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인 줄로만 알았던 엄마가 여자 애인을 사귀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기가 막혀요.
 
당신의 어머니는 당신의 어머니이지만 당신의 어머니이기만 한 건 아닙니다. 언제라도 사랑에 빠질 수 있고 누구와도 연인이 될 수 있는 단독의 고유한 존재입니다. 자기 연애사를 자식에게 낱낱이 털어놓을 의무는 없습니다. 여자를 만나든 남자를 만나든 자유인 건 물론입니다. 아마도 당신은 어머니를 어머니라는 역할에만 묶어서 보는 데 익숙해져서 그녀를 무수한 사연을 끌어안은 복합적인 인물로는 미처 생각지 못해봤는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어머니의 연애가 당혹스러울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동성과의 교제라니 놀라움의 연속이겠지요. 그래도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적응할 길을 찾기를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어머니가 오직 어머니이기만을 바라는 건 자식의 이기심입니다. 어머니가 동성과 사귄다는 사실을 거북해 하는 건 동성애에 대한 편견과 혐오의 소산으로 오히려 거북해 하는 자기 자신을 부끄러워해야 마땅합니다. 어머니가 사랑하고 사랑 받으며 외롭지 않게 살아가면 자식으로서 안심되고 기쁠 일 아닌가요. 지켜봐 드리세요. 다른 데서는 쉽게 인정받지 못하는 사랑일지라도 최소한 자식한테는 지지 받는 경험을 할 수 있게 애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