힝님, 상담소입니다.
많은 고민 끝에 상담글을 남겨 주셨을 텐데,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참 잘 찾아오셨어요.
이번에 대학에 가시게 되셨다고요.
님 앞에 펼쳐진 전혀 새로운 사회가
막연하기도 하고, 조금은 두렵고, 또 한 편으로는 설레기도 하실 것 같아요.
님의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해오셨다고요.
남성을 좋아한 적은 없지만, 여성에게 사랑을 느끼셨기 때문에
확실하진 않지만 양성애자라고 생각하고 있으신가 봐요.
상담소에는 님처럼 성정체성 관련 고민을 상담해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 중에는 동성에게 느끼는 감정을 받아들이고 동성애자로 정체화한 분들도 있지만,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이지 못해 힘들어하시는 분들도 있답니다.
그건 우리 사회에서 동성애자로 사는 것이 너무나도 힘들고 어렵기 때문이겠지요.
님의 경우는 그런 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셨다는 점에서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동성애자에 대한 혐오가 만연해 있는 사회에서
자신의 성정체성을 생각하는 건 어떻게 보면 어려운 일일 수도 있잖아요.
님도 오랜 시간에 걸쳐서 고민해 오셨듯이,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시간이 필요한 일이예요.
오랜 시간에 걸쳐서 자신의 감정에 귀를 기울이고, 또 솔직해지는 일이 중요하지요.
여러가지를 스스로에 묻고 대답하는 과정이 필요한 일이지요.
그리고 앞으로 내가 어떤 성별의 사람들과 함께 지내고 싶고, 어울리고 싶은지,
또 어떤 사람들과 함께 해야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는지,
앞으로 내가 사랑하고 싶은 사람은 어떤 성별인지에 대해서 말이에요.
상담원 같은 경우에는요.
몇 년 동안 몇 번에 경험을 한 뒤에야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레즈비언으로 정체화할 수 있었답니다.
님은 양성애자라고 생각하신다고요.
상담원은 이렇게 말씀 드리고 싶어요.
남성을 사랑해본 적은 없지만
막연하게 나는 양성애자라고 생각하게 된 배경은 어떤 걸까,
하고 질문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언젠가는 남자도 좋아지겠지'라는 생각은
많은 레즈비언들이 하는 고민 중에 하나랍니다.
이성애가 보통인 세상이잖아요.
음, 조금 더 시간을 두고 고민해 보시면 어떨까요.
물론, 님이 선택한 삶은
굉장히 소중하게 여기셔야 해요.
스스로를 혐오하는 삶이란 살아내기 너무 힘든 일일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우리의 고민과는 조금 동떨어져 보이는 세상이 있네요.
상담원도 the L word를 즐겨 본답니다. 요즘 시즌 3이 방영되고 있다지요?
가족들에게 커밍아웃 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이상하고,
동성애들이 모여 사는 마을도 있고, 입양도 가능하다니!
상담원도 드라마를 보면서 그런 유토피아에서 살았으면 하고 바라기도 한답니다.
자긍심을 갖고 사는 동성애자들을 그린다는 건
그리고 삶 속에서 동성애자가 겪는 문제들을 다루어 주는
드라마가 있다는 건 같은 레즈비언으로서 꽤 기쁜 일이에요.
질문하신 것에 대답을 해 드리자면요.
미국 사회에는 동성애자들이 모여 사는 마을과 거리도 있어요.
자신의 성정체성이 밝혀졌을 때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기도 하지요.
그런데 드라마에서 나오는 동성애 혐오는 개인의 인격을 무너뜨리고 있잖아요?
그것도 레즈비언들의 삶을 매우 힘들고 고통스럽게 한답니다.
물론 실제 미국 사회는 우리 사회 보다는 동성애에 대해
진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더 극심한 혐오 범죄가 일어나기도 해요.
보수 기독교 집단에 의해 구타와 살해를 당하는 경우도 있어요.
얼마나 끔찍한 일이에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신에 반한다고 하며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사람을 죽인다니요.
레즈비언들의 천국처럼 그려지는 the L word와 비교해서
힘들게 살아가는 한국의 동성애자들이 존경스러워 보이신다고요.
또 너무 속상하시다고요.
물론, 속상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무조건 속상하게 생각하실 일만은 아닌 것 같아요.
우리 나라에서도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동성애 인권 운동이 진행되어 오면서
작지만 여러 가지 부분들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번에 국가인권위원회가 발의하는 차별금지법에는
성정체성을 이유로 하는 괴롭힘이나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 제시되도록
동성애자 인권 운동 진영에서 노력하고 있답니다.
또 여성단체나 많은 인권 단체에서는 동성애 가족이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사용되기도 해요.
동성애자라는 단어를 차마 입에 담을 수조차 없었던 예전 보다는
조금 더 나아진 일이겠지요.
그리고 앞으로는 더 나아질 거예요.
편견의 뿌리가 깊은 만큼 어렵겠지만,
그만큼 하나 하나 변화되었을 때의 동성애자들의 기쁨은 배가 되지 않을까요? ^^
아, 그리고 레즈비언 클럽은요.
미국만큼 많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에도 있답니다.
서울에는 홍대, 잠실 등 여러 군데의 레즈비언 바가 있고요.
지방에는 대구, 대전, 부산 등에 있어요.
날씨가 너무 춥죠?
그래도 이번 주만 지나면 한결 나아진다고 하더군요.
몸 건강하게 겨울 잘 보내세요.
많은 고민 끝에 상담글을 남겨 주셨을 텐데,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참 잘 찾아오셨어요.
이번에 대학에 가시게 되셨다고요.
님 앞에 펼쳐진 전혀 새로운 사회가
막연하기도 하고, 조금은 두렵고, 또 한 편으로는 설레기도 하실 것 같아요.
님의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해오셨다고요.
남성을 좋아한 적은 없지만, 여성에게 사랑을 느끼셨기 때문에
확실하진 않지만 양성애자라고 생각하고 있으신가 봐요.
상담소에는 님처럼 성정체성 관련 고민을 상담해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 중에는 동성에게 느끼는 감정을 받아들이고 동성애자로 정체화한 분들도 있지만,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이지 못해 힘들어하시는 분들도 있답니다.
그건 우리 사회에서 동성애자로 사는 것이 너무나도 힘들고 어렵기 때문이겠지요.
님의 경우는 그런 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셨다는 점에서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동성애자에 대한 혐오가 만연해 있는 사회에서
자신의 성정체성을 생각하는 건 어떻게 보면 어려운 일일 수도 있잖아요.
님도 오랜 시간에 걸쳐서 고민해 오셨듯이,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시간이 필요한 일이예요.
오랜 시간에 걸쳐서 자신의 감정에 귀를 기울이고, 또 솔직해지는 일이 중요하지요.
여러가지를 스스로에 묻고 대답하는 과정이 필요한 일이지요.
그리고 앞으로 내가 어떤 성별의 사람들과 함께 지내고 싶고, 어울리고 싶은지,
또 어떤 사람들과 함께 해야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는지,
앞으로 내가 사랑하고 싶은 사람은 어떤 성별인지에 대해서 말이에요.
상담원 같은 경우에는요.
몇 년 동안 몇 번에 경험을 한 뒤에야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레즈비언으로 정체화할 수 있었답니다.
님은 양성애자라고 생각하신다고요.
상담원은 이렇게 말씀 드리고 싶어요.
남성을 사랑해본 적은 없지만
막연하게 나는 양성애자라고 생각하게 된 배경은 어떤 걸까,
하고 질문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언젠가는 남자도 좋아지겠지'라는 생각은
많은 레즈비언들이 하는 고민 중에 하나랍니다.
이성애가 보통인 세상이잖아요.
음, 조금 더 시간을 두고 고민해 보시면 어떨까요.
물론, 님이 선택한 삶은
굉장히 소중하게 여기셔야 해요.
스스로를 혐오하는 삶이란 살아내기 너무 힘든 일일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우리의 고민과는 조금 동떨어져 보이는 세상이 있네요.
상담원도 the L word를 즐겨 본답니다. 요즘 시즌 3이 방영되고 있다지요?
가족들에게 커밍아웃 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이상하고,
동성애들이 모여 사는 마을도 있고, 입양도 가능하다니!
상담원도 드라마를 보면서 그런 유토피아에서 살았으면 하고 바라기도 한답니다.
자긍심을 갖고 사는 동성애자들을 그린다는 건
그리고 삶 속에서 동성애자가 겪는 문제들을 다루어 주는
드라마가 있다는 건 같은 레즈비언으로서 꽤 기쁜 일이에요.
질문하신 것에 대답을 해 드리자면요.
미국 사회에는 동성애자들이 모여 사는 마을과 거리도 있어요.
자신의 성정체성이 밝혀졌을 때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기도 하지요.
그런데 드라마에서 나오는 동성애 혐오는 개인의 인격을 무너뜨리고 있잖아요?
그것도 레즈비언들의 삶을 매우 힘들고 고통스럽게 한답니다.
물론 실제 미국 사회는 우리 사회 보다는 동성애에 대해
진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더 극심한 혐오 범죄가 일어나기도 해요.
보수 기독교 집단에 의해 구타와 살해를 당하는 경우도 있어요.
얼마나 끔찍한 일이에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신에 반한다고 하며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사람을 죽인다니요.
레즈비언들의 천국처럼 그려지는 the L word와 비교해서
힘들게 살아가는 한국의 동성애자들이 존경스러워 보이신다고요.
또 너무 속상하시다고요.
물론, 속상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무조건 속상하게 생각하실 일만은 아닌 것 같아요.
우리 나라에서도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동성애 인권 운동이 진행되어 오면서
작지만 여러 가지 부분들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번에 국가인권위원회가 발의하는 차별금지법에는
성정체성을 이유로 하는 괴롭힘이나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 제시되도록
동성애자 인권 운동 진영에서 노력하고 있답니다.
또 여성단체나 많은 인권 단체에서는 동성애 가족이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사용되기도 해요.
동성애자라는 단어를 차마 입에 담을 수조차 없었던 예전 보다는
조금 더 나아진 일이겠지요.
그리고 앞으로는 더 나아질 거예요.
편견의 뿌리가 깊은 만큼 어렵겠지만,
그만큼 하나 하나 변화되었을 때의 동성애자들의 기쁨은 배가 되지 않을까요? ^^
아, 그리고 레즈비언 클럽은요.
미국만큼 많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에도 있답니다.
서울에는 홍대, 잠실 등 여러 군데의 레즈비언 바가 있고요.
지방에는 대구, 대전, 부산 등에 있어요.
날씨가 너무 춥죠?
그래도 이번 주만 지나면 한결 나아진다고 하더군요.
몸 건강하게 겨울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