이 문제에 대해서 함께 고민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애인 분의 마음 속,
애인분이 계속적으로 원나잇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이기 때문이에요.

그저 충동적인 실수일 뿐인지,
교제관계에서 채울 수 없는 어떤 점이 원나잇에는 있기 때문인지,
애인의 설명을 통해 들여다보셔야 할 것으로 보여요.

님의 괴로운 심정과
상대에 대한 기대에 대해서도 분명히 전달을 하셔야할 것 같네요.
자기의 애인이 다른 사람들과 원나잇을 하는 것을
편하게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은 흔치가 않죠.

애인의 행동으로 인해
님께서 이렇게 괴로워하고 계신데,
그에 대한 배려와 약속을 상대에게 요구하는 것은
관계에 필요한 일이지 않을까요.

혼자서 애인의 마음 속을 알아내고 이해해보려고
애쓰시기보다는 직접 대화를 나누어보는 것이
지금 가장 시급한 것 같습니다.

이미 지나간 과거의 일이라고 하지만,
님께서 애인과 친구의 행동을 마음 속으로
용서하고 받아들이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모로
그런 애인을 님께서 감당할 수 있겠고,
감당할 의지가 있으신지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원나잇을 허용하기로 서로가 합의한 관계가 아니고서야
상대가 괴로워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
그런 행동을 끊을 수 없다고 한다면
님께서 지금 맺고 있는 애인분과의 관계 자체에
대해서 재고를 해보실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한편으로 조심스럽게 이런 말씀도 드리고 싶네요.

애인이 자신의 행동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님께 미안해하고,
앞으로는 주의하겠다고 노력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면,
과거의 일을 진정한 과거의 일로 흘려보내고
현재의 관계에 충실하는 방법도 있다는 것을요.

애인분과 친구분께서 저질렀던 행동이
님께 너무나 선명한 상처를 남겼겠지만요.

그 행동이 님의 존재 자체를 무시한 것이 되고,
님의 자존심의 하락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에게 몸이 갔던 경험은
‘이끌림’ 혹은 ‘사랑’이라는 총체적인 경험의 일부일 뿐이기도 하잖아요.
때로는 몸보다도 마음이 누군가에게 가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룻밤의 불장난보다 일상적인 관계에서의 친밀감이
더 든든하고, 단단하다고
상담원에게는 보여지기도 합니다.

무엇이 사랑이고, 무엇이 관계에서 핵심적으로 중요한 것인지,
몸인지, 마음인지, 둘다인지.
하는 것들을 님께서 차근차근 살펴보시고,
애인의 행동을 다시 한번 바라보셨으면 좋겠네요.

불미스러운 행동을 하고,
님께 배신감을 안겨준 애인분과 친구분을
직접 만나서 사과를 받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자는
다짐을 단단히 받아두는 것도
님이 그 사람들을 용서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방법이 되든지,
님께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애인과의 진지한 대화와 합의가 충분히 이루어졌으면 하구요.

지금까지 상담원이 드린 얘기들이
님께서 자신의 상황을 바라보는 데
작은 도움이나마 되었기를 바랍니다.

님께 위로하는 마음과 격려하는 마음... 함께 전하고 싶습니다.

또 도움 받고 싶은 고민이 생기시면
상담소 찾아주셔요.

그럼 이만 상담을 마치겠습니다.

* 한국레즈비언상담소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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