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오셨습니다. ㅎㅎ님.
상담소입니다.
님의 글을 읽으면서, 자신의 사랑을 당당히 받아들이시는 모습이 무척 반갑고, 보기 좋았습니다. 서로 아끼고, 생각하며, 사랑해주는 관계를 통해 행복해하고 계신 것 같았구요.
그런 자신의 모습이 괜찮은 것인지 물어오셨네요. 자신의 모습을 세상에 솔직하게 드러냈을 때 잃어야할 것이 너무 많고, 매장당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계시구요. 그게 무섭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기대고 싶은 부모님에게도 드러내기 힘든 이야기들 상담소에 나누어주셨네요.
먼저 강조해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지금 ㅎㅎ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괜찮고, 자연스러운 모습이라는 점이에요. 두 분께서 하고 계시는 사랑, 충분히 있을 수 있고, 존중받아야하는 관계이구요. 매우 괜찮습니다. 안심하세요. 이곳은 레즈비언들로 이루어진 레즈비언 상담소이고 ㅎㅎ님과 같은 감정, 사랑 지지하고 격려합니다.
님께서 자신의 모습을 세상에 솔직하게 드러내는 데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계신 점에 대해서 어떤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어쩌면 님께서 가지고 계신 두려움은 당연한 것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동성애를 쉽게 인정하거나, 받아들이는 곳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요. 오히려, 자신의 모습을 숨긴 채로 살아가거나, 바꾸기를 강요하지요.
그런 면에서 ㅎㅎ님이 자신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계신 점이 큰 자원이 될 것 같습니다.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기에 앞서, 자기 자신이 먼저 그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고 우선인 일이니까요.
막연히 세상으로부터는 어떤 지지와 인정 같은 것들을 쉽게 얻을 수 없을지 모르겠지만, 이곳 레즈비언 상담소를 비롯한 레즈비언 커뮤니티를 찾아서 주변에 레즈비언 지인들을 알고 지내는 것은 든든한 지지체계가 될 수 있어요.
커플 관계도 고립되어서 둘이 지내기보다는 자신들을 인정하고 지지해주는 사람들과 교류하며 지낼 때 더 단단하고 건강할 수 있을 것 같구요.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역사를 가지며 살아온 레즈비언들을 만나서 교류해보면, 세상에 ㅎㅎ님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 받으실 수 있을 거에요. 레즈비언으로서 살 때 생기는 어려움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을 것 같구요. 그런 지지체계들을 지금부터 열심히 만들어가는 것이 어떨까요.
레즈비언 관련 영화나 책, 드라마 같은 것들을 참고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레즈비언들의 커뮤니티에 가입해서 정보를 얻을 수도 있구요.
다음카페에서 이반, 레즈비언, 동성애 등의 키워드로 검색해보시면 많은 카페들이 나올 겁니다.
레즈비언들이 많이 사용하는 사이트 2곳에도 들어가 보세요.
티지넷 http://www.tgnet.co.kr , 미유넷 http://miunet.co.kr
ㅎㅎ님.
레즈비언으로, 혹은 동성애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나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만요. 자신이 누구와 있을 때 자연스럽고 편안한가, 누구와 있을 때 좋고 끌리는가, 앞으로 이 사람들과 친밀하게 지내고 삶을 꾸려가고 싶은가.... 와 같은 질문들에 차근차근히 답해 나가다보면, 그로인해 생기는 어려움들, 두려움들, 세상의 장애물들... 한번 감당해보겠다는 확신이 점차 들게 될 거에요.
자신에 대해 잘 알고, 그에 대해 자긍심을 가지는 것은 그 모습을 유지해나가는 데 큰 힘이 된답니다. 상담원을 비롯한 많은 레즈비언들이 ㅎㅎ님 지지하고 있다는 점 잊지 마시구요.
파트너와도 행복하고 든든한 사랑 계속하시길 빌게요.
또 궁금하시거나 힘든 점 생기시면 상담소 찾아주세요.
이만 상담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