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L상담소 소식지. 이미지가 크게 보여요. 안녕하세요. 한국L상담소입니다.
하늘이 뚫린 것 같은 폭우에 회원님들은 괜찮으신가요? 서울을 포함하여 여러 지역이 폭우 피해로 인해 힘들었던 한 주였어요. 우리 회원들께서는 피해가 없으셨길 빌어요. 또한 점점 선선해지는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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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신입회원세미나 안내 한국레즈비언상담소가 신입회원세미나를 재개합니다! 가입하고 오랫동안 세미나를 안받으셨던 분들, 새로 가입하신 분들 모두 환영입니다. 회원들과 상담소 활동 소개도 듣고 가벼운 인사도 나누어요! 8월에 총 3번 세미나를 계획하고 있으니 가능한 시간을 선택하여신청해주세요! - 8/12(금) 온라인 ZOOM 저녁 8시 (종료) - 8/20(토) 오프라인 상담소 사무실 오후 2시 - 8/27(토) 오프라인 상담소 사무실 오후 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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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판 상담소 상반기활동 평가를 마쳤어요😊 상담팀에서는 상반기 활동에 대한 평가를 마치고 남은 2022년 동안 어떻게 상담활동을 풀어갈 수 있을지 고민해보았어요. 앞으로는 사례공부를 통해 2022년 현재, 퀴어들이 하고 있는 고민에 대해 조금 더 심도있게 이해하고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또한 글로 풀어내기 어려운 고민들에 대해서는 상담활동가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대면상담을 9월 이후에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답니다. 상담소 회원분들도 얼마든지 상담을 신청할 수 있다는 것, 알고 계시죠? 특히 주변에 퀴어로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지인, 동료, 친구가 있다면 상담소에 대해 알려주세요!
💙 L상담소 "쓰담쓰담" 6월부터 상담소 공식 SNS에서 고민 상담소 ‘L상담소 쓰담쓰담’이 연재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상담팀에서는 많은 분들이 꾸준히 궁금해하는 상담 질문들을 모아 카드뉴스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항상 다양한 주제로 고민 상담글을 나누었습니다. 카드뉴스는 올해 말까지 꾸준히 연재할 예정이에요. 격주 월요일마다 찾아뵙는 ‘L상담소 쓰담쓰담’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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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흩어지기-모이기] 한국 퀴어문학이 ‘퀴어’해질 때
여성X퀴어X예술 교차지점을 만들어보는 한국레즈비언상담소 대중문학강좌 [흩어지기-모이기]
2022년 첫번째 시간에는 『지극히 문학적인 취향』의 저자이신 오혜진 문학평론가를 초청해 [한국 퀴어문학이 ‘퀴어’해질 때] 강연을 엽니다.
퀴어문학은 무엇일까? 주인공이 퀴어이면 퀴어문학인건가? 진정 '퀴어'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를 생각해보는 시간!
* 일 시: 2022년 8월 26일(금) 저녁 7시30분 * 참여방법: 온라인 ZOOM (비대면) 으로 진행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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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톰보이, 이름이 두 개인 아이
톰보이는 2011년 개봉한 프랑스 영화로, 2020년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으로 주목받은 셀린 시아마 감독의 초기작 중 하나이다. 주인공은 두 가지 이름 로레(법적 이름)와, 미카엘(자신이 선택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야기는 주인공의 가족이 새로운 마을로 이사를 오면서 시작된다. 짧은 머리에 소위 말하는 남자아이 같은 차림새를 주로 하는 주인공은, 파란색을 좋아하고 축구를 잘한다. 가족은 자상한 부모와 어린 여동생, 그리고 곧 태어날 어머니의 배 속에 있는 아기까지 다섯이다. 집에서는 가족의 사랑과 이해 속에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사는 듯 보이는 로레, 하지만 동네에서 친구를 사귀고 또래집단에 속하게 되면서, 로레는 자신을 미카엘이라 소개하며 집에서와는 다른 자아를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부모와의 대화에서 이는 이전에도 있었던 일임이 밝혀지며, 주인공은 로레와 미카엘 사이에서 '자신'을 선택해야만 강압에 휩싸이게 된다.
종국에 주인공이 선택하는 것은 로레일까, 미카엘일까. 감독이 톰보이를 통해 보여주는 장면과 서사는 사실 미온한 한 아이의 일상이나, 아이의 일상은 주인공의 퀴어성과 부딪히면서 갈등을 유발한다. 재밌는 점은 로레이자 미카엘인 당사자보다도 주인공 주변 인물들의 반응인데, 특히 어머니의 경우 평소 아버지에 비해 예민한 인물로 그려진 것은 사실이나, 그 점을 감안하더라도 주인공의 성 정체성 문제에 대해 폭력적이기까지 한 반응을 보인다. 주인공 또한 그 누구보 다도 어머니의 눈치를 살피는 둥, 성이분법(Gender Binary)의 선을 넘는 자신의 행보에 있어 어머니와의 갈등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 또래 집단 내에서는 마른 몸과 짧은 머리 등으로 남성으로 패싱이 가능하지만, 자신의 모체인 어머니로부터는 패싱이 불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한데, 또래 집단 내에서는 소위 말하는 소년으로서의 융화를 꾀하는 동시에, 어머니 앞에서는 소녀가 아닌 존재가 되고자 하는 욕망의 선을 크게 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이 두 가지 갈등 선상에서 감독 시아마는 주인공의 고민과 행보를 보여주는 장치로 거울을 사용한다. 거울이란 자기 자신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지만 동시에 좌우가 반전되어 있고 굴곡이 발생해, 진짜 자신이기보다는 변형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모순을 가지고 있다. 이 모순 속에서, 주인공은 거울 앞에서 자기 신체를 관찰하고 점검하며 자신의 이미지를 ‘사회화'(주인공의 경우, 소위 말하는 전통적 의미의 ‘남성화')한다. 이른바 패싱 성별, 자신이 가진 사회적 이미지 확립을 위한 계획을 짜고 실행하는 것이다. 납작한 가슴을 쓸어보고, 마른 몸을 둘러보고, 또래 집단 남자아이들이 했던 것처럼 침을 뱉어보기도 한다. 어머니가 사주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마도 주인공이 좋아하지 않는) 빨간색 원피스 수영복을 삼각 수영복으로 자르고 입는다. 전통적 남성성의 대표적 상징인 남근을 찰흙으로 만들어 수영복 안에 넣기도 한다. 주인공이 머리를 자르는 장면에서도 거울이 등장하는데, 이때 주인공은 ‘엄마가 눈치채지 않을 정도로 조금만' 머리를 자르는 것에 집중하기도 한다. 자신의 성별을 두고 주변에서는 왈가왈부 시끄러운 가운데, 주인공은 이 갈등의 과정 속에 폭풍의 눈처럼 고요히 남는다. 심각한 갈등 상황이라 보기에는 따듯하다. 감독의 연출적 선택이 이를 허용하는 것인데, 일련의 거울 씬들은 대체적으로 자연스러운 조명과 느슨한 프레이밍, 그리고 차분한 편집으로 이루어져 있다. 미술적으로도 자극적인 색상은 어머니가 사준 것으로 추정 되는 빨간 수영복 색상 정도이다. 다큐멘터리라 여겨질 정도로 부분적으로는 사실적이기까지 하다. 천둥 번개를 몰고 오는 것은 또래 집단과 가족들이다. 주인공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자신이 선택한 성별과 태어날 때 정해진 성별 사이에서 무엇이 되고 싶은지 알고 있다. 혹은, 굳이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 자신은 자신이라는 확신이 있고, 그것이 ‘무엇'이어야 한다는 고민은 없다. 아이는 그저 살아가는 법을 익히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톰보이는 초반부터 주인공이 지정 성별 여성임을 알리며 시작한다. 가족들과의 대화에서 ‘언니’나 ‘딸’로 지칭되기 때문에 (원어에서도 여성 대명사를 사용한다.) 반전 요소라기 보다는 하나의 설정에 가깝다. 극초반 자연을 배경으로 자유롭게 도로를 누비는 주인공의 모습은 젠더 감수성이 민감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저 소년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햇살 아래 등을 보인 채 자연 속에 자신을 맡기는 아이의 성별은 모호하다. 카메라를 마주 보지 않는 주인공은 그저 새로 이사 온 동네에 대한 설렘과 불안으로 고양감을 느끼고 있는 아이에 불가하다. 제목부터 톰보이라 명명했으니 감독 시아마는 주인공의 퀴어성을 숨기려 한 적은 단 한 순간 도 없었다는 것이 자명하다. 하지만 로레와 미카엘은 단 한 순간도 자신을 톰보이라 명한 적이 없다. 성장 서사의 결말이 특정한 선택으로 이어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감독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는 아이에게 상처를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 여정이 안전하고 즐겁다면, 아이는 스스로 자라서 어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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