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성정체성이 혼란스러운 20대 대학생입니다.

 

4년 전, 한 여자애를 좋아하게 되버린 이후로 이런 고민들때문에 어찌해야 할 지 모르는 밤이면

동성애와 관련된 자료를 찾아서 읽고 보고 또 전혀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한지 조금 시간이 거렸는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 상담 계시판을 찾아왔네요.

 

4년전 저는 첫사랑? 이라는 걸 경험했습니다.

어쩌다가 고등학교때 짝궁이자 단짝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전에 중학교 다닐때는 남자친구도 몇명 사귀고 그랬고 여자를 좋아해본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좀 이상하게 남자친구 사귀는 기간이 길지 않았고 정말 심각하게 좋아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만

여자라서 좋아한다는 감정이 이상해서 더더욱 그러지 말아야지 억눌르다 보니 반작용으로 더 좋아하는

감정이 커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몇년간 좋아하다 그만두고 영원히 친구로 지내기로 제 스스로 마음먹었습니다.

그 친구는 눈치를 챈듯하지만 별 내색 하지 않고 여태까지 친구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 친구와 주말에 여행을 가도 별로 설레이거나 그런 것 없는데

한참 좋아할 때는 그 친구네 집에서 자고 일어나서 그 친구가 아침해줄때 정말 행복했습니다.

이제는 그 사랑의 유효기간이라는 것이 오고 우정이 남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이제 흘러가나 싶더니.대학교 휴학하고 근무하는 학원에서 같이 일하는 여자 선생님에게

매우 친근감을 느끼는 저를 발견하고 또 조금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혹시나 그때처럼 여잘 좋아하진 않을까 하고 말입니다. 또 성적 정체성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제 고민은 딱 두가지입니다.

 

첫째는, 저는 레즈비언이 사실 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제가 그 틀에 맞는 사람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남자연애인은 태어나서 한 번도 좋아한 적없고 여자 연애인은 정말 몇 명있을 정도로

연애인에 대한 관심은 없습니다.

남자에 목매단 적은 없었지만 잘생긴 남자를 보면 처다보기는 합니다.

여자를 좋아한 적은 있지만 레즈비언 드라마나 영화에서 스킨십이 나오면 매우 거부감이 듭니다. 제 단짝 친구를 매우 좋아했지만 좋아한다고 차마 말하지 못해서 눈물이 난 적은 있었지만, 성적으로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습니다. 장난으로 팔 배게, 어깨에 기대고 팔장 끼는 것은 좋아했지만 그 이상은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둘째는 친구들은 전부 남자를 매우 좋아하므로 제가 만약 레즈비언이라면 상대편도 레즈비언이어야 하는데 그런 사람을 어디 가서 구해야하는지 막막하다는 점에 있습니다.

대학 때, 친구들과 나가는 미팅이나 주선 받는 소개팅과는 달리 뭘 하든 저 혼자 가야 하는 길이기에 더 막막합니다. 인터넷상으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을 글로 본 적이 있는데 웹상에서 사람을 만난다는 것에 대해 매우 꺼림칙한 감정이 사실 듭니다. 카페나 이런데 가입하면 정모 같은 것이 있다고 들었는데, 저는 만나는 사람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나 자신에 대한 많은 것을 공개한다는 사실이 맘에 매우 걸립니다.

 

이런 고민들을 몇 년 동안 품고 있었는데요. 이대로 수동적으로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고 이렇게 특히 학원 동료 선생님과 관련해서 고등학교 때처럼 또 결실이 없을 것이 확실한 감정의 수렁으로 자신을 이끌 수는 없다는 생각에 이렇게 잠 안 오는 밤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글을 잘 쓰는 편은 아니어서 너무 재미없지는 않은지 걱정되네요 ^^;
그래도 이런 게시판이 있어서 이렇게 잠 못드는 밤 조금은 후련한 마음으로 잠이 듭니다.

들어 주셔서 감사하고 정말 수고 많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