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nn 입니다. 기억하시죠? 상담 선생님 덕분에 제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습니다. 제가 좋아한다고 말씀드렸던 선생님, 이제 오는 1월달에 결혼을 하십니다. 처음엔 제 마음이 많이 섭섭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덤덤하고 편합니다. 후련하다고 해야할까요. 처음 상담드릴때의 마음, 두근 거리고 답답했었던 마음이 지금은 가라앉아서 편안합니다. 그래서 요즈음엔 예비 고3인만큼 공부에 많이 신경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또 상담선생님께 글을 쓰는 이유는, 사건이 생겼습니다.
제가 공부하면서 자주 이야기 나누던 친구가 있는데, 처음 3월달에 고2 시작하고 나서 바로 친해진건 아니였구요. 한.. 6월달 쯔음부터 이야기 나누고 친해친 친구였습니다. 그런데 요 몇 주전에 같이 도서관에 갔다가 잠깐 쉬는 시간에 나와서 저녁 먹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힘들게 힘들게 얘기를 꺼냈습니다. 얘기는 이러했습니다. 자기가 다른반 여자얘를 좋아한다고. 그런데 친해지고 싶어서 여러번 자꾸 들락날락 거리고 (학기초에) 하다보니 그 여자얘가 너무 부담스럽다고 거리를 두자고 얘기를 했었답니다. 그래서 몇 달 떨어져 지냈는데 이건 아무래도 마음이 식지 않고 그대로 여서 다시 그 주변을 얼쩡 거리고 요즈음엔 조금씩 가까워 지고 있다고.
그래서 제가 물었습니다. 너한테 이게 잠깐 혼란이 온것이 아니냐, 그건 아니라고 하더군요. 예전에도 이런 마음을 겪어봐서 이게 혼란인지 아닌지는 알 수 있다고. 구별할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또 물었습니다. 그러면 네 성정체성이 그쪽으로 자리잡은것같아? 그러니 이건 성정제성이랑은 다른 문제라고, 관련 없는 문제라고.
그 이후에 자꾸 티를 내고 싶은것인지 그 얘가 누구인지 몇반인지도 돌려서 은근슬쩍 말하더라구요.
만약 제가 그 아이였다면 다른 사람이 알면 안될 것 같고 곤란한 상황일것 같은데요. 왜 자기가 그런 감정을 느끼고 있고 그게 누구인지까지 드러내려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저는 그 아이랑 절친도 아니고, 깊은 마음까지 터 놓는 사이도 아닌데 말이죠. 며칠 전에 알게된건, 자기가 여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저한테만 말한게 아니라는 거였죠. 그 밖에 아는 얘들도 몇있더라는 거였습니다.

너무 이야기가 밖으로 나갔네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것은 제가 어떻게 대해야 하는 걸까요. 아니 사실 자꾸 멀어지고 싶어집니다.  어떻게 대하냐는 문제는 뭐, 그냥 아무렇제 않은 척 평소처럼 대하면 되겠지만.
왜 자꾸 싫어지죠. 제가 못된 짓을 하는건가요? 그 친구가 제게 그 말을 할때에 저는 아무 얘기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전에 느꼈던 감정들은 아무한테도 얘기 하지 않는 편이 현명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상담 선생님 말고는 제 얘기들, 감정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왜 자꾸 싫고 멀어지고 싶을까요.

어제 크리스마스 이브에 제가 초등학교때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 B와 놀러갔다가 엄청나게 긴 시간동안 수다를 떨었습니다. 그렇게 얘기 하다가 알게 된건.. 여자를 좋아한다고 말했던 그 친구의 사정을 친구 B도 알고 있었던 거였습니다. 그런데 놀라웠던건 친구B도 중학교때에 여자한테 고백을 받았던 적이 있었다는 말이었습니다. 그후에 나온 얘기는, 여자가 우리같은 또래의 여고생이 그런 감정 한번도 안느껴 본게 이상한게 아니냐. 누구나 다 그런 감정은 느껴보는게 당연한게 아니냐. 이런 말이었죠. 그런 말 나누면서 전 제얘기는 꺼내지도 않았습니다. 드러내는것때문에 제게 해가 가거나, 그 얘기들이 퍼질 일은 없었어요. 왜냐하면 친구B는 제가 잘 아는 얘였고 그렇게 가벼운 친구가 아니기 떄문에 제가 제 얘기를 해도 상담은 해주었지 그걸 나쁘게 퍼트릴 얘는 아니니깐요. 하지만 그래도 전 제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아직 양성애자인지 동성애자인지 이성애자인지 단정 지을 수 없겠지만 저는 겉으로 이성애자 인척했습니다. 제 안도 이성애자일지 모르겠지만. 동성애자 양성애자인 척을 하고 싶지 않았다는 말씀입니다.
제 말 이해하시죠??

제 얘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상담 선생님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크리스마스도 지났네요. 이제 새해가 옵니다. 이르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선생님의 좋은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