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소입니다.
부모님께 당당히
연애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애인과의 관계를 인정받고 싶으시군요.
이러한 과정에서
문제점이 생길까
걱정도 되고
과거에 좋지 못한 결과도 있어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이 되시는 군요.
부모님께서는
성인이 되기 전까지
연애를 하지 말라 하신다고요.
이런 상황에
부모님 입장에서는
연애도 반대인데
상대가 여자이기 때문에
더더욱 반대가 심하겠지요.
이런저런 상황에 놓여있고
또 자신이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어찌하면 좋을지
고민이 많으실 것 같아요.
애인을 부모님께 소개하고
주말에는 데이트하고 온다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하셨죠?
부모님께서는
님이 레즈비언인 것에 대해
긍정적이지는 않지만
노력하고 계신다 하셨어요.
이러한 상황에서
부모님께 애인을 소개하고
안심을 시켜드리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어요.
하지만
신중할 필요성도 있어요.
아직 부모님은
님을 이해하는 중이고
그 과정에서
님만큼의 상처도 받으셨을 거예요.
레즈비언이라서
부모님께 거부당하고
강제로 애인과 헤어지는 과정에서
님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감히 상상이 되네요.
하지만
자신의 딸이 레즈비언인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고
딸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부모님도 많이 힘드셨을 거예요.
하지만 지금은
노력 중이시라니,
부모님을 이해시키고 있는
님도 용기있고
부모님 또한
얼마나 훌륭한 분이신지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상담원이 드리고 싶은 말은
님이 원하는 것이 있고
부모님께 인정받고 싶다면
님이 부모님이 어떻게
마음 아팠는지 알고,
부모님이
왜 인정하지 않으려 했었는지 알고,
어떻게 하면
부모님이 인정해줄지 알아야 해요.
인정을 받는 것은
긴 과정이 될지도 몰라요.
님도 잘 아시다시피
이 사회는 이성애만이 존재하고
이성애만이 옳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TV를 켜도
영화를 봐도
대부분 여자와 남자가 나와
사랑을 하고는 하죠.
그나마 최근 들어
동성애에 관한 영상매체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님의 부모님 세대를 생각해보세요.
그 분들은
동성애에 관한 영상매체 뿐 아니라
동성애라는 단어도
들어보지 못한 분들이 많으실 거예요.
혹은 여성과 여성이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상상조차 못하셨을 수도 있지요.
동성애에 관한 정보를
아예 접하지 못하셨을 수도 있고
접하더라도 왜곡된 정보를
접하셨겠지요.
한국에서 동성애자 인권운동이 시작된 것은
15년 채 되지 않았고
인권운동이 시작 된지 10년을 훌쩍 넘겼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는
이성애만이 옳다고 이야기하고 있으니까요.
부모님께 인정받기 위해서는
부모님께서 왜 이해를 못하시는지 알아야 해요.
그리고는
어떤 부분에서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를
알려드릴 수 있어야하고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님이 자신의 생활을
잘 해야 한다는 거예요.
평일에 미친 듯이 공부하고
주말에는 부모님께 데이트하러간다
이야기하고 나가고 싶다 하셨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미친 듯이는 아니더라도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부모님께 보여드려야해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자신의 여가도 누린다면
부모님도 어느 정도 안심을 하시겠지요.
그렇다면
님이 이반인 것에 관해서도
덜 부정적으로 생각하실 수 있어요.
어떤 사람들은
동성애자가 사회생활도
공부도 못할 것이라 생각하기도 하고,
동성애자는 방탕한 생활을 해서
대학도 안다니고
직장에도 다니지 않을 거라
생각하기도 해요.
하지만 그렇지 않잖아요.
다양한 사람이 있는 것처럼
다양한 레즈비언도 존재하니까요.
부모님이 그런 생각을
조금이라도 갖고 계시다면
그러한 생각을 버릴 수 있게
님이 자신의 생활을
잘 하시면 되요.
부모님의 기대치에
모든 것을 맞출 수는 없지만
노력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애인을 소개시켰을 때,
부모님이 어떤 반응을 하실지
그것이 걱정된다고 하셨어요.
앞서 말씀 드렸죠.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요.
부모님께 애인을
꼭 소개 시키고 싶다면
부모님의 의사를
슬쩍 떠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내가 갑자기 애인이라고 하면서
어떤 애를 데리고 오면 어떨 것 같아?”라던가
“엄마는 내가 누굴 사귄다고 하면
어떤 애인지 보고 싶지 않아?”라는 식으로
부모님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부모님이
한 번 데리고 와봐라
어떤 아이인지 보자
데리고 와도 괜찮을 것 같다
라는 반응을 보이신다면
애인과 좀 더 상의를 해 본 뒤
부모님께 소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하지만
반응이 좋지 않다면,
아무리 애인이
부모님의 반응을 무시하고
절대 포기 안할 거라고
이야기한다 해도
그 과정에서
님과 애인 분 또한
상처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부모님께서도
노력하고 있는 과정이니까요.
게다가 아직 만나기를
원하지 않는데
소개 시키게 된다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어요.
당당히 애인을 만나고 싶어
애인을 소개 시키려는 것이라면
나는 지금 만나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 진짜 좋은 사람이라고
나에게 무척이나 소중한 사람이고
어떤 사람인지 이야기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덧붙여
이 사람을 만나면서
부모님께 걱정 안 시켜드리겠다고
내 생활 잘하고
공부도 열심히 해서
실망시켜드리지 않겠다고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충실하게 노력 하겠다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어요.
님의 마음을 진지하고
또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중요하죠.
감정적이 복받쳐 올라도
싸우거나 소리치지 말고
차분하게 차근차근
말씀하시는 것이 좋아요.
님,
어려운 시기도 있었을 텐데
이렇게 씩씩하게
부모님과의 관계를
이뤄나가고 있어
참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어요.
또한 어려운 결정을 할 만큼
용기도 있는 것 같고요.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언젠가는 부모님이
님을 온전히 이해하실 거라 믿어요.
그때까지 힘내세요.
상담소에서 이렇게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그럼 이만 상담을 마치도록 할게요.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