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성정체성을 비하하는 혐오 표현: 호모, 동성연애자
호모(homo)는 동성애자를 의미하는 호모섹슈얼(homosexual)의 줄임말이나, 동성애를 병리화하는 맥락에서 주로 사용되었던 역사를 거쳐 현재는 동성애에 대한 대표적인 혐오 표현으로 쓰이고 있다. 특히 동성애를 하나의 성적지향으로 보는 대신 이상성욕이나 정신질환의 일종으로 규정하는 맥락에서 호모섹슈얼이라는 용어가 활용되어왔다. 이 과정에서 호모라는 단어가 비하적, 혐오적 성격을 더욱 강하게 띠면서 동성애자와 성소수자를 비하하는 욕설로 쓰이게 되었다.
동성연애, 혹은 동성연애자는 동성애자를 동등한 사람으로서 인식하는 대신 동성간에는 건전한 교제보다는 성적으로 문란한 연애와 만남만이 이뤄진다는 낙인을 찍으려는 의도를 담고 있는 말이다. 동성연애자=남성동성애자=항문섹스=에이즈 라는 공식은 동성애자가 문란한 존재이며 따라서 사회적인 배제와 처벌을 받아 마땅하다는 잘못된 인식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현실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런 혐오 표현은 사회적으로는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소수자들을 차별하고 폭력을 가해도 되는 존재로 여기게 한다. 당사자들은 자신의 성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하게 되고, 모멸감과 수치심, 우울감 등 부정적 감정을 경험한다. 한편, 혐오 표현이 주로 남성동성애자에게 향하는 현상은 한국에서 여성성소수자의 존재가 여전히 가려져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여성성소수자들은 동성애혐오뿐 아니라 여성혐오의 대상이 되면서 복합적인 차별과 폭력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혐오 표현들은 결코 하나의 의견이나 표현의 자유라고 할 수 없으며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고 폭력일 뿐이다. 오히려 다양한 삶의 양식을 인정하고 성소수자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주위에서 함께 숨 쉬며 살고 있는 성소수자의 친구, 가족, 지인과도 건강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이러한 표현들을 지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