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포비아 homophobia
호모포비아는 동성애에 대한 공포증을 뜻합니다. 혐오증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 증상 중 하나가 근거 없이 막연하게 동성애에 대한 거부 반응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정확한 정보 없이 동성애자에게 욕을 하거나 비방하고, 폭력을 가하는 사람들이 보여 주는 증상이 바로 호모포비아적 증상입니다.
최근 호주 의학계에는 이 호모포비아를 정신질환 목록에 올리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해요. 동성애에 대한 혐오감을 갖는 것 자체가 이상한 정서라는 것이지요. 1970년대 중반까지 동성애 자체가 미국 의학계에서 정신질환 목록에 올라있었던 역사를 돌이켜 보면 호주의 이런 움직임은 아주 흥미롭습니다. 세계 의학계가 동성애가 정신병이나 이상 성행위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동성애를 정신병이라고 보고 고칠 수 있다고 말하는 정신과 의사들과 상담가들은 부끄러워해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호모포비아를 양산해 내는 사회입니다. 이성간의 이끌림, 사랑, 교제, 성관계, 결혼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그 외의 모든 것은 부자연스러운 것으로 간주하고 있으니까요. 그 와중에 동성애자는 마치 돌연변이 내지는 괴물인 것처럼 취급되고요. 그러다보니 동성애자들 본인조차 자기 안의 호모포비아 때문에 고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성애자라고 해서 사회 환경으로부터 동떨어져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지요. 동성애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접할 기회를 많이 갖지 못하는 우리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뿌리 깊은 호모포비아를 가지게 되고 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단, 이것부터 기억합시다. 동성의 상대에게 끌리든 이성의 상대에게 끌리든 그것은 잘못도 아니고, 이상한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지요. 이성의 상대에게 이끌릴 수 있는 가능성만 계발되는 환경이다 보니 상당수의 사람들이 동성의 상대에게 이끌릴 수 있는 자신의 가능성을 깨닫지 못하는 것일 뿐, 부자연스럽거나 비정상인 것은 동성애가 아니라 오히려 동성애를 비정상으로 간주하는 우리 사회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상한 건, 호모포비아입니다.
그럼 FAQ를 시작으로 해서 동성애에 대한 올바른 정보들을 탐색해 나갑시다. 국내에는 동성애자 인권 운동을 하는 단체가 여럿 있습니다. 이 단체들에서 제공하는 정보들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제대로 알면 두렵지 않습니다. 동성애는 사탄의 유혹 따위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이끌림일 뿐이며 동성애자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일 뿐입니다. 잊지 마세요.
호모포비아를 부수어 나가는 여정은 길고 험난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길에 당신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이제까지 믿어왔던 것을 의심해 보는 것부터 시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