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남성을 아직 못 만나봐서 여성에게 끌리는 걸까요?
한 번 다음과 같이 역질문을 던져 봅시다. 이성애자인 여성은 이제까지 좋은 여성을 못 만나봐서 남성에게 끌리는 걸까요? 하고 말입니다. 어색하게만 느껴지는 질문입니다. 한 여성이 이성애자라는 사실의 핵심은 그녀가 좋은 여성을 만나 봤는가 그렇지 않은가가 아니라 그냥 남성이, 남성만이 좋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성에 대한 끌림을 놓고 생각하면 이토록 어색하기 짝이 없는 질문을 동성에 대한 끌림에 대해서는 왜 자꾸만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던지는 것일까요? 바로 “여자는 엄연히 남자를 만나고 남자는 엄연히 여자를 만나는 것이다” 라는 이성애중심주의 때문입니다. 여성이 여성에게 끌린다는 사실을 그 자체로 상상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 세상에 많고도 다양한 사람을 여자 남자 단 두 가지 성별로 구분하고 그 무수한 개성을 여성성과 남성성이라는 단 두 가지 틀 안에 가두는 것 자체가 애초에 갑갑한 노릇입니다. 누구나 자기가 인식하는 성별대로 자유롭게 살고, 원하는 방식대로 자기 자신을 표현하며 누군가를 좋아하면서, 그 상대와 내 성별이 같다는 사실에 죄책감 느끼는 일이 없으면 참 좋을 텐데 말입니다.
어떤 타인에 대한 끌림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상대방의 성별정체성이 남성이든 여성이든 그 어떠한 성별이든 말입니다. 동성에 대한 끌림이라고 해서 어딘가 부족하거나 잘못된 것으로 여길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니 검열의 시선을 거두고 느껴지는 만큼 고스란히 받아들여 보면 어떨까요? 설렘과 긴장과 두근거림을 즐기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