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ㅎㅎ 님, 상담원입니다.

 

평소에 남자를 좋아하시지만 

얼마 전부터는 동성의 동생에게

자꾸 마음이 가시나 봐요.

 

그런 가운데 

바로 그 동생분이

여자를 좋아해 봤느냐, 자기는 여자하고 한 번 사귀어 보고도 싶다는 식으로 

ㅎㅎㅎ 님에게 말을 꺼내서

얘가 내 마음을 알고 이러나 어째 이러나 싶어

마음이 영 혼란스러우시고요.

 

이때

동생분이 동성 교제에 대한 이야기를 왜 꺼냈는지,

ㅎㅎㅎ 님에 대한 동생분 마음이 뭔지를 정확히 알려면,

두 분이 정말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해 보셔야 하지 않을까요.

 

동생분 본인이

ㅎㅎㅎ 님에게 마음이 있어서 

ㅎㅎㅎ 님을 떠 보려고 그런 건지, 

자기가 평소에 가지고 있었지만

남들에게는 쉽게 못 꺼내 놓았던 이야기를

ㅎㅎㅎ 님이 미덥고 이야기하기 편한 상대라 할 수 있었던 건지,

그도 아니면 다른 배경이 있는지,

짐작만으로는 다 알 길이 없으니까요. 

 

동생분을 많이 좋아하시고

동생분도 ㅎㅎㅎ 님과 같은 마음일 경우

사귀어 볼 수도 있겠다 싶으시면

ㅎㅎㅎ 님 마음을 먼저 털어놓으며 

동생분 마음은 어떤지 물어봐도 좋으리라 생각해요.

 

물론 고백이란 항상 떨리는 일이에요.

 

내밀한 마음을 열어 보이는 행위인데다가

거절당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기에

고백하는 사람은 고백받는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놓이는 셈이니까요.

 

게다가 동성의 상대에게 고백을 하고자 할 때면

고백 자체가 주는 부담 외에

더 져야 할 짐이 생겨버리지요.

 

내가 좋아하는 상대가

동성 간의 끌림이나 동성 교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전혀 알 수 없거나,

동성 간의 끌림이나 동성 교제를 

인정하지 않고 적대적임이 분명할 경우,

얼마나 긴장돼요.

 

고백이 받아들여지는 건 고사하고

순식간에 혐오의 대상이 되어버리는 경험까지도 

감수해야 할 상황이 찾아올 수 있으니 말이어요.

 

그런데 다행히 지금 두 분은 

서로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되는 상황같아요.

 

ㅎㅎㅎ 님은 동생분에게 마음이 있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계시고

동생분도 자기가 직접 동성 교제를 해 보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동성애와 동성 교제에 열린 자세를 가지고 계시지요.

 

설사 두 분이 서로 좋아하는 건 아니라는 결론이 난다 하더라도

상대가 동성에게 끌리는 경험을 한다는 사실 만으로

상대를 재단하고 비난할 일은 없을

그런 상황이라고 할까요.

 

그러니 동생분 진심을 알 수 없어 갑갑하시면

혼자서 계속 속만 끓이시기보다

터놓고 이야기해 보셔도 괜찮으리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확실히 남자를 좋아한다고 해서

여자를 못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

확실히 남자를 좋아하면서 확실히 여자도 좋아할 수 있고요.

확실히 남자만 좋아하다가 어느새 여자만 좋아하게 될 수도 있어요.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랍니다. 예외적인 경우도 아니고요.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자연스러운 변화에요.

 

그러니 무엇보다도

동생분을 향한 마음을

있는 그대로 긍정해도 된다는 점을

꼭 기억해 주세요.

 

좋아하는 상대와의 교제 관계를

적극적으로 타진해 봐도 괜찮다는 점 역시

기억해 주시고요.

 

자기 감정에 대해

두 분 관계에 대해 고민해 나가시는 과정에서

또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거든

언제라도 다시 이곳 게시판 찾아 주세요.

 

아, 그리고 사연을 보다 상세히 적어주시면

상담원이 ㅎㅎㅎ 님 마음을 더욱 살뜰히 살펴드릴 수 있답니다.

 

그럼

두 분이 어떤 형태의 관계로든

재미나게 잘 지내시기를 바라며

오늘 상담글은 이만 맺을게요.

 

20151030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