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상담소예요.
다시 글을 올려주셨네요.
반갑고 기쁩니다.
상담을 하면 의존적이 되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되신다고요.
상담소와 만나고 대화 나누는 과정이
님을 의존적으로 만드는 것이라기보다는,
님의 고민을 덜며 힘이 되어주는 것이기를
상담원도 바란답니다.
천천히 여유있는 마음으로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이어나가기로 하셨다고 하셨어요.
그러한 님의 결정에 격려와 존중을 보내드려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으니까요,
한 발자국 떨어져서 자신을 탐색하고
내 안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감정들을
흘러가는대로 지켜봐주는 것은 중요하겠어요.
나의 느낌들, 직관들을 소중하게 여기며
님께서 겪었던 경험들이나 앞으로 겪게 될 많은 일들을
님의 성장에 적극적으로 사용하시기를 바라고요.
주변에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좋을 텐데,
진심님께서는 다른 사람들이 님의 아픔을 알아주지 않아
무척 섭섭하고 속이 상하신가 봐요.
그런 님의 마음 충분히 이해가 되어요.
레즈비언으로 살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고 해도
외로움과 고립은 경험하게 될 수 있겠지만,
차차 님을 지지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나
님과 같은 정체성의 친구들을 만나며
지지와 위안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 믿어요.
언제 어디서나 진심님 삶의 주인은 바로 님 자신이라는 것,
하지만 혼자가 아니며 충분히 친구들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으셨으면 해요.
상담소도 님의 고통과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장소가 될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고요.
현재 고3이라고 하셨지요?
여러 가지로 고민이 많이 들 것 같아요.
상담소가 열심히 응원하고 있을게요.
새로운 고민이 생기거나 궁금한 점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상담소를 방문해주세요.
면접상담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아직 두려운 마음이 크시다고 하셨지요?
혹시 면접상담을 하고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든다면
그때는 주저말고 요청해주시고요.
그럼 성정체성에 대한 진솔한 고민을
잘 이어나가시길 바랍니다.
힘내세요 !
-200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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