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레즈비언으로 살려고 하는데 아직 어린 자녀들에게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요?
자녀가 아예 말문을 트지 못한 영아가 아니고 어느 정도 부모와 언어로 의사 소통을 할 수 있기만 하다면 얼마나 어린지는 크게 문제되지 않습니다. 어리면 어린 대로 어머니가 어떤 사람인지나 어머니가 어떤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고자 하는지 등에 대해 아이 나름대로 이해하기 마련입니다. 물론 아이의 연령과 이해도에 맞춘 설명을 마련하는 건 당신의 몫이지요. 누군가에게 두근거리고 설레는 마음에 대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은 소망에 대해 당신 아이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거듭 설명해 주세요. 그 마음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 소망이 얼마나 간절한지에 대해서도 말해 주시고요. 사랑하는 사람의 성별은 나와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해 주세요. 가능하면 당신이 속한 당사자 커뮤니티에도 데려가서 그런 환경을 편안하게 느끼도록 만들어주세요. 이성애 중심으로 교육을 받으며 자라게 될 아이들에게 이성애 외의 관계도 존재함을 당연한 사실로서 소개해 주는 겁니다.
그간 남편과 함께 자녀를 키워왔다면, 앞으로 부모가 떨어져 살게 되면서 생겨날 변화에 대해서도 아이들에게 충분히 설명해 주세요. 아이들이 자기한테 다가올 변화에 적응할 시간도 충분히 주시고요. 부부의 이혼에 따를 여러 가지 변화들에 아이들을 일방적으로 끌어들여 맞추려 하기보다 아이들과 같이 의논할 부분은 같이 의논하고 아이들에게 이해를 구해야 할 부분은 이해를 구해가면서 그렇게 차근차근 움직여 가시면 좋겠습니다.
레즈비언을 어머니로 둔 아이들이 성장해 나가면서 또래 집단이나 학교 생활 속에서 겪을지 모를 어려움에 대해서도 아이들이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 두기보다는 당신이 같이 고민해 주는 게 좋습니다. 당신이 레즈비언 당사자로서 커밍아웃을 해야 한다면 아이들은 레즈비언의 자식으로서 커밍아웃을 해야 하는 입장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세요. 평상시에 아이들이 어머니의 성정체성에 대해 궁금한 게 있다면 언제든 어머니에게 직접 묻고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두는 것도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