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을 하고 난 이후 저번 내담에서 염려했던 상황이 벌어지고 있네요.
친구를 다시 보고 난 이후 처음 절교했을 때 처럼 괴로워서 어찌해야 할지 막막하시다고요.
있잖아요. 님!
많은 사람들이 사건이 일어나서 감정이 생긴다고만 생각하지만, 감정이 사건을 불러오는 부분도 간과 해서는 안된답니다. 지금 님의 슬프고 힘든 마음이 단지 그 상황이 슬프다는 것에 이미 개학 전부터 '너무 힘들거야'라고 생각했던 것이 더해져 있지는 않은지 한번 점검해 보세요. 감정을 다스리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더이상 그 친구와 화해하는 것을 목적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몇차례 말씀드렸듯이 적어도 지금은 친구와의 인연은 정리가 된 듯 하니까요. 계속 그 친구를 생각하고 화해 할 타이밍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전혀 님에게 도움이 되지 않아요. 만약 그 친구와 화해를 하게 된다고 해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려 그 기회를 잡아 화해를 할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인연이되고 서로의 마음이 동해서 화해를 해야지 탈이 없을테니 말이에요.
지금 님이 절교했을 처음 시점 처럼 괴로운 것은, 아마도 아직까지 그 친구에 대한 미련을 접지 못하고 화해할 시기를 노리고 있기 때문일꺼에요. 그러니 친구의 표정 하나하나가 새삼 가슴에 못을 박는 것이겠지요.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친구와의 화해는 잠시 접어두시길 바라요. 아직은 친구에게도 님에게도 서로에 대한 시간이 더 필요하고 말이지요. 친구에게 버림받으셨다고 말씀하셨지요? 내담글을 보면 '버려졌다'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사실 이런식의 표현은 자신을 '피해자화'시키는 문제가 있어요.
즉, 내담글을 읽다 보면 지금 상황에서 피해자가 된 듯 느껴진다는 얘기지요. 하지만 관계는 쌍방적인 것이에요. 더욱이 님 스스로도 자신의 성격이 무척 힘든점이 있었고 그 친구와 그부분 때문에 트러블이 많았다고 인정하셨는데, 자꾸 버려졌다라는 말을 쓰는 것은 스스로를 더욱 비참하게 하기 떄문에 실제 상황 보다 더 큰 슬픔을 느끼게 될 수도 있어요.
상담원은 님이 버려졌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인간관계에서는 서로 안 맞다 보면 얼마든지 관계를 해소 할 수 있으니까요. 그 과정에서 한쪽이 너무 비겁하거나 비열한 행동 하는 것이 아니라면, 헤어짐을 받아 들이는 것도 만남 만큼이나 인연의 자연스러운 과정임을 인정 할 필요가 있어요.
그것이 친구이던 연인이던 인간관계에는 항상 처음과 끝이 있어요. 그리고 지금 님과 친구분의 인연은 마침표를 찍은 것이고요. 두분의 관계는 현재시점에서 이미 끝이 난 것 이라는 점을 확실히 인정하셔야 해요. 그것이 님이 나아지는 첫걸음이 될테니까요.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실제적으로 조절하려 노력하세요. 울고 싶을 땐 우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상황에 따라 이를 악물고 참을 줄도 알아야 하니까요. 슬플때, 공허한 웃음이라도 웃다보면 울고 있을 떄 보단 마음이 나아져요. 사람 감정이 있는 그대로 드러내 놓고 사는 것이 쌓이지 않는다지만, 그렇다고 맨날 울고 죽고싶고 포기하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에요.
정말 울고 싶고 슬프다면, 무엇 때문에 슬픈지, 그 슬픔을 절감하려면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지, 주변 친구들에게는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실제적인 길을 모색하면서 평정심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셔야 해요. 이렇게 말하는 것이 냉정하게 들릴지 몰라도 그냥 무엇인가 일어나기만을 바라는 사람에겐 아무것도 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면 결국 그냥 울고 있던 자신을 자책하는 것 밖엔 남는게 없다는 것을 알게 될테니까요.
자..울때 울더라도 하루에 10번은 꼭 웃으세요. 그것이 공허한 웃음이라도, 점심시간에 울었다면 5교시 쉬는 시간에는 꼭 웃으세요. 이런게 바로 노력이에요. 님의 마음이 그냥 평정심을 되 찾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기 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많아요. 우리 조금 더 빨리 행복해지도록 행복이 다가오는 속도에 가속도를 좀 붙여주자구요.
상담소에서는 언제든지 님의 고민을 함꼐 나누어 드릴 수 있어요. 그러니 글을 남기면서 전혀 부담스러워 하거나 미안해하실 필요는 없어요. 다만 안타까운 것은 상담소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조언일 뿐이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조언은 님의 실제적인 행동과 생각에 결합 되지 않으면 전혀 빛을 볼 수 없다는 것이지요.
지금까지 여러 차례의 상담을 통해서 우리는 여러 얘기를 나누어 봤는데요, 님께서 헤어짐을 인정하지 못하신다면 더이상 드릴 다른 조언이 없답니다. 전에 했었던 상담을 다시금 읽어 보시면 님의 내담에 대한 상담이 계속 반복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예요. 이 말은 님꼐서 노력을 안하신다는 것이 아니라 노력의 방향을 잘못 잡았거나, 아직 발을 떼지 못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곳에 와서 상담을 나누는 것은 위로가 될 수는 있으나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는 않아요. 실마리는 님의 행동 여부에 달려 있지요.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친구의 문제를 들여다 보세요. 그리고 가장 먼저 친구와의 헤어짐을 인정하시고 앞으로 님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잘 생각해 보세요.
다음이 글을 올리시게 된다면 지금 상황에 대한 심정 뿐 아니라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지 스스로 생각한 것과, 그럼에도 잘 안되는 것 들을 구체적으로 써주세요. 그럼 다시 얘기를 나누면서 같이 길을 모색 할 수 있을테니까요.
그럼 최대한 빨리 평정심을 되찾길 바라며... 안녕히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