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 여고 같은 데에 레즈비언들이 많다면서요? 그건 왜죠?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자면, 여학교라고 해서 레즈비언들이 많다고 보기는 어렵답니다. 여학교에 이성애자 학생들도 많고, 남녀공학에도 레즈비언들이 얼마든지 있어요.
여중, 여고에 레즈비언들이 더 많아 보인다면, 그것은 남녀공학보다 여학교에서 여성들끼리의 친밀한 관계가 조금 더 쉽게 발현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또 여성들 간의 교제가 남녀공학보단 안전한 면이 있다고 얘기하는 것으로 봐서, 레즈비언 관계가 여학교에서 더 ‘드러날’ 가능성도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남자가 별로 없어서, 좋아할 대상이 없기 때문에 동성인 사람을 사랑하고 교제를 하는 것이라고 볼 순 없답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자신도 모르게 생겨나는 것이고, 상대의 성별과 무관하게 소중한 감정이 될 수 있지요.
‘여자끼리 있어서 레즈비언이 된다’는 추측은 동성애자에 대한 전형적인 편견 중 하나입니다. 네 번째 손가락이 길면 동성애자다 라든지, 남자 형제가 많으면 게이가 된다 등 동성애자가 되는 원인을 밝히려고 하는 터무니없는 시도들과 비슷한 맥락이랍니다. 그러한 시도들은 동성애를 잘못된 것, 비정상인 것이라고 전제하고서 고쳐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이지요.
아무도 남녀공학 또는 여학교에 왜 이성애자가 그렇게 많은지는 묻지 않지요. 레즈비언에 대한 편견을 이성애자에 그대로 대입해 역으로 질문해 보세요. “당신은 어쩌다 이성애자가 되었나요?”라는 질문처럼 말입니다. 이성애자들은 받지 않는 그런 종류의 질문을 왜 동성애자들은 그토록 많이 받아야 하며, 그렇게 어리석은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할까요?
레즈비언은 언제, 어디든, 존재해왔고 존재하고 있습니다. 어느 한 시대, 한 공간에만 특정하여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성애자와 마찬가지로 말이지요.